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8호 2021년 3~4월호)

지난 호

《국제사회주의자들의 기원》 서문

던컨 핼러스 88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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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1929년에 러시아공산당 우파와 이들이 대변하는 사회 세력은 분쇄됐다. “한 계급으로서의 쿨라크는 청산됐다.” 좌익반대파가 제기한 어떤 계획보다도 야심찬 공업화 계획이 추진됐다. 노동자들에게 이것은 작업 속도가 빨라지고, 실질임금이 깎이고, 흔적만 남은 노동조합의 단체 협약권마저 사라져 버리는 것을 뜻했다. 공산당과 러시아에 남아 있던 민주적 권리의 잔재가 제거됐다. 노동계급은 원자화됐다. 좌우를 막론하고 모든 반대가 반역으로 간주됐다. 전체주의 국가가 수립됐다.

이런 심대한 변화를 밀어붙인 것은 “중도주의”로 간주된 스탈린주의 관료들이었다. 이들은 이제 아무에게도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잡았다. 좌익반대파는 이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1929년까지도 좌익반대파는 여전히 우파에 대한 항복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태 전개가 일으킨 파장으로 인해, 투옥되거나 망명한 반대파는 정치적으로 와해했다. 다수는 “투항자”가 됐다. 핵심적인 위협은 우파이고 이제 스탈린이 공업화를 추진하고 있으니 좌파의 과제는 당내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한 축에는 “양립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새로운 혁명을 지지했다. “두 극단이 성장했으며, 반대파의 쪼그라든 잔재만이 ‘정설’ 트로츠키주의자들로 남았다.” 6

이런 상황에서 트로츠키는 기존 견해를 재고해야 했고, 결국 소련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 그 과정은 여러 해가 걸렸으며 1933~1935년이 돼서야 종합이 이뤄졌고 이는 훗날 새로운 “정설” 입장이 된다.

이 수정된 이론에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포함됐다. 소련이 개혁을 통해 건강한 노동자 국가로 회복할 가능성은 이제 전혀 없다. 새로운 당, 새로운 혁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토대와 경제의 경향을 보면 소련은 여전히 노동자 국가다.” 7 관료는 노동계급 운동 내의 중도주의 경향이 아니라 “오늘날 주로 스탈린의 보나파르티즘적 패거리로 축소된 테르미도르적 과두 지배 집단이다.” 8 국가기구는 “노동계급의 무기에서 노동계급에게 관료적 폭력을 행사하는 무기로 탈바꿈했고, 갈수록 러시아 경제를 사보타주하는 무기가 됐다.” 9

이런 견해는 마르크스주의 전통으로부터 중대한 일탈을 가져왔다. 레닌이 1921년 러시아에 대해 주장했듯이 노동자 국가에서도 불리한 조건 때문에 관료적 기형이 나타날 수 있다. 10 그러나 트로츠키는 그런 주장을 넘어서서 국가가 노동계급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무기가 됐고, 그 국가의 “스탈린의 정치 기구가 훨씬 더 제멋대로인 점만 빼면 파시즘 정권과 별로 다를 것이 없으며,” 11 “억압받는 대중의 혁명적 봉기가 성공해야만 소비에트 체제를 부활시킬 수 있다” 12 고 하면서도, 그런 국가가 여전히 노동자 국가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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