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2호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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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지금의 이슈들

이주, 이주노동자 그리고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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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그들끼리 … 세계의 인구를 편가르며, 개개인들은 원칙적으로 개별 국가의 신민이 되어 시민권의 특권과 노동시장 내에서 자신들의 노동력을 팔기 위해 영토 안에서 이동의 자유 권리를 보유한다. … 시민권의 소유자가 고마움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합법적 기능은 부분적으로 비시민에 대한 특권의 박탈과 그들에게 부여된 정교하게 등급화된 장벽에 달려 있다.38

국경 통제 강화는 노동계급의 특정 부문에 불법적 이주민이라는 범죄자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저렴한 노동력 추출을 용이하게 하는 기제다. 그러나 닉 클라크가 지적했듯, 우리는 사장들처럼 이주민을 단지 생산의 한 요소로만 봐서는 안 된다.

[이주노동자들이] 인간이라는 사실은 당국(과 고용주들)에게 문제가 된다. 사람들이 이주하는 이유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난민, 경제적 이주, 여행객, 가족 구성원, 사업 방문자, 학생 등은 이주민 범주는 서로 끈끈히 갈마들고, 사람들은 그들 자신의 소망을 체제에 투사한다. 아주 부유한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은 물적 자원이 필요해서 이주한다. 그러나 물질이 이주 혹은 정착의 유일한 기준은 아니다. 이주한 후 정착한 사람들의 (작은) 표본집단에 설문했을 때, 모두들 이주가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고 답했고,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이주했다고 답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39

자본주의 국가들은 항상 자본 축적의 관점에서 국가와 노동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데 개입하고자 한다. 전쟁은 인구의 대규모 이동을 초래하지만, 자본주의의 불균등 결합이라는 특성 때문에 체제의 성장하는 부분에서는 노동력을 흡수하려 하고 지리적·산업적 역량이 줄어드는 곳에서는 노동력이 빠져나가려 해 노동력은 항상 이동하게 된다. 자본가들에게는 노동자들의 상시적인 이동이 필요하지만, 다른 자본가와의 경쟁 때문에 어느 정도의 안정성과 숙련도 필요하다. 각국 정부가 숙련 노동자의 유출·손실 방지에 힘쓰는 경우도 많다. 데이비드 하비는 마르크스가 말한 1860년대 랭커셔에서 벌어진 면화 기근 사례를 인용했다. 당시 관리자는 노동자 유출을 막으려 정부와 함께 비밀리에 행동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노동자의 피와 살에 투자된 자본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40

그러나 노동시장에서 서로 다른 필요를 가진 자본가들이 서로 긴장하기 때문에 국가가 이주를 통제하기 어렵게 된다. 이것은 미국으로 오는 멕시코인 이주를 둘러싼 논쟁에서 잘 드러난다. 2007년 7월 현재 이주와 관련해 50개 주에서 법안이 1404개 제정됐다.41 2007년 한 해에만 정교한 감시 장비를 갖춘 국경 경비대 1만 1000명이 불법 이주를 엄격히 단속하도록 하는 법안이 170개 통과됐다. 그러나 멕시코 출신 이주노동자는 미국 자본주의에 중요한 존재다. 미국에 있는 멕시코 이주노동자 숫자는 1990년 이래로 2배로 늘어나 290만 명에 이른다. 1990년에만 해도 이들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 집중돼 있었지만, 2009년 현재 이들은 미국 전역에 널리 퍼져 있다.42

미국건강관리협회AHCA, 미국호텔·모텔협회, 전국건축업자협회는 이주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상원에 로비했다. 이 협회들은 레스토랑, 호텔, 건설현장, 병원, 과수원 등 자본주의 생산에서 비유동적인 부문이라 상시적인 이주노동자 공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업주들을 대표했다. 2007년 6월에 등록을 쉽게 하고 비자를 더 많이 발급하는 이주 규제 완화 개정이 무산됐다. 그러나 의원들은 공화당 대 민주당으로 나뉘어 투표하지 않았는데, 이는 상이한 자본 부문의 필요를 반영한 것이었다. 이와 비슷하게도 영국에서도 영국환대산업협회와 전국농민연대(고용주 협회)가 임시직 외국인 노동자들을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 로비했다. 그 결과 정부는 2009년에 할당치를 5000명으로 늘렸다.43

이주노동자 조직하기

일각에서는 이주노동자를 일하는 분야의 특성 때문에 자본의 수동적 희생자이거나 조직될 수 없는 존재라고 규정하곤 한다. 그러나 카밀 게린-곤잘레스와 칼 스트릭웨르다가 자신들의 책 《이주노동자의 정치학》에 썼듯, 이주노동자는 파업·노동조합·정치활동의 최선두에 있곤 했다.44 많은 이주민 지도자들은 노동조합 활동의 전통이나 좌파 정치와의 유대를 갖고 이주해 온다. 특정 국가 출신이 다른 국가 출신보다 정치활동과 노동조합 활동에 더 적극적인 경향을 보이지는 않는다. 예컨대 이탈리아인들은 미국에서 보수적인 집단으로 여겨지곤 하지만,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는 [다른 민족에 견줘] 눈에 띄게 많은 노동운동 지도자를 배출했다.45 1950년대 이후 터키계·이탈리아계 노동자들은 옛 서독에서는 노조에 많이 가입했지만 스위스에서는 원자화됐다. 이는 해당 국가에서 그들이 속한 노동조합의 힘 차이 때문이었지 민족적 특성 때문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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