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 탄생 200년

마르크스의 ‘노동계급은 자본주의의 무덤을 파는 자’ 진술은 틀렸는가?

맷 비달 14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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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공산당 선언》에서 무덤을 파는 자 테제라고 알려진 진술을 개략적으로 썼다. 이 진술은 자본주의의 객관적 조건이 자본주의를 전복할 혁명적 노동계급을 필연적으로 만들어 낼 것이라는 뜻이라고 널리 여겨진다.1 또한 역사는 이 진술이 틀렸음을 입증했고 따라서 마르크스의 역사 이론도 틀렸다고 널리 여겨진다.

핼 드레이퍼가 말했듯이, “마르크스만큼 적대적 비평가들에 의해 말 하나하나가 그토록 세세하게 검토된 저술가나 사상가는 역사상 거의 없을 것이다.”2 하지만 묘하게도, 마르크스가 분명하게 밝힌 무덤을 파는 자 테제는 틀렸을 뿐 아니라 마르크스의 역사 이론과 자본주의 이론의 핵심 요소이기도 했다는 견해가 마르크스의 영향을 받은 학자들과 심지어 몇몇 마르크스주의자들 사이에서도 제기된다. 이런 입장은 특히 노동과정 이론 내에서 영향력이 크다.

해리 브레이버만의 선구적 저작 《노동과 독점자본》은 노동의 탈숙련화를 둘러싼 노동사회학의 지향을 재정립했는데, 주류의 조직 이론이 떠오르고 사회학이 산업 쟁의에 관해 더는 관심을 두지 않게 될 때쯤의 일이었다.3 브레이버만이 둑을 터뜨리자, 형성 중이던 노동과정 이론의 전통 내에서 광범한 이론적 논의가 일어났다. 그중 몇몇 학자들은 브레이버만과 마르크스를 대비시켰다. 브레이버만은 탈숙련화를 보편적이며 멈출 수 없는 과정으로 본 반면,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발전을 모순된 과정으로 강조했고 그 모순 중에는 탈숙련화와 노동의 생산력을 이용하고 발전시킬 필요 사이의 긴장이 있다는 것이다.4

이 논의에서 몇몇 영향력 있는 학자들은 “정설 마르크스주의”라는 골칫거리로부터 노동과정 이론을 떼어 놓으려 했다. 그래서 폴 에드워즈는 자신의 책 《일터에서의 분쟁》에서 어떤 이론이 마르크스주의적이려면 무엇을 포함“해야만” 하는지를 독자에게 알려 줄 부록을 써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 그는 [마르크스주의적 이론은] “노동계급이 특수한 계급적 이익(특히 자본주의 전복)에 일체감을 느끼고 그 이익을 위해 투쟁할 생래적 경향이 있다는 주장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5 에드워즈는 자신의 “유물론적” 노동과정 이론이 “어떠한 참된 마르크스주의에도 반대된다”고 크게 뒤틀린 주장을 내세웠는데, 자신의 이론이 무덤을 파는 자 테제를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록 생산양식, 생산력과 생산관계, 자본주의적 착취, 자본의 순환, 사용가치, 교환가치, 잉여가치, 가치 법칙, 이윤율 저하, 과잉생산, 모순 같은 여러 마르크스주의 개념을 차용했지만 말이다!

마찬가지로 폴 톰슨은 그가 노동과정의 “핵심 이론”이라 부른 것이 다음 네 명제로 구성돼 있다고 분명하게 설명했다. (1) 자본-노동 관계가 분석에서 우선적 관심사다. (2) 자본-노동 관계는 본질적으로 적대적이다. 비록 노동과정이 더 넓은 계급 관계에 대해 상대적으로 자율적이며,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일지 몰라도 말이다. (3) 경쟁은 노동과정에서 변화를 강제한다. 따라서 (4) 경영자들은 필수적인 통제력을 갖는데, 다양한 통제 전략이 있을지라도, 필수적 통제력은 탈숙련화를 포함하지만 이에 국한되지는 않는다.6 톰슨은 “핵심 이론이 마르크스주의적 범주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핵심 이론은 내가 보기에 마르크스주의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톰슨의 이론은 노동과정 이론을 “프롤레타리아는 생산 체계 내 객관적 위치 덕분에 계급 사회에 도전하고 계급 사회를 탈바꿈시키게 될 수밖에 없다”는 진술과 단절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톰슨은 이 말을 14년 후에도 여전히 반복했다.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