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6호 2020년 11~12월호)

지난 호

문재인 정부의 낙태죄 유지 법 개정안 논란 ─ 낙태는 왜 여성이 선택할 권리인가?

전주현 123 36
362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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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낙태가 걱정된다면, 여성이 되도록 빨리 낙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와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지 낙태 처벌을 유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낙태가 위험해서 금지한다면, ‘모성 사망’ 주요 요인인 출산도 금지해야 하는가?

소수이지만 임신 14주 이후 낙태를 하는 경우도 엄연히 있다. 직장과 학업 계획이 변경되거나, 양육 환경이 불안정하거나, 임신 뒤 이혼을 했거나, 태아의 질병을 늦게 알았거나, 임신 도중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

후기 낙태는 여성의 신체에 큰 부담이 되긴 하지만, 후기 낙태도 처벌해서는 안 된다. 후기 낙태는 여러 이유로 조기에 낙태할 기회를 놓쳐서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후기 낙태를 금지해도 출산을 원치 않는 여성은 필사적으로 낙태를 시도하기에 안전하지 못한 방식으로 낙태할 위험만 높아진다. 여성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임신 14주 이후의 낙태도 모두 허용하고 양질의 공공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정부 개정안의 사회·경제적 사유 기준도 모호하고 자의적이다. 국가가 정치적 필요에 따라 낙태 규제를 강화하려 들면 사회·경제적 사유 범위가 더 좁아질 수 있다. 양육을 위한 사회·경제적 여건이 나아졌다는 명분으로 낙태 허용을 줄일 수도 있다.3

무엇보다, 여성이 아니라 국가나 의사가 낙태 결정의 주체가 된다는 점이 문제이다. 임신 유지가 불가능한 처지임을 입증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여성에게 모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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