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6호 2020년 11~12월호)

지난 호

일반 논문

조국 자녀 입시 문제로 본 자본주의와 교육

정원석 전교조 조합원 162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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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일반적인 형태는 아니었지만, 이른바 ‘랭커스터 방식’이 교육자들에게 높이 평가됐다. 이 방식은 빈민의 자녀들이 주요 대상이었고, 공장을 모델로 만들어졌다. 학생 수백 명이 한 교실에서 교육을 받았고, 교사 한 명과 우수한 학생들(지도생)이 교육과 훈련을 수행했다. 여기서는 경쟁의식과 군대식 규율이 강조됐다. 그러나 부자들의 자녀는 보다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지적인 자극을 받으며 교육받았다.33

한편 초기 대중교육은 국민국가를 형성하고 사회불안, 반란과 폭동을 예방하고 사회의 질서와 안정을 유지하는 제도로서 필요했다. 학교는 노동자를 순한 양으로 길들임으로서 계급의식을 무디게 하는 효과를 냈다. 초창기 《미국교육연감》은 이 점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학교교육제도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회의 선택 받은 사람들을 시기하지 않게 하며 또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신도 그러한 사람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또 바로 이러한 까닭으로 그들을 존경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할 수 있다”34

2) 중등교육의 대중화

1890~1930년까지 공립 중등학교가 대중교육기관으로 자리를 굳혔다. 공립중등학교에 입학한 14세에서 17세 사이의 청소년 비율은 1890년 4퍼센트에서 1930년 47퍼센트로 급격히 증가했다. 산업이 발달하고 자본이 팽창하면서, 노동계급의 규모가 급성장했다. 1890년 무렵, 경제활동인구의 거의 2/3가 피고용자였다. 노동조합원들의 수가 1897년에서 1904년 사이에 4배로 증가했다. 이런 상황은 자본가계급에게 노동을 통제해야 한다는 문제를 안겨 줬다. 노동조직과 노동자들의 집단행동은 기업이윤을 점점 더 위태롭게 했다.35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공장장, 사무직 고용인, 기타 비생산 노동자들이 대거 필요해졌다. 고용주 개인이 직접 감독하는 것으로는 생산 노동자는 물론 심지어 관리 인사들에 대한 통제업무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현실에서 자본가들은 복잡하고 수직적인 노동력의 분절구조 즉 위계화된 분업구조를 추진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이를 위해 중등교육이 확대돼 서기, 판촉사원, 부기, 하급 관리노동자 등 중간관리자 집단이 대거 창출됐다.36

이러한 새로운 기술과 자질을 갖춘 노동력을 양성하려면 초등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때문에, 중등교육이 대폭 확대됐다. 그러나 위계화된 분업 구조에 대응하려면 동시에 교육의 계층화(분화)가 필요했다. 1890년대 직업교육 확대는 중등교육의 계열화·분화를 촉진했다. 미국의 노동계급은 실업계와 인문계를 분리시키는 복선제 학교를 막아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학교 내의 교육과정은 계열화됐다. 종합고등학교에서 노동계급 자녀들을 위한 직업 교육과정이 운영됐다. IQ검사, SAT 등 표준화 검사가 교육의 계열화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됐다. 중등교육이 확대되면서 선발과 배치를 위한 평가(표준화된 시험)체제도 발달했다.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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