최신호 (26호 2018년 7~8월호)

지난 호

러시아혁명 100주년

현재적 의미는 무엇인가? ─ 낙동강 오리알 신세인 1917년 10월혁명

알렉스 캘리니코스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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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의 유럽학 교수이자 《인터내셔널 소셜리즘》의 편집자이다.

출처 : Alex Callinicos, ‘The orphaned revolution: the meaning of October 1917’, International Socialism 156(Autumn 2017)

번역: 차승일

근대에 일어난 많은 위대한 혁명은 계속 축하를 받는다. 예를 들어, 미국 혁명과 프랑스 혁명이 그렇다. 두 혁명은 기념하는 국경일이 있다(각각 7월 4일과 14일). 아일랜드 부활절 봉기도 그렇다. 이 봉기는 지난해에 100주년을 맞았는데, (비록 위선적이었지만) 성대한 기념 행사가 열렸다. 1949년 중국 혁명도 마찬가지다. 현재 중국을 통치하는 중국 공산당은 이 혁명에서 자신의 통치 정당성을 찾는다.1 그러나 1917년 10월 러시아 혁명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10월혁명은 올해 100주년을 맞았는데, 축하받는 일이 거의 없이 지나가고 있다. 1967년 50주년 때는 현저히 달랐다. 나는 그때 일을 기억할 만큼 나이를 먹었다. 당시에는 서구에서조차 10월혁명은 (그리 흔쾌히는 아니지만) 세계사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으로 인정받았다.

1967년 50주년은 냉전 와중이었다. 당시에는 1917년 10월혁명이 현실과 큰 관련성이 있다는 점이 분명해 보였다. 서구와 갈등을 벌이던 적대 세력인 소련이 자신의 통치 정당성을 10월혁명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뒤로 25년 후에는 소련은 더는 존재하지 않게 됐다. 소련 해체 뒤 들어선 러시아 국가를 통치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은 2005년 의회에서 다음과 같은 유명한 연설을 했다. “소련의 붕괴는 20세기 최악의 지정학적 재앙이었다.”2 그렇다고 해서 소련을 세운 사건이라고들 하는 10월혁명을 푸틴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오언 매슈스는 다음과 같이 썼다.

푸틴은 자신이 공산당원이자 국가보안위원회KGB 관료로서 복무한 소련은 크게 사랑하지만 그 소련을 창조한 대중 봉기는 극도로 싫어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 역사의 많은 부분을 끄집어내 푸틴의 통치 정당성을 높이려 하면서, 키예프 공국의 블라디미르 대공과 [러시아 공국의] 폭군 이반[‘차르’ 칭호를 처음 사용한 제정 러시아의 초대 통치자]의 동상을 세우고, 스탈린을 대량 학살범이 아니라 영웅적 전쟁 지도자로 추켜세우려고 역사책을 다시 썼다. 그러나 “공식적” 버전이든 “애국적” 버전이든 [1917년] 혁명의 노선을 따르는 현대 정당은 없다. 혁명이 일어나기 전 정부의 총리를 역임한 보수적 인물 표트르 스톨리핀 ― 그는 혁명가들을 ‘스톨리핀 넥타이’라고 불린 줄에 매달아 교수형에 처한 것으로 유명하다 ― 이 현 시기 [러시아의] 공식 영웅에 가장 근접한 인물임은 십중팔구 확실하다. 스톨리핀은 2008년 시행된 TV 시청자 전화 참여 프로그램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러시아인”으로 선정됐다.(나중에 이 결과는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스탈린이 더 많은 표를 얻었다.)

스톨리핀과 마찬가지로 푸틴은 다른 무엇보다 러시아 제국주의자이고 반대파를 밟아 없애야 한다고 여기는 인물이다. 푸틴은 국가를 타도한 볼셰비키를 위험한 배신자로 본다고 분명히 밝혔다. 2015년 대통령궁이 운영하는 ‘셀리거 전국 청년 포럼’ 연례 행사에서 푸틴은 청년 활동가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레닌과 그의 직업 혁명가들은 “러시아의 국익을 배신했다. 영웅적인 러시아 병사와 장교들이 제1차세계대전의 전선에서 피를 흘리고 있을 때 볼셰비키는 조국이 패배하기를 바랐다.” 푸틴의 관점에서 볼 때 혁명은 “러시아를 국가로서 붕괴하도록 하여 스스로 패배를 선언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푸틴의 러시아는 [10월혁명 이후 벌어진] 러시아 내전에서 적군이 아니라 백군이 승리했더라면 들어섰을 나라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푸틴의 사회적 보수주의, 교회를 이용해 자신의 통치 정당성을 뒷받침하기, 반대파에 대한 불관용은 “전제정, 러시아 정교회, 민심”이라는 차르 시대 공식 특징의 최신판이다. 보리스 옐친이 소련 공산당을 해산해 혁명의 유산을 뒤집은 인물이 됐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시계를 100년 전으로 돌려 놓은 인물은 푸틴이 됐다. 푸틴은 국가 통치자와 교회가 통일된 사회, 반대 목소리는 반역인 사회, 보안경찰이 대중의 불만을 물 샐 틈 없이 감시하는 사회, 즉 신성神聖 러시아를 복원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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