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7호 2021년 1~2월호)

지난 호

핵·미사일과 경제난: ─ 북한 국가자본주의의 근본 모순을 보여 주다

김영익 113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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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로동당 당력사연구소가 출간한 책에는 ‘고난의 행군’ 당시의 우선순위를 이렇게 밝혔다. “위대한 장군님[김정일]께서는 ‘일부 일군들이 인민생활 어렵다고 하여 경공업에만 힘을 넣고 중공업과 국방공업을 홀시하는 편향이 나타났을 때에는 우리는 어떻게 하나. 이미 마련된 경제 토대를 효과적으로 리용하여 경제를 추켜세우고 인민생활문제를 풀며 군수공업을 강화하여 현대적 무기와 군수기재들을 생산하고 사회주의제도를 지킬 생각을 해야 한다’고 일깨워주시였다.”10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전쟁 위협에 맞서 북한이 자위적 수단으로 핵·미사일 등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있다. 분명 미국 등의 대북 압박은 문제고, 반제국주의적 좌파라면 이에 일관되게 반대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진정한 반제국주의 투쟁이 아니다. 군사력으로 미국을 이기기 어려운 데다가, 무엇보다 미국과 남한 대중의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내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선군정치”는 북한 인민의 삶을 희생시킨다.

3대째 권력을 세습받은 김정은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표방했다. “전당에 인민을 존중하고 인민을 사랑하며 인민에게 의거하는 기풍이 차넘치게 하고 당사업의 주된 힘이 인민생활향상에 돌려지도록 하여야 합니다.”11

그러나 팬데믹과 장기 불황이라는 자본주의의 위기에서 북한도 예외일 수는 없다. 북한은 팬데믹을 막고자 국경을 봉쇄한 결과 대외 무역 급감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 와중에 김정은은 군수경제에 여전히 상당한 자원을 돌리고 있는 듯하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에서 “한편에서는 부의 축적, 다른 한편에선 빈곤의 축적”이 이뤄진다고 비판했다. 이게 비단 서구 시장 자본주의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옛 소련이나 북한 등 동구권 국가자본주의에서도 구체적 형태의 차이가 있을 뿐 본질적으로 같은 일이 벌어졌다. 오늘날 북한에서 핵·미사일과 다수 대중의 곤궁이 병존하는 모순의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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