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4호 2020년 5 ~ 8월호)

지난 호

쟁점:현재의 이슈들

기후 위기, 자본주의, 그린뉴딜

정선영 93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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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지배자들은 이런 점을 미국이나 중국과의 경쟁에 유리한 조건으로 활용하려 한다. 그래서 유럽연합의 ‘그린딜’(녹색 정책)에는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는 등 미국과 중국을 겨냥한 보호무역 조처들이 담겨 있다.

그렇다고 유럽연합의 지배자들이 기후 위기 저지를 위한 핵심적 조처를 도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 지배자들이 내놓는 계획은 효과가 미심쩍은 탄소 배출권 거래제 등과 같은 시장경제 방식들이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유럽연합 지배자들은 10년간 1조 유로 규모의 녹색 투자를 포함한 그린딜을 발표했다. 그러나 코로나19와 함께 심각한 경제 침체를 겪으며 이 계획은 후퇴하고 있다.

올해 4월 발표한 그린딜 관련 법안에는 2050년까지 순배출 0을 이루겠다는 포괄적인 선언만 담겼을 뿐, 구체적인 당면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유럽연합의 이와 같은 계획에 대해 스웨덴의 청소년 기후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2050년 탄소 순배출 제로는 포기한다는 의미”라며 수십 년 뒤가 아닌 매해, 매달의 계획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유럽연합 지배자들의 이와 같은 태도는 자본주의 이윤 논리와 기후 위기 해결을 조화시키려는 그들의 계획이 처할 수밖에 없는 모순을 보여 준다. 기후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고 보지만 결국 화석연료 기반 산업들의 이윤 논리를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화석연료 산업은 자본주의의 핵심부를 차지하고 있어, 만약 이들 기업이 파산할 경우 체제 전체의 안정을 뒤흔들고 다른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처지에 내몰릴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를 놔둔 채
기후 위기에 대처한다는 건 공상적

누구나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말하지만 그저 미온적 조처들만 시행되는 상황은 화석연료 산업이 자본주의 체제에 얼마나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 실제로 자본주의의 체제는 화석연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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