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기본소득 ― 복지국가의 21세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장호종 11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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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한 점이 있다. 기본소득이든 기존 사회수당이든 결국 자본주의적 국가가 운영하는 제도라는 점이다. 자본주의 국가는 수익성과 이윤 논리를 우선시하고, 이를 위해 이윤의 원천인 착취를 둘러싼 기존 관계를 유지하고 그 효율을 높이는 것을 자신의 핵심 임무로 삼는다.

모든 국가가 이 일에 얼마나 충실한지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서로 앞다퉈 경제 활동 재개에 나서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것이 사람들의 삶에 필수적인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덕분에 지금 각국의 코로나19 방역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이 되고 있다.

기본소득 제도가 도입되고 운영되는 과정에서 자본주의 국가는 그 제도가 기업 이윤에 최대한 유리하도록 영향을 끼칠 것이다. 반면 평범한 사람들이 그 과정에 실질적 영향을 끼치기는 불가능하다.

흔히 복지국가의 황금기로 알려진 전후 장기 호황기에 유럽 복지국가들에조차 복지 지출에 사용된 재원이 대부분 법인세 등 기업주들에 대한 세금이 아니라 노동계급에 부과된 세금으로 마련됐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28

지금의 계급 세력 균형이나 경제 위기의 수준을 고려하면, 기본소득 도입은 사회 취약계층에게 지급되던 복지 수준을 저하시키거나 개선을 막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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