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7호 2021년 1~2월호)

지난 호

혐오 표현, 국가 규제 그리고 표현의 자유

양효영 170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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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트로츠키는 멕시코의 개혁주의적인 노조 지도자들이 주도한 반동적 신문 규제 요구에 대해 이렇게 논평했다.

“반동적인 언론에 대해 끊임없는 투쟁을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조직과 언론을 통해 스스로 완수해야 할 그 과제를 부르주아 국가의 억압적인 주먹에 맡길 수 없다. 오늘, 정부가 노동자 조직에 대해 호의적인 것처럼 보일지라도, 내일은 그러지 않을 수 있고, 필연적으로 정부는 부르주아의 가장 반동적인 부위의 손에 떨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에 [우파를] 억제하던 법률이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사용될 것이다. 오직 그 순간의 필요만을 생각하는 모험가들만 그런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비판은 혐오 표현의 국가 규제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도 해당된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이 표현의 자유가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는, 자본주의의 진정한 사회적·정치적·경제적 조건을 들춰내고 대중이 세계를 더 잘 이해해서 그 세계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자신감을 더 많이 갖게 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은 사람들을 설득하고 논쟁해 진보적 생각을 받아들이게끔 노력하고, 대중 동원에 힘써야 한다. 대중 운동이야말로 차별에 맞서고 기존 관념을 바꾸는 진정한 동력이다.

2017년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나치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공격한 것에 맞서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기세에 눌린 나치와 극우파는 자신들의 시위를 취소해 매우 소수만 모였다. 2020년 폴란드에서도 낙태권 후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대가 조직되자, 매년 파시스트가 독립기념일에 맞춰 조직하던 반동적 시위는 매우 쪼그라들었다. 혐오 표현에 맞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은 혐오 표현을 규탄하는 대중 운동을 성장시켜 우리 편의 표현의 자유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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