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2호 2020년 1~2월호)

지난 호

쟁점:지금의 이슈들

이주, 이주노동자 그리고 자본주의

제인 하디 157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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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통하는 ‘원칙적’ 입장에 따라 모든 지역 공동체 조직 사례를 재단할 수는 없다. 2001년 경제위기 당시 아르헨티나와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지역 공동체는 공장을 점거하고 작업장을 장악하는 데서 중요한 구실을 했다. 지역사회 조직은 전술 문제다. 그러나 만약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노동운동”이 독립적 노동자 조직을 대체하거나 부차화하는 광범한 계급 동맹을 뜻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진정한 시험대는 지역 공동체 조직화 전술로 완고한 고용주들을 꺾지 못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산업 행동이 가능한 노동자 집단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두 번째 쟁점은 이주노동자들만의 독자 지회에 관한 쟁점이다. 이에 관해 일부는 분열적 주장을 한다. 영국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가 하나 있는데, GMB 소속 폴란드어 사용자들의 사우스햄튼 임시 지부다. 이 임시 지부를 만든 핵심 이유는 많은 폴란드 노동자들(과 유럽연합의 신규 가입국에서 온 노동자들)이 영어를 할 줄도 모르고 언어 교육을 받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 지부는 폴란드인 공동체의 요구에 따라 수립됐는데, 2006년 8월에 열린 첫 모임 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작은 선술집을 메웠다.76 2008년까지 이 지부는 50명에서 500명으로 성장했고 폴란드인 활동가들과 상근 조직자를 배출했다.77 이 지부는 조합원 충원과 다른 작업장에서 조직 건설의 촉매 구실을 했다. 유럽연합 신규 가입국 출신 노동자를 많이 고용한 어떤 작업장의 관리자가 보건과 안전에 관한 항의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일이 있었는데, 이때 노동자 20명이 사우스햄튼 임시 지부에 가입했고 55명이 항의서에 연명했다. 노동자들이 그 작업장에서 지회를 만들려 하자 관리자는 직원협의회를 만들고는 노동조합이 왜 필요 없는지를 설명하는 리플릿을 배포했다. 그리고 갑자기 노동자들이 요구했던 보건·안전 장비들을 제공했다. GMB 조직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다른 공장들에 가서도 폴란드인뿐 아니라 라트비아인, 리투아니아인, 러시아인 등 하루에 40명을 가입시켰습니다. 이 노동자들을 조직한 핵심 조직자는 라트비아인 여성이었다. 그녀가 없었다면 우리는 그렇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다.”78

이와 관련한 선례가 많지는 않다. 그러나 20세기 초에 미국 사회당79이 7개 언어 사용자들을 조직하는 연합 단체들을 언어별로 만들어 이주민들을 성공적으로 조직한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이 단체들은 사회당의 가장 전투적인 부위였지만, 러시아 혁명 직후인 1919년에 혁명이 미국에서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다른 당내 단체들과 함께 쫓겨났다. 독자 지회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해결책은 아니지만, 영국인과 폴란드인 노동자들의 단결을 향한 첫 단계에 노동자들과 작업장 행동을 조직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경제 위기와 이주

최근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 이주노동자는 점점 더 실업의 원인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추방에 직면해 있다. 체코 정부는 해고된 이주노동자에게 500유로와 본국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주고 있다. 이것은 이주노동자를 즉결 심판해 추방하는 이탈리아에 비하면 배려가 있는 것이다. 러시아에는 이주노동자가 1000만 명 있는데, 건설 경기가 깊은 침체에 빠지면서 그들 대다수가 빈곤과 박해 심화에 시달리고 있다. 모스크바에 기반을 둔 한 인권 단체는 지난 12개월 동안 10명이 인종차별적인 살인범에게 살해됐다고 보고했다. 빈국이나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또 다른 위기도 있는데, 이주노동자가 본국에 보내는 송금액이 가파르게 감소했던 것이다. 이주노동자들이 출신국에 송금한 돈은 동남아시아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개별 가정 입장에서는 생명선이나 마찬가지다.80

영국에서 2008년 중반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폴란드 화폐 즈워티 등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극적으로 떨어진 것 때문에 폴란드인들이 대규모로 출국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실업이 증가하면서 파견 노동자들이 가장 먼저 해고되는 상황에서 폴란드 노동자들에게 영국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이 이주에 미친 영향에 대한 통계 수치는 없다. 오직 개인적 진술에 기초한 추측만 있을 뿐이다. 현재 경제 위기는 세계적이고, 유일한 쟁점은 경제 위기가 각각의 국가 경제에 미칠 심각성과 정확한 형태다. 폴란드 경제는 높은 성장률로 큰 성공을 거뒀다는 찬사를 받아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 가입을 앞둔 2004년에 실업률이 20퍼센트였고, 해외 이주 4년차인 2008년에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폴란드 노동시장이 젊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것 같지는 않다. 유럽연합 바깥에서 영국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은 점점 더 엄격해지는 포인트 제도에 직면하고 있다. 이제는 이주노동자들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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