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3호 2020년 3~4월호)

지난 호

특집:세계를 뒤흔드는 아랍 혁명 ― 의미와 전망

이슬람주의의 과거와 현재

사메 나기브 71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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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이슬람의 성장은 확실히 지난 30년 동안 이집트 사회와 정치의 성격을 결정한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였다. 1970년대 초에는 주로 좌파와 세속적 민족주의 세력들이 반정부 활동을 벌였다. 당시 종교적 성격을 띠는 집단들은 정치적으로 별로 중요하지 않았고 비교적 소수였다. 21세기 초 상황은 크게 바뀌어, 정치적 이슬람이 가장 중요한 야당 세력이 됐다. 이슬람주의 조직들은 학생과 전문가 단체, 도시 빈민가 등에서 헤게모니 세력이다. 2004년 12월 시작된 민주화 운동에서 세속 야당들은 기껏해야 2천여 명을 거리로 모았지만, 무슬림형제단은 몇 개월 동안 이집트 전국에서 지지자 수만 명을 모았다(5장[이 잡지에 실린 라밥 엘 마흐디의 ‘이집트 민주화 운동의 성장과 그 여파’ ― M21]을 참조하시오). 2005년 11월 총선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슬림형제단은 고작 1백50명이 출마하고 무바라크 정부의 보안군에 의해 선거운동이 크게 제약을 받았음에도(특히 3차 투표에서) 88석(전체 의석의 거의 20퍼센트)이나 얻었다. 반대로, 나세르주의자·좌파·자유주의자를 포함한 세속 야당들은 모두 합쳐 14석(전체 의석의 3퍼센트를 약간 넘는 수준)을 얻었을 뿐이다.

지난 30년 동안 무슬림형제단의 영향력이 강해진 것은 이집트뿐 아니라 중동 지역 전체에서 이슬람주의가 성장한 것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이집트에서 이 경향은 더 전투적인 이슬람주의 무장 단체들, 특히 가마트 이슬라미야Gama’at Islamyya(이슬람 단체라는 뜻)와[1] 이슬람 지하드의 출현과 성장, 타블리그나 다와 같은 비정치적 이슬람 단체들의 급격한 확산, 특정 이슬람 단체에 속하지 않은 이슬람 저술가·사상가·설교자 들의 영향력 증대 등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집트 사회와 정치의 변화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변화를 설명하고자, 이 글은 그 중에서도 가장 크고 잘 조직돼 있고 정치적으로 성공한 무슬림형제단을 집중 분석할 것이다. 1970년대 초에는 비주류 세력일 뿐이었던 조직이 어떻게 21세기 초에는 이집트에서 가장 중요한 야당 세력이 될 수 있었는가? 이 과정은 이 운동이 성장할 수 있었던 사회경제적·정치적 상황 변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이런 상황 변화와 이 운동의 성장은 이 운동의 담론과 이데올로기와 강령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이 글은 무슬림형제단을 분석할 때 적용돼 온 이슬람주의에 관한 가장 영향력 있는 해석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앞의 질문에 잠정적 답을 내놓으려 한다.

다양한 해석

지난 30년 동안 이집트와 중동에서 이슬람주의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를 둘러싼 이론과 해석 들이 백가쟁명처럼 나타났다. 좌파에서 사미르 아민(Amin 2001)이나 질베르 아슈카르(Achcar 1981, 2004) 같은 학자들은 이슬람주의를 페르시아 만 연안국의 자본가들이나 수출입 기업인들과 연관된 지배계급 분파를 대변하는 운동으로 해석했다. 따라서 그들은 이슬람주의를 근본적으로 반동적이고 반민주적인 운동으로 봤다. 아슈카르가 볼 때, 무슬림형제단을 포함한 ‘근본주의자들’은 이집트 정부가 사회 내에서 효과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제5열’[내부에 있으면서 외부 세력에 호응해 정치적·군사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교묘하게 위장한 집단을 일컫는 말 — M21]이었다. 특히, 좌파와 맞붙을 효과적인 대항마가 될 수 있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근본주의자들’의 운동을 대하는 이집트 정부의 태도는 심각한 사회적 위기에 직면했을 때 모든 나라 지배계급이 보이는 태도와 대단히 유사하다. 즉, 그런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지배자들은 극우와 파시즘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대로라면, 이슬람주의 운동은 부르주아지가 좌파를 약화시키려고 국가와 연합해 중간계급 일부를 동원하려 한 결과다.[2]

이슬람주의, 특히 무슬림형제단을 이렇게 분석하는 사람들은 특정 역사적 국면에서 발생한 이슬람주의 운동의 일반적 성격을 그 역사적 상황에서 곧바로 도출해 내려 한다. 그러면 이 운동이 성장하게 된 사회적·경제적·문화적 배경의 변화와 전환뿐 아니라, 이 운동의 사회적 구성 변화와 전환도 무시하게 된다. 나세르 집권 이전 이슬람주의 운동의 역사나[3] 1980년대와 1990년대 이슬람주의 운동의 역사를 보면, 무슬림형제단 같은 조직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시기에 서로 다른 사회 집단을 대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슬람주의 운동의 역사는 온갖 변화와 모순으로 가득하며, 이 운동은 체제 친화적일 때도 있었고 반체제적일 때도 있었다. 그러므로 이슬람주의 운동을 특정한 역사적 국면에 ‘고정’시키는 것은, 비판적·역사적 분석을 중요시하는 이 두 좌파 학자가 속한 학파의 전통과 어긋나는 몰역사적·기계적 분석 방법이다. 내가 아래서 분석할 것처럼, 무슬림형제단은 항상 유동적인 조직이었다. 내적 모순과 사회적 구성 변화 때문에 이 조직의 전략·전술·담론·강령은 항상 변해 왔다.

좀더 최근에 이슬람주의를 사회운동 이론SMT, Social Movement Theory의 틀로 분석하려는 시도가 등장했다.[4] 그 중에서 이집트 이슬람주의에 관한 가장 대표적 연구는 캐리 위컴(Wickham 2002)의 ‘이슬람을 동원하기’다. 위컴은 이슬람주의 운동이 태로Tarrow가 정의한 사회운동 개념과 딱 맞아떨어지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태로는 사회운동을 “공통의 목적과 사회적 연대를 바탕으로, 엘리트·반대파·정부 당국과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집단적 도전들”로 정의했다.(Tarrow 1998: 4) 위컴은 이런 정의에 기초를 두고 1970년대 말부터 무슬림형제단이 어떻게 권위주의적 상황에서도 회원들을 동원할 수 있었는지를 분석했다. 위컴은 국가의 통제 능력이 약해지면서 사회정치적 주변 집단이 이용할 수 있는 ‘정치적 기회 구조’가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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