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일반 논문

한국전쟁의 성격과 그 결과

김영익 113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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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한국전쟁은 냉전 제국주의 경쟁이 열전으로 번진 제국주의 간 전쟁이었다. 그리고 이 전쟁은 냉전의 귀결이자, 그 냉전 경쟁을 더 격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반도는 오랫동안 냉전의 최전선으로 남았고, 그 경쟁의 압력 속에 남북 지배자들은 독재를 강화하고 경제성장을 위해 대중의 희생을 강요했다. 각각 자유민주주의, 사회주의를 운운했으나 두 사회 모두 진정한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와는 조금치도 공통점이 없었다.

예전에 통찰력 있는 학자들은 냉전 하의 남북관계를 연구해, 남북이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서로 닮은꼴을 형성해 왔음을 지적했다. 남북의 두 국가들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적대하면서도 국가 형태나 통치 행위에서 비슷한 면이 많았던 것이다. 예컨대 1970년대 세계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남한 박정희 정권은 1972년 유신 헌법을 밀어붙였는데, 그때 김일성 정권도 주석제를 도입하는 개헌을 단행했다. 남북 모두 비슷한 시기에 위기를 맞아 똑같이 1인 독재 강화로 대응했던 것이다.

이런 경험은 남북 양 체제의 본질적 성격이 같은 것과 관련이 있다. 양측 모두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하고 경쟁하면서, 그 경쟁에서 승리하려고 똑같이 한 정당이 국가 권력을 모두 틀어쥔 채 국가자본주의적 발전을 추동했다. 그 체제를 유지하려고 남북 지배자들은 공히 반대자를 탄압하고 노동계급을 엄청나게 착취했다. 남북 권력자들은 마르크스의 말마따나 “서로 싸우는 형제들”인 것이다(적대적 공존 관계). 그리고 이 점은 남한의 국가 형태가 권위주의에서 벗어난 오늘날에도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남북의 두 사회 모두 경쟁 과정에서 자본주의의 무덤을 팔 수 있는 거대한 노동계급을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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