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1호 2019년 7~10월호)

지난 호

쟁점: 현재의 이슈들

서평 《우먼스플레인》, 《그 페미니즘이 당신을 불행하게 하는 이유》 ─ 급진 페미니즘의 과도함에 대한 예리한 지적

최미진 9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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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주장들이 무색하게도 두 여성의 말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탈코르셋’이 다툼의 이유도 아니었고, 경찰이 늑장 출동했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었다. 오히려 혜화역 (불편한 용기) 시위에서 만난 것으로 알려진 두 여성이 옆 테이블 손님에게 ‘한남 커플’이라며 시비를 건 것이 발단이었다고 한다.

사실 사건의 진상이 무엇이건 애초에 한낱 개인들의 술집 시비에 불과한 일이었다. 하지만 유명 페미니스트들과 그들의 말을 받아쓴 선정적 언론들에 의해, 그저 주사에 불과한 “저잣거리 시비가 사회이슈가 되는 세상”(이선옥)이 된 것이다. 이처럼 사소한 일조차 크게 부풀리고 대중을 경솔하게 낙인 찍는 일이 자주 반복될수록 페미니즘에 대한 신뢰가 깎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사태에 책임 있는 페미니스트들, 남성 지식인들, 언론 등은 누구 하나 자기 성찰을 보여 주지 않았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이선옥은 또한 페미니스트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했고 그만큼 많은 논란과 반발을 낳은 “여성 혐오” 개념의 핵심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꼽는다. 첫째, 개념의 오남용. 둘째, “여혐은 있어도 남혐은 없다”는 이중잣대. 셋째, 혐오 발언에 시민권을 부여해 준 진보진영.

이선옥은 혐오 개념의 오남용 사례의 하나로 유아인의 “애호박” 발언 논란을 든다.8 성차별적 함의가 없는 유아인의 댓글이 ‘여성 혐오’로 부풀려져 각종 친페미니즘 언론에서 조리돌림 당하고 심지어 한 대학 페미니즘 동아리 포스터에서 “강간 문화”의 상징으로까지 매도당했다. 

박가분도 이 사례를 다루면서 이렇게 지적한다. 유아인의 애초 발언보다, 그가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한남 짓” 지적에 굴복하지 않고 “메갈 짓 말라”고 응수한 게 “벌집[넷 페미니스트 진영]을 건드렸다”. 하지만 박가분은 “[유아인의 반응이야말로] 기실 언중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타인의 일상적인 대화에서 범죄 프레임을 씌우고 일상적인 논의를 봉쇄하는 넷 페미니즘의 자폐적인 화법에 대한 피로감이 남녀를 불문하고 널리 확산됐다.” ‘돌직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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