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1호 2019년 7~10월호)

지난 호

서평

《임금 노동과 자본》, 《임금, 가격, 이윤》 카를 마르크스 ─ 모든 임금 인상 투쟁을 방어하며

김재헌 7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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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하고 있는 불황은 기존 부르주아 정치에도 영향을 미쳐, 정치 불안정이 일상이 됐다. 트럼프, 시진핑, 아베 등 특별히 ‘꼴통스런’ 자들이 앞에 나서서 제국주의 경쟁을 격화시키고 있다. 동아시아, 중동 등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충돌의 위험이 증대하며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다. 로자 룩셈부르크가 말한 “사회주의냐, 야만이냐”가 그 어느 때보다 들어맞는 듯하다. 이렇게 정치·경제적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좌파가 자본주의 체제 내의 대안으로 이끌려가는 것은 걱정스런 일이다.

양극화의 한쪽에서는 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고용 확대 등 노동자들의 경제적 투쟁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투쟁의 정당성을 고무하고 방어해 투쟁을 더 일반화된 계급투쟁으로 발전시켜야 할 마르크스주의자들 중 일부가 이러한 투쟁들의 의의를 깎아 내리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할 대안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늘날 체제가 장기 불황으로 불안정해지면서 좌파를 포함한 사람들은 이러한 낯선 상황의 영향을 받게 되고 혼란을 겪을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자본주의 체제의 기본 토대를 이루는 관계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금

《임금 노동과 자본》은 마르크스가 1847년에 브뤼셀독일인노동자협회에서 한 강연을 정리해 1849년 《신라인신문》에 논설 시리즈로 연재한 후 단행본으로 출판한 것이다. 마르크스는 1849년 《신라인신문》에 연재하면서 “지금의 계급 투쟁들과 민족 투쟁들의 물질적 기초를 형성하는 경제적 관계들”(모든 강조는 마르크스의 것)을 “노동자들이 이해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처럼 이 책은 당시 노동자들의 투쟁의 근원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1845년과 1846년의 감자 고사병과 흉작이 민심의 동요를 부채질하고 1847년 물가 상승은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대륙 전역에 혁명적 투쟁을 불러일으켰다. 이 투쟁은 마르크스가 “현대 사회를 갈라놓고 있는 두 계급 간에 이루어진 최초의 대전투”라 불렀던 1848년 유럽 전역의 노동자 계급 혁명으로 이어졌다. 경제적 상황에 대한 불만으로 촉발된 투쟁이 구질서를 일소하는 혁명적 투쟁으로 이어진 것이다.

《임금, 가격, 이윤》은 1865년 국제노동자협회(제1인터내셔널) 총평의회 회원들을 상대로 한 강연 원고다. 총평의회 회원인 존 웨스턴은 실질 임금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투쟁이 쓸모 없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마르크스는 임금 인상 투쟁의 불가피성과 필요성, 그리고 이 투쟁이 임금제도 자체에 대한 투쟁으로 나아가야 함을 주장하고 논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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