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27호 2018년 9~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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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페미니즘의 작은 역사》, 안체 슈룹, 숨쉬는책공장, 2016. ─ 여성운동의 역사를 쉽게 알려 주지만 아나키즘의 한계를 보이는 책

김은영 11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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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페미니즘의 역사를 간단히 다룬 만화책이다. 얇은 만화 개론서라 페미니즘 역사의 흐름을 간단히 살펴보는 데 유용하고 또 단숨에 읽을 수 있다. 저자인 독일 태생의 안체 슈룹은 여성의 정치사상사를 주로 연구하고 19세기의 페미니스트적 사회주의자들을 주제로 박사 과정을 마친 언론인이자 정치학자이다. 인류 역사가 남성이 여성을 지배한 역사라는 입장을 수용하는 페미니스트이자 아나키스트이다.

이 책은 페미니즘의 역사를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제3물결까지 다룬다. 계급 사회인 고대나 중세에도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했지만 페미니즘의 역사를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과도하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여성 차별에 반대하는 의견을 모두 페미니즘이라고 느슨하게 보는 것을 반영한 듯한데, 페미니즘은 여성 차별에 반대하는 일련의 사상과 운동이다. 이렇게 볼 때 페미니즘의 시작은 1789년 프랑스 혁명 등 부르주아 혁명의 산물이다.

역사

이 책은 주로 시대별로 페미니스트들의 주요 주제·사상·활동·논쟁들을 소개하고 있어 흥미롭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과 유럽, 특히 독일의 페미니즘 운동을 두루 살피고 있다. 이 책을 보면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자유연애, 정당, 가사노동, 남성과의 평등 추구냐 차이 인정이냐, 성 주류화(페미니즘 요구의 제도화) 등을 둘러싼 다양한 논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여성 내부의 차이를 강조하는 한편 계급 차별, 인종 차별, 동성애 차별 등을 함께 다룬다.

미국 남북전쟁이 끝난 후에 흑인 남성에게는 투표권이 주어졌지만 흑인과 백인 여성에게는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저자는 이 때 인종차별적인 언행으로 여성 참정권을 옹호한 미국의 부르주아 페미니스트들을 혹독히 비판한다. 또한 19세기 직업 노동, 고전적 결혼 비판, 참정권 등의 쟁점을 두고 부르주아 여성들과 노동계급 여성들 간의 경험 차이도 있었고 주요 관심사도 달랐다는 점도 보여 준다. 이혼법 개혁과 참정권이 상속권과 연관돼 있는 부르주아 여성들에게 특히 중요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부르주아 혁명 과정에서 등장한 영국의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프랑스의 올림페 드 구즈 등 비교적 잘 알려진 부르주아 페미니스트들의 사상과 활동을 다룬다. 또, 계급 문제도 함께 제기한 19세기의 초기 사회주의적 페미니스트들도 비중 있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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