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3호 2020년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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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논문

조국 자녀 입시 문제로 본 자본주의와 교육

정원석 전교조 조합원 162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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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는 딸의 입시 특혜 의혹으로 시작됐고,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불거진 것도 정유라의 입시 부정이 발단이 됐다. 많은 사회 부정과 비리들 중에서도 대중은 특히 교육에 민감하다. 흔히들 “교육 문제는 국민들의 역린”이라고 말한다. 아마 교육은 평등하고 공정한 것이어야 하고, 계층 이동의 유일한 사다리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청년층의 분노가 컸다. 요즘 청년층의 분노에는 사회경제적 맥락이 있다. 이들은 이전세대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학력을 소지하고 있다. 지금 20~30대는 10명 중 7~8명이 대졸자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진학과 취업을 위해 ‘노오력’을 많이 한 세대다.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2000년대 중반부터 특목고 입시가 격화돼 초·중학교 때부터 입시경쟁에 시달렸다. 내신이 상대평가로 전환되면서 학교 내 내신경쟁이 치열해졌다. 죽음의 트라이앵글(내신, 수능, 대학별고사)로 학교생활이 더욱 팍팍해졌다.

그러나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청년실업률은 계속 높아지고, 취업문은 더 좁아졌다. 열심히 달려온 그들을 기다리는 건 비정규직 저임금 일자리뿐이다. 2019년 3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잠재적 경제활동인구’까지 포함한 청년 ‘확장실업률’이 무려 25.1퍼센트다. 그들이 조국 자녀 입시 특혜 사건에 분노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조국의 딸은 부유한 가정배경 덕택에 특목고-명문대-의학전문대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중학교 때 조기 유학을 떠나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2년을 다녔다. 이를 토대로 외고 유학반에 입학할 수 있었다. 논문 저자, 인턴 경력 등 서민층 자녀들은 꿈도 꾸지 못할 초호화 스펙은 ‘부모 찬스’ 덕분이었다. 조국 자신은 전혀 신경도 안 썼다고 하지만 말이다. “할아버지의 재력, 아버지의 무관심, 어머니의 정보력이 명문대 입학의 조건”이라는 세간의 말을 실감나게 한다.

문재인은 교육 불평등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정시확대’, ‘외고·자사고 일반고 전환’ 등의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입시제도 개선을 통해 교육 불평등이 해소될 수는 없다. 문재인은 경쟁을 공정한 것처럼 보이게 해서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데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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