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7호 2021년 1~2월호)

지난 호

혐오 표현, 국가 규제 그리고 표현의 자유

양효영 170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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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 플랫폼’ 전술을 노동계급 내 보수적이거나 후진적인 주장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분별없는 행위다. 그보다는 토론과 논쟁을 통해 설득해야 한다.

혐오 표현을 국가가 규제하라고 요구해야 하는가?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국가에게 혐오 발언을 하는 우파나 보수적 개인들을 규제(처벌)하라고 요구한다. 핵심 쟁점은 혐오 발언(불특정 다수에 대한 것도 포함)을 형사 처벌할 것이냐다.(특정 개인들 사이에 벌어진 혐오 발언은 지금도 민사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는 처벌할 수 있다.)

혐오 표현 규제론은 주로 NGO 인권 단체들이나 자유주의적 지식인들로부터 나온다. <한겨레>, <경향신문> 등도 이런 주장을 우호적으로 보도해 왔다. 이런 의견을 종합한 것이 국가인권위원회의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2016년, 이하 ‘연구’)이다. 이 연구는 혐오 표현을 국가가 규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혐오 표현 규제론은 ‘사상의 자유시장론’에 비판적이다. 여러 사상들이 시장처럼 경쟁했을 때, 합리적 토론 과정을 거쳐서 혐오를 부추기는 주장이 도태되고 차별에 반대하는 주장이 살아남는다는 생각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실의 경제에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상과 관념의 시장에 대해서도 정부가 일정 부분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연구’)

앞에서 지적했듯이, 사회주의자들도 자본주의 내에서 ‘사상의 시장’은 본질적으로 불공정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혐오 표현에 맞서야 한다는 것도 완전히 공감한다. 하지만 자본주의 국가에게 혐오 표현을 규제할 권한을 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면 효과는 거의 없는데 부작용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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