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1호 2019년 7~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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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 현재의 이슈들

현대화폐이론 비판: 정부는 정말 화수분인가?

이정구 2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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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적인 정치인이 야심만만한 공약을 내놓을 때 닳고 닳은 노회한 동료 정치인들이 하는 말이 보통 이렇다. 공약은 좋지만,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 건데? 필자가 2000년대 초반 민주노동당에서 활동할 당시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외치면 여러 시민들이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 바로 재원, 즉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였다.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현대화폐이론(Modern Monetary Theory, 이하 MMT)에 따르면,1 이제 이런 골치 아픈 문제에 직면하지 않고서도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복지 정책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됐다. 정말 화수분河水盆2이라도 발견한 듯하다.

2016년 미국 대선후보 경선 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현대화폐이론을 언급하며 ‘정부의 지출 확대’를 강조했다. 그의 경제 보좌관 역할을 했던 스테파니 켈튼 뉴욕주립대 교수가 MMT의 주창자 중 한 명이다. 또 최근 미국 정치계의 샛별처럼 등장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하원의원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기 위해 전력 수요를 전부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그린 뉴딜’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MMT에 근거해 정부가 돈을 찍어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영국 노동당수 제러미 코빈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주장하며 MMT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 미국의 민주사회주의자DSA 단체나 영국 노동당이 MMT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봐서 한국의 정의당도 이 대열에 합류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한편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수稅收 이상을 지출하면 안 된다며 균형재정론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신자유주의 진영에서는 MMT가 무슨 해괴한 논리냐며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이는 여느 케인스주의와는 다르게 자신들의 경제적 근본을 뒤흔드는 요소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MMT에 따라 다양한 주장들이 펼쳐지고 있지만 핵심 내용은 세 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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