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8호 2021년 3~4월호)

지난 호

《마르크스주의에서 본 영국 노동당의 역사》 개정 증보판 ─ 창당부터 코빈의 실패까지: 개혁주의 120년사

강철구 111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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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리 정부는 국유화된 산업의 경영 구조가 자본주의의 일반적 필요에만 도움이 되고 노동자 통제의 요소는 전혀 반영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새 경영진은 옛 경영진에서 충원됐고, 사기업의 위계적인 노사 관계를 그대로 모방했다.

애틀리 정부가 도입한 사회보장제도의 핵심은 국가보건서비스NHS였다. 이 서비스의 도입으로 저소득층이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이 역시 영국 자본주의의 필요에 부응하는 조처이기도 했다. 전후 호황기에 접어든 영국 자본주의에는 효율적인 교통과 에너지 공급이 필수적인 것과 마찬가지로 생산적이고 건강하고 교육받은 노동자들이 필수적이었다. 국가보건서비스는 최저 비용으로 노동자들의 건강과 능력을 유지하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국가보건서비스 도입을 주도한 아뉴린 베번은 반발하는 전문의들에 보수를 보장하고 사설 병상도 보유할 수 있게 양보했다. 1946년 11월에 의학 저널 《랜싯》은 국가보건서비스가 “1년 전의 예상과 달리 결코 사회주의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영국 노동당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개혁주의자들은 전후戰後 사회복지 확대를 노동당의 업적으로 여긴다. 그러나 1951~1964년 13년간 보수당이 집권했을 때도 사회복지 지출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이 지출은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집권하지 못한 유럽 각국과 비교해 두드러지게 많은 것도 아니었다.

이 시기에 노동당 정부가 노동계급 지지자들을 소외시키지 않으면서도 지배계급을 만족시키는 마법을 부릴 수 있었던 것은, 영국 자본주의가 예외적인 장기 호황 시기였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애틀리 정부에 뒤이은 보수당 정부 시기에도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은 25퍼센트 이상 상승했고, 완전 고용이 유지됐으며, 사회복지도 유지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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