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6호 2020년 11~12월호)

지난 호

일반 논문

조국 자녀 입시 문제로 본 자본주의와 교육

정원석 전교조 조합원 162 36
351 12 10
11/31
프린트하기 전체 보기 PDF 보기

셋째, 국가에 의한 교육 관리·통제. 이른바 공교육의 출현이다. 의무무상교육, 교육 기회의 균등, 외견상 교육의 정치중립성 등은 국가 주도 교육의 주요한 특징들이다.28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적인 학교교육이 등장한 것은 생산력 발전에 걸맞은 노동계급을 창출하기 위한 체제의 필요 때문이었다. 학교교육은 노동계급의 의식을 통제하고 저항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냈다. 한편, 안정과 복지, 계층상승을 바라는 노동계급의 요구도 있었다. 계급을 아우르는 지지 덕분에 교육이 확대됐지만, 지배계급의 의도가 더 분명했고 그들의 의도와 노동계급의 바람은 달랐으며, 교육확대의 수혜는 주로 자본가들의 몫이었다.

자본주의사회 내에서 교육제도는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재생산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따라서 주되게는 자본가들의 이해관계에 부응해) 역사적으로 변해 왔다. 물론 그 변화는 순조로운 것이 아니라 갈등과 투쟁, 그리고 타협의 과정이었다. 교육 제도는 평등주의적 이데올로기를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계급관계를 재생산하는 데 복무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의 이념과 현실은 괴리가 크다.

자본가 계급은 생산성 증대와 노동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대중 교육을 사용해 왔고, 노동계급은 교육받을 권리 확대를 위해 투쟁해 왔다. 서로 모순된 지향이 대중교육에서 결합될 수 있었던 것은 지배계급이 교육 기회를 확대해 온 동시에, 능력주의를 통해 계급차별 및 노동계급 내부의 분할을 정당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중교육은 착취와 억압이라는 계급적 쟁점을 개인적 문제로 환원한다. 다시 말해, 대중교육을 통해 노동계급 일부의 계층상승을 가능케 한다는 믿음은, 노동자들에게 계급투쟁보다는 교육경쟁을 위한 개인적 투자에 관심을 쏟게 한다. 그러나 경제가 침체되면서 계층상승의 가능성이 축소됨에 따라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대중의 불만도 커진다. 경제 위기는 교육 위기를 수반하고 교육 위기는 흔히 교육을 둘러싼 계급 투쟁으로 이어진다.29

자본주의 교육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대중교육의 역사적 기원과 발전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하다.

닫기
x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