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6호 2020년 11~12월호)

지난 호

서평: 《성서, 퀴어를 옹호하다》, 박경미, 한티재 ─ 보수 개신교의 동성애 혐오와 성서 오독에 맞서는 유용한 무기

성지현 117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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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따르면 해방 이후 남한 개신교의 중심은 반공주의를 핵심으로 한 월남자들이었다. 이들은 독재 정권들과 유착하며 급격히 성장했다.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 다섯 개 중 네 개가 한국에 있고, 이 교회 설립자들이 모두 북한 출신이다.”

그러나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반공 정권이 계속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이들은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저자는 독재 정부 시절에는 로마서 13장의 ‘정교분리’를 내세우며 진보적 기독교인의 사회 참여를 비난하던 극우 개신교가 이제는 직접 거리로 나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모습이 낯설다고 말한다.

한편, 부패한 국가권력과 유착하면서 개신교는 사람들에게 “타락한 기득권 옹호 세력”으로 인식됐다. 더불어 “성추문, 교회세습, 금권선거, 횡령 등 온갖 타락한 행태로 사회적 평판이 추락했고, 신자 수의 감소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동성애’는 “세속화되고 소위 ‘부도덕한’ 사회에 종교가 공격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고 “개신교 내부의 위기로부터 외부의 적에게로 시선을 돌리게 함으로써 내적 단결을 도모할 수 있는 구심점을 제공”했다. 성서가 동성애를 죄로 본다고 두루 알려진 것이 여기에 도덕적 우월감과 힘을 실어 줬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개신교 위기 모면 전략으로 기획된 반동성애 운동이 오히려 교회 위기를 더 심화시키고 있다. 이들의 극성스러운 성소수자 혐오 표출은 개신교의 평판을 다시금 떨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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