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8호 2021년 3~4월호)

지난 호

《마르크스주의에서 본 영국 노동당의 역사》 개정 증보판 ─ 창당부터 코빈의 실패까지: 개혁주의 120년사

강철구 111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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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황금기’의 노동당 정부는 노동자들을 얼마나 대변했을까? 애틀리 정부는 집권 동안 18차례나 군대를 동원해 파업을 파괴했다. 1947년에 집권한 노동당 정부는 금융 위기가 오자 육류·식용유·설탕 등 식료품 배급량을 감축하면서 긴축 정책을 시행했다. 노동자 세금 부담을 늘리는 취득세를 신설했고 임금을 억제했다.

냉전기에 노동당 정부는 영국의 제국주의적 이해관계에 충실했다. 영국 역사상 최초로 평화 시기에 징병제를 실시했던 것도, 한국전쟁에 파병했던 것도,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의 민중 항쟁을 분쇄하는 데 도움을 준 것도 노동당 정부였다. 애틀리 정부는 몰래 핵무기 프로그램을 도입해서 핵폭탄을 제조하기도 했다.

영국 노동당에 대한 사회주의자들의 태도

사회주의자들이 직면하는 어려움은, 노동당이 집권 후 배신해 노동자들을 공격한다고 해서 노동계급의 개혁주의 의식이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노동자들이 더 나은 세계를 원하면서도 스스로 그런 사회를 건설할 자신감이 없는 한, 영국 노동당 같은 사회민주주의 정당의 영향력은 유지된다. 노동조합 관료층이라는 사회민주주의 정당의 사회적 기반이, 그 당의 영향력 보존의 안전판 구실을 하기도 한다.

노동자들의 개혁주의 의식은 개혁주의 정당의 본질을 폭로한다고 해서(물론 폭로해야 한다), 또는 노동자들에게 환상을 버리라고 호소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노동계급 자신의 투쟁 경험을 통해 자신감이 높아지고, 개혁주의에 도전하는 혁명가들의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실천에서 입증될 때 개혁주의 영향력에 진지하게 도전할 수 있다. 이런 투쟁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 공동전선이다.

트로츠키의 표현을 빌면, 공동전선을 통한 투쟁 과정에서 “광범한 대중은 틀림없이 우리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싸운다는 것, 우리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분명히 사태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 우리가 더 대담하고 단호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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