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6호 2020년 11~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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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논문

조국 자녀 입시 문제로 본 자본주의와 교육

정원석 전교조 조합원 162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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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 재생산

교육은 부자들이 특권을 대물림 하는 수단 중 하나다.10 부자(또는 고소득층)의 자녀들은 명문대(SKY)에 진학할 확률이 높다. ‘2018년 1학기 서울대·고려대·연세대(소위 스카이) 재학생 소득분위 산출 현황’ 따르면 국가장학금을 신청한 스카이 재학생(43퍼센트) 중 소득 10분위(월 소득 1200만 원 이상) 비율이 30퍼센트로 스카이를 제외한 전국 대학의 13퍼센트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이들 대학의 저소득층(기초·차상위 계층) 비중(6퍼센트) 보다는 5배나 많았다. 또한 스카이 대학은 국가장학금 미신청자 비율이 50퍼센트 이상으로 다른 대학보다 20~30퍼센트 포인트 높았다. 미신청자 중에는 외부장학금 수혜자 또는 B학점 미만인 경우도 있을 테지만, 상당수는 장학금이 필요 없는 부유층 자녀들로 추정된다.11 스카이 출신들이 기업 CEO, 법관, 언론사 간부, 고위공무원 등 한국 사회 엘리트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12

주로 일반고를 다니는 서민층 자녀들은 운이 좋은 소수를 제외하면 다수는 서울 밖 4년제 대학이나 전문대로 진학한다. 대학에 가서도 알바는 필수다. 취업 준비에 집중하는 것도 그들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취업도 어렵고, 취업해서도 학자금 대출을 갚느라 허덕댄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은 학력은 물론 취업에서도 불평등을 초래한다. 고소득층(중위 가구소득의 3분의 4이상) 가구 자녀의 1~10위권 대학 진학 비율(7.4퍼센트)은 저소득층(중위소득의 3분의 2이하) 가구 자녀(0.9퍼센트)에 견줘 8.6배나 높았다. 이러한 부모의 소득격차에 따른 교육 격차는 취업 격차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임금소득 격차를 낳으며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1~10위 대학 출신 임금근로자의 월 평균 중위임금(290만 원)은 21위 이하 4년제 대학 출신(수도권 200만 원·지방 180만 원)보다 90~110만 원 많았다.13

가난한 집 자녀는 특성화고에 진학해서 대학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14 2015년 서울지역 고1 학생의 학교 유형별 가구소득 분포에 따르면, 특성화고 재학생 중 부모의 소득이 500만 원 초과하는 비율은 4.5퍼센트에 불과한 반면 57퍼센트가 200만 원 이하에 해당한다. (특목고는 50.4퍼센트가 500만 원을 초과한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현장실습제도를 통해 위험한 저임금 일자리로 내몰린다. 고졸 취업자는 대졸 취업자에 비해 정규직 비율이 낮고 임금도 3분의 2밖에 안 된다. 가난은 그렇게 대물림된다.

백승주의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의 첫 임금이 높았다. 부모의 월 소득이 1000만 원 이상인 대학 졸업생의 첫 일자리 임금은 월평균 226만 120원, 부모의 월 소득이 500만~700만 원 사이인 대졸자는 첫 월급이 191만 5800원, 부모의 월 소득이 300만~400만 원인 대졸자는 첫 월급이 182만 3000원, 부모의 월 소득이 100만~200만 원 사이인 대졸자의 첫 월급은 169만 8600원이었다.15 이 보고서가 보여주는 바는, 개인의 소득을 근본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교육적 성취가 아니라 부모의 경제력이라는 점이다. 그 과정에서 교육이 주된 매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결국 교육적 성취도 개인의 가정환경에 달려 있다. 교육에서의 성공과 실패가 부나 가난의 주된 원인이 아니다. 그 반대로 부와 가난이 교육의 성공과 실패를 낳는 주된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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