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2호 2020년 1~2월호)

지난 호

쟁점:지금의 이슈들

서평 《공정하지 않다 ― 90년대생들이 정말 원하는 것》, 박원익·조윤호 지음, 지와인 ─ 20대 속죄양 삼기에 맞선 진보 청년들의 합리적 반론

최미진 9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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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상의] 허상과 싸우지 말자. 실제 세계에 집중하자”, ‘누가 더 피해자인지 경쟁하지 말고, 서로의 고통이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주목하자’는 제안도 지혜롭다.

여성 해방에 대한 러시아 혁명과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의 기여에 대해 이 책이 정확히 소개한 것도 반갑다. 오늘날 우파뿐 아니라 거의 모든 개혁주의자들이 흔히 이 부분을 곡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령, 저자들은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을 다룬 영화 〈서프러제트〉9가 그 투쟁 이면에 벌어진 계급 분화를 보여 주지 못했다고 아쉬워한다. 당시 상류층 여성들은 일정한 재산을 가진 여성들에게만 선거권을 주는 데 만족했다. 그 결과 1918년 영국에서는 부유한 여성들에게만 선거권이 주어졌다. 성인 남녀 모두에게 선거권이 주어진 것은 그로부터 10년이나 지난 뒤였다.

반면, 러시아에서는 이보다 한참 앞선 1917년에 노동자 혁명을 통해 남녀 모두에게 보통선거권이 보장됐다. 이때 러시아 혁명 정부는 세계 최초로 임신중절을 합법화했고 유급 출산휴가, 공동 탁아소 도입, 이혼 간소화, 동성애 차별 금지 등 (현재의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도 이루지 못한) 급진적 조처들을 시행했다.(212-213쪽) 이런 역사는 혁명적 사회주의와 여성 해방의 긴밀한 연관성을 입증한다.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공정성’ 논란에 대해 

한편 저자들이 20대를 친정부 세력의 부당한 매도로부터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춰서인지 몰라도, ‘공정성’을 둘러싼 주요 쟁점의 하나인 20대 일각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반대’, ‘개인의 노력에 따른 보상’ 주장에 대해선 선명한 찬반 언급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신 저자들은 이런 20대의 태도에는 사회경제적 배경이 있음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20대는 경기 침체와 청년 실업으로 고통받고 있다. 그나마 괜찮은 일자리를 얻으려면 좁디좁은 취업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들에겐 1점이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차이인 것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이들은 ‘공정한 시험’에 대한 믿음이 크고, 자신들이 힘들게 노력해 통과한 시험을 치르지 않은 비정규직이 자신들과 똑같은 정규직이 되는 건 불공정하다고 여긴다.(37-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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