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6호 2020년 11~12월호)

지난 호

미국 대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김준효 165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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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현재 트럼프에게는 팬데믹 방역 실패와 경제 추락의 책임을 가리는 것이 특히 중요해졌다. 때문에 트럼프는 팬데믹이 한창일 때 주의회 의사당을 점거한 마스크 착용 거부 시위대를 고무했고, ‘큐어넌’ 지지자를 공화당 후보로 공직에 출마할 수 있게 했다. “세계주의자들”과 “미디어”가 연루된 비밀 조직이 자신을 훼방한다는 트럼프의 주장은, 기성 체제에 대한 반감을 가장 반동적 방식으로 표출하는 극우의 입맛에 꼭 맞다.

트럼프는 “법질서 확립” 구호를 외치지만, 동시에 극우를 고무하면서 무질서를 조장한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에 맞서 극우 폭력을 부추기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트럼프는 극우 청소년(17세) 카일 리튼하우스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대를 사살한 것은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으며, 연방 병력이 반파시즘 운동 지지자 마이클 레이노얼을 살해하자8 “정당한 응징”이었다고 옹호했다.

가장 최근 사례는, 9월 30일 1차 대선 후보 TV 토론 때 트럼프가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에 직접 행동 지침을 내린 일이다. “프라우드 보이스, 물러서서 대기하라.” 널리 보도된 이 말 바로 다음에 트럼프는 이렇게 말했다.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좌파이지 우파가 아니다.”

트럼프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이 “문제를 일으킬” 때를 노리며 “대기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프라우드 보이스’의 리더 개빈 맥키네스는 이 토론 직후에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일단 “물러서서 대기”하겠지만 “전국적으로 폭력 시위가 계속되면 도시를 불태우는 자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자신은 파시스트가 아니다. 트럼프의 목표는 자본주의적 민주주의를 전면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려 ‘대안 우파’ 같은 신흥 우익 운동, 그 자신이 일으킨 강성 우익 운동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GA, ‘프라우드 보이스’·‘애국기도회’ 등 극우 조직들, 복음주의 개신교 우파 운동 등을 모조리 고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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