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기본소득 ― 복지국가의 21세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장호종 11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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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우파적 기본소득은 복지 지출을 최소화하고 수급자들에게 일자리를 찾도록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시돼 왔다. 근로장려세제EITC로 대표되는 노동연계복지(워크페어)가 이런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제도인데, 우파적 기본소득론자들은 효과면에서 기본소득이 더 낫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좌/우 기본소득론의 기원과 목적이 다르지만, 둘 사이에 공통점도 있다.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둘 다 장기 호황기(제2차세계대전부터 1970년대 초까지)에 발전한 사회보험제도가 오늘날 고용 구조가 크게 달라진 상황에서는 제대로 운용되기 어렵다고 본다. 이런 관점 때문에 둘은 비슷한 문제점을 공유하기도 한다.

한국의 기본소득안들

현재 국내에서 제안된 기본소득 중에서 대표적인 세 가지를 살펴 볼 수 있다. 첫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안이다. 1년에 100만 원(월 8만 3300원) 지급을 ‘중기적’ 계획으로 제안하고 있다.11 처음에는 1년에 20만 원(월 1만 6600원)으로 시작해 장차 그렇게 늘려가자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매달 50만 원씩 지급할 수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도입 후 15~20년 뒤의 일이라고 해,12 이 지사 스스로가 실현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고 있는 듯하다.

재원은 국토보유세(일종의 부유세)를 도입해 마련하겠다고 한다. 매달 50만 원씩 지급하려면 소득세 인상이나 탄소세(일종의 부가세) 도입도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치적 부담 때문에 당장의 목표로 삼지는 않는 듯하다.

이재명 지사의 안은 액수가 적어도 너무 적다. 중기 목표로 제시한 연간 100만 원(월 8만 3300원)을 두고 보더라도 ‘기본’ 소득이라고 부르기는 민망하다. 이 액수는 인색하기로 유명한 기초생계급여의 6분의 1도 안 된다. 다른 수당을 폐지하지는 않으므로 수령자들은 모두 소득이 늘기는 하겠지만 이 돈으로는 “인간적 삶을 보장”받지도 “불평등을 완화”하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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