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3호 2020년 3~4월호)

지난 호

일반 논문

조국 자녀 입시 문제로 본 자본주의와 교육

정원석 전교조 조합원 162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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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소득이 높을수록 내신이나 수능 성적이 높고, 상위권 대학에 갈 확률도 높다. 반면에 소득이 낮을수록 기초학력 미달이 많고 대학에 진학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부모의 소득이 상위 20퍼센트일 경우, 4년제 진학률이 81.4퍼센트, 비진학이 4.6퍼센트인데 반해, 하위 20퍼센트의 경우, 4년제는 37.4퍼센트, 비진학은 25.3퍼센트에 달한다. 똑같이 공부 잘해도 부잣집 아이의 대학진학률이 더 높다. 고등학교 성적 상위권 학생 중 고소득층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90.8퍼센트에 이르지만, 비슷한 성적의 저소득층 학생은 75.6퍼센트로 15.2퍼센트의 격차를 보였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에게는 높은 학비 부담이 여전히 넘기 힘든 장벽인 것이다.16

흔히 교육적 성취는 개인의 노력과 능력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상식과는 달리 교육격차는 근본에서 계급 간 격차에서 비롯한다. 애초부터 자라는 환경과 교육에 동원되는 물질적 자원이 다르기 때문이다.17 부모의 계급(계층)이 자녀의 학력과 계층을 결정하는 구조에서 교육은 결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아니다. 오히려 사회경제적 지위를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이 점이 시사하는 바는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 교육제도를 이래저래 바꾸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고 근본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한 입시제도는 가능한가?

지난해 정부는 정시를 40퍼센트 이상 확대하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교과영역을 축소하는 골자의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대입 제도에 관한 대책을 연이어 내놓는 이유는 그만큼 대입 제도에 대한 대중의 불신과 불만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대중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손상된 ‘공정성’ 이데올로기를 수습하려 할 뿐 진정한 문제 해결에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공정성을 빌미로 진정한 문제를 가리고 경쟁을 강화하며 차별을 정당화하려 한다.

정부는 정시 확대 추진의 근거로 “수능이 가장 공정한 전형”이라는 국민 인식을 내세웠다. 지난 11월 MBC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학 입학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돼야 하는 부분이 뭐냐 하는 질문에서 수능성적(45.5퍼센트)이 1위를 차지했다. 비슷한 시기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이 정시 비중 확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수능은 공정한 것일까?

수능이 공정하다고 느끼는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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