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1호 2019년 7~10월호)

지난 호

특집: 동유럽 민주주의 혁명과 신중국 초기 노동자 투쟁

동유럽 민주주의 혁명 30년 ─ 국가자본주의 체제 붕괴의 교훈

정선영 9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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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자본주의론은 옛 소련이나 동유럽 같은 사회를 일면적으로 보지 않고 그 성장과 쇠퇴 모두를 분석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설명에서는 찾기 힘든 중요한 장점이다.

옛 소련 사회를 자본주의보다 못한 사회로 보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회주의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싶어 하는 이 사회 지배계급의 주류적 시각에 부합한다. 진보·좌파 중에서도 옛 소련 사회를 서구 자본주의보다 못한 사회라고 보는 사람들은 결국 서구 지배자들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미끄러지곤 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은 정부에 공산당 지지자 명단을 넘겨 줬고, 미국의 사회주의자였던 샤흐트만은 1961년 미국의 쿠바 침공을 지지했다.12 한국에서도 북한을 남한보다 못한 사회로 보는 정의당의 심상정 등과 같은 정치인들은 북핵 문제 등에서 주로 북한을 비판하며 남한 지배계급의 안보 강화론에 타협해 왔다.

그러나 이런 입장들은 옛 소련과 동유럽 사회들이 과거 서구 자본주의보다 더 빠르게 성장했던 시기들을 설명하지 못한다. 경제적으로 후진적이었던 옛 소련 사회는 1960년대까지 30년간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경제 성장률이 높았고, 1987년까지 경제 규모 세계 2위를 유지했다. 1970년대 초까지 북한의 1인당 국내총생산도 남한보다 컸다.

반면 옛 소련 같은 사회를 서구식 자본주의보다 더 나은 사회로 보는 입장은 그 사회들이 왜 심각한 위기와 체제 붕괴를 겪었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스탈린주의자들은 옛 소련과 동유럽의 붕괴를 서방의 개입 때문에 벌어진 일쯤으로 취급한다.

그러나 동구권 사회들을 국가자본주의 체제로 보면, 경쟁적 축적 과정에서 벌어졌던 체제의 성장과 위기를 모두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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