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기후 위기, 자본주의, 그린뉴딜

정선영 93 34
355 13 1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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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점은 그들이 그린‘뉴딜’이라는 명칭을 채택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두루 알다시피 뉴딜은 1930년대 대불황과 당시 성장하던 노동자 투쟁에 대응해 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가 시행했던 정책이다. 당시 노조 상층 지도자들, 그리고 1935년부터는 미국 공산당도 뉴딜을 지지했다.

개혁주의 정당들의 그린뉴딜은 기후 위기 극복과 자본주의를 조화시키려는 관점을 바탕으로 제안됐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이 자본주의적 경제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대표적일 것이다. 그러나 앞서 서술했듯 화석연료에 기반한 산업들이 자본주의 체제의 핵심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자본주의 이윤 논리와 기후 위기 해법은 조화될 수 없다.

개혁주의자들의 이런 전략으로 인해 개혁주의 진영의 그린뉴딜에는 급진적 요소와 체제 타협적 요소가 동시에 존재한다. 예를 들어, 제러미 코빈 전 영국노동당 대표는 에너지 기업 국유화 같은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관해서는 기업 육성 방안을 내놓았다. 시장과 타협하는 절충적 대안을 내놓았던 것이다.

버니 샌더스는 대규모 재정을 투입해 양질의 일자리 2000만 개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에서 군사비 삭감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가 미국 민주당이 수호하는 제국주의 질서와의 타협이 불가피하다고 여기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또, 버니 샌더스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노골적 자본주의 정당인 미국 민주당을 통해 그린뉴딜을 추진하려다 보니 현재 바이든의 선거 운동에 협력하고 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바이든의 선거 캠프에서 기후변화 분과 공동의장을 맡았다. 그러나 바이든은 신자유주의를 옹호하고 대자본과 권력층의 이익을 수호해 온 미국 민주당의 주류를 대표하는 인사이다. 그는 그린뉴딜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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