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6호 2020년 11~12월호)

지난 호

프리드리히 엥겔스

토니 클리프 12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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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하이네가 쓴 아주 재미 있는 이야기로 연설을 마치려 한다. 하이네는 시인인데 《마르크스 교수의 꿈》이라는 짧은 작품을 썼다. 여러분이 알아야 할 것이 여기서 말하는 마르크스 교수는 카를 마르크스가 아니다. 하이네는 이 이야기를 쓸 당시 카를 마르크스라는 사람이 있는지 몰랐고, 마르크스는 그때 아직 꼬맹이였다. 어쨌든 그 이야기에 등장하는 마르크스 교수는 정원이 나오는 꿈을 꾸는데 그 정원에 화단이 있는 것을 본다. 그런데 이 화단에는 꽃이 아니라 인용문들이 자라고 있었다. 한 화단에서 인용문을 따서 다른 화단에 심으면 거기서도 인용문이 자란다. 이것이 마르크스 교수의 꿈이었다.

프리드리히 엥겔스와 카를 마르크스의 꿈은 완전히 달랐다. 이론이 이론을 낳고, 이론이 다른 이론을 낳고, 또 이론이 프락시스(상대방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아주 좋은 단어다)를 북돋는 것은 그들의 꿈이 아니었다. 그런 꿈은 순 엉터리다. 중요한 것은 이론이 현재 노동조합에서 벌어지는 투쟁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현재 파시즘에 맞선 투쟁, 실업에 맞선 투쟁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지금 벌어지는 체첸 전쟁에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다. 다시 말해, 마르크스주의는 언제나 행동을 위한 지침이며 엥겔스는 무엇보다도 실천적인 인물이었다.

MARX21
1번역 이예송
편집자 주 ─ 이 글은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창립자 토니 클리프(1917∼2000)가 1996년 영국 맑시즘 행사에서 한 연설을 옮긴 것이다. 애초 토니 클리프 선집 1권 《국제 투쟁과 마르크스주의 전통 International Struggle and the Marxist Tradition》(Bookmarks, London 2001, pp. 133∼142)에 실렸다. 엥겔스의 삶과 사상을 쉽고 탁월하게 설명하는 글이어서 독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토니 클리프의 수많은 저서들 중 《새로운 세대를 위한 마르크스 정치학 가이드》(책갈피), 《소련은 과연 사회주의였는가 — 국가자본주의론의 분석》(책갈피), 《여성해방과 혁명 — 영국혁명부터 현대까지》(책갈피), 《마르크스주의에서 본 영국 노동당의 역사》(책갈피), 《마르크스주의와 노동조합 투쟁》(책갈피), 《레닌 평전 1∼4》(책갈피), 《트로츠키 1927~1940 —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전통을 사수하다》(책갈피), 《로자 룩셈부르크의 사상》(책갈피), 《트로츠키 사후의 트로츠키주의 — 국제사회주의경향의 기원》(책갈피) 등이 한국어로 번역 출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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