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기본소득 ― 복지국가의 21세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장호종 11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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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본소득 논의의 역사는 더 길고, 그 뿌리도 하나가 아니다. 먼저 좌파적 기본소득과 우파적 기본소득으로 크게 나눠볼 수 있다.

좌파적 기본소득 논의의 기원을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좌파들도 있지만,3 금민 기본소득네트워크 이사에 따르면 “현대적 기본소득 논의의 탄생지는 1980년대 서유럽”이라고 한다.(가이 스탠딩은 이를 “네번째 물결”이라고 부른다.)

제2차세계대전 종전 이후 서구에서는 장기 호황을 바탕으로 복지가 확대됐다. 서구 복지국가의 소득보장은 대개 ‘사회보험’ 제도를 바탕으로 했다.4 기업주들이 보험료 일부(또는 전부)를 부담하기도 했다. 그래서 자영업자들이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임금노동 관계 바깥에 있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임금 노동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았다.

1970년대 중반 이후 사정이 달라졌다. 이윤율이 떨어지면서 장기 호황이 끝났고 기업주들은 수익성을 만회하려고 호황기에 노동자들이 쟁취한 것들을 공격했다. 사회보험5과 공적부조6 급여를 받는 경우에도 갈수록 심사가 까다로워졌고 그 액수도 줄어드는 등 괴롭힘이 심해졌다.

좌파적 기본소득론자들은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시간제 등 불안정 노동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고용구조가 질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기존 복지제도가 오늘날에 더는 맞지 않다고 본다. 그에 따라 복지 사각지대가 해소되기는커녕 늘어날 것이므로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것이 좌파적 기본소득론자들의 출발점이었다.(사실 고용관계 변화 등의 이런 주장은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 이 점은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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