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6호 2018년 7~8월호)

지난 호

러시아혁명 100주년

러시아 10월혁명 100주년 기념 저작들에 대한 비판적 평가 ─

이정구 2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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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10월혁명 100주년이었던 지난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10월혁명을 기념하는 분위기가 크게 형성되지는 않았다. 세계사적으로 의미 있는 10월혁명의 100주년이 잊혀지지 않을 정도의 관심만을 받으며 과거로 물러난 것은 그만큼 오늘날 정치 지형이 좌경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74년 포르투갈에서 혁명이 벌어졌을 때 레닌의 《국가와 혁명》이 베스트셀러였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등장했고, 유럽에서는 경제 위기와 난민 문제로 파시즘이 위세를 확장하고 있다. 이런 정치 상황을 우경화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은 다른 한쪽에서 제러미 코빈 현상 같은 좌경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성 체제의 주류 이데올로기가 극우 세력에 의해 도전받을 정도로 취약해졌고 노동운동은 부상하고 있긴 하지만 자본주의 체제를 뒤흔들 만큼 대안적인 세력으로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10월혁명 기념 행사들은 있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초라하게 지나갔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12월 1~2일 한국러시아사학회가 주최한 ‘러시아혁명 100주년: 유산과 평가, 그리고 한국적 이해’라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이 학술대회에서 기조 발제를 한 한정숙 씨(이하 모든 존칭 생략)는 “러시아혁명은 처음부터 제국주의에 대한 거부를 자기정체성의 핵심”으로 삼고 있었으며, 그 때문에 반제국주의적 성격이 동방의 많은 식민지와 피억압 민족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올바로 지적했다.1

하지만 그는 발제에서 논쟁을 유발할 많은 쟁점도 제기했다. 첫째는 1917년 2월 혁명이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길로 나아가는 출발점일 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한정숙은 임시정부가 10월혁명으로 무너지지 않았을지라도 러시아에서 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쉽게 안착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2월 혁명이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로 나아가려 했다고 보는 견해는 2월 혁명으로 이원(이중)권력이 등장한 상황에서 노동자 권력의 실체가 존재했음을 경시하는 태도로 보일 수 있다. 어찌 보면, 당시 러시아 부르주아지는 유약함과 우유부단함 그리고 노동자 계급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차르의 품에 있다가 2월 혁명에 의해 역사적 추월을 당했다. 그래서 러시아에서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가능성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고 봐야 할 듯하다.

둘째 쟁점은 러시아 혁명이 “비서구 공간에서 새로운 노선에 따라 포괄적 근대화가 진행된 과정” 중의 하나라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볼셰비키 혁명은 사적 소유권의 절대성에 대한 부정 위에 성립한 체제”였음에도 산업화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고 지적한다. 이 말은 포괄적 근대화를 추구했던 러시아 혁명이 스탈린의 공업화 정책으로 완성됐다는 의미로 읽힌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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