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0호 2019년 5~6월호)

지난 호

머리말

9호를 내며

편집자 김하영·최일붕 6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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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은 아랍 혁명과 함께 시작됐다. 1월 14일 튀니지 대통령 벤 알리가 축출됐고, 2월 11일 이집트 대통령 무바라크가 축출됐다. 독재자들이 쫓겨나는 것을 목격한 리비아 민중도 자신감을 얻어 2월 17일 목숨을 건 투쟁에 나섰고, 저항은 홍해를 건너 아라비아반도까지 확산됐다. 이 서문이 인쇄로 넘어가기 직전인 지금 이 순간에도 혁명은 진행 중이고, 리비아에 대한 서방의 폭격도 계속되고 있다.

《마르크스21》 이번 호는 지면 대부분을 아랍 혁명을 다루는 데 할애했다. 편집팀은 원래 기획된 글을 잠시 미뤄 두고, 아랍 혁명의 의미와 전망을 분석한 글들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발행 시점이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아랍 혁명 특집호를 내놓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을 때 국내 대형 서점의 웹사이트를 찾아 보니 이 나라들에 대한 정치·사회 분야 도서가 전혀 없는 실정이었다. 리비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마도 《마르크스21》 이번 호가 이집트 혁명을 비롯한 아랍 혁명을 깊이 있게 다룬 거의 유일한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서가 아닐까 싶다.

<특집: 세계를 뒤흔드는 아랍 혁명 ― 의미와 전망>에는 글 열 편을 담았다. 먼저,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아랍 혁명의 귀환’은 아랍 혁명의 성격과 전망을 넓은 시야에서 조망할 수 있게 해 주는 글이다. 캘리니코스는 세계적인 경제·정치 위기를 분석의 출발점으로 삼으면서, 이 위기를 통해 중동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양상을 분석한다. 그리고 아랍 혁명으로 서방 강대국들이 입은 타격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무바라크 퇴진 이후 지금 이집트에서는 독재 잔재 청산 과정이 진행되고 있고, 노동자 파업과 공장 점거가 증대하고 있다. 캘리니코스는 이런 일들의 추진력이 얼핏 정치적인 것으로만 보이지만, 중동 사회에서는 정치와 경제가 융합돼 있어서 옛 정권의 뿌리를 뽑는 것이 그 사회의 정치와 경제를 모두 깊숙이 건드리는 것과 떨어질 수 없다고 지적한다. 캘리니코스는 아랍 혁명의 특징이 순전히 자발적인 것이라는 널리 퍼진 주장도 날카롭게 반박한다. 실제로 이번 혁명들의 양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것은 운동 안에서 더 투쟁적인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조직화해야 한다는 과제와도 맞물린다. 그래야 노동자들이 분명한 정치적 주장을 독자적으로 발전시키도록 도울 수 있다. 혁명의 미래는 여기에 달려 있을 것이다.

필립 마플릿의 ‘이집트 혁명의 제1막’과 앤 알렉산더의 ‘독재 정권의 무덤을 판 사람들’은 이집트 혁명의 배경과 전개를 자세히 다룬다. ‘이집트 혁명의 제1막’은 무바라크가 어떻게 방대한 억압 기구·고문 같은 공포와 보상으로 통치를 유지했는지,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얼마나 부패와 불평등이 확대됐는지를 잘 보여 준다. 마플릿은 민중 운동이 민주화 요구로 혁명의 첫 번째 국면을 열어젖혔다면, 이제 제2막은 더 광범한 역사적 변화를 향한 운동으로 나아가야 하고 여기서 노동운동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독재 정권의 무덤을 판 사람들’은 이집트 혁명에서 조직 노동계급의 구실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집중 조명한다. 앤 알렉산더는 2월 8일 일기 시작한 파업 물결이 순식간에 불어나 무바라크를 무너뜨린 데 결정적 구실을 했고, 혁명의 전진을 위해 조직 노동자들이 할 일이 여전히 많다고 주장한다.

‘튀니지의 민중 혁명’은 튀니지의 현대사, 벤 알리 정권의 성격, 이번 혁명의 배경 등을 다루고 있다. 이 글을 쓴 샴세디네 므나스리는 튀니지 혁명을 현장에서 몸소 겪고 있는 사람답게 혁명으로 가는 길에서 나타난 변화들의 의미를 생생하게 설명한다. 샴세디네 므나스리는 튀니스에 있는 마누바대학교의 마르크스주의자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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