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8호 2021년 3~4월호)

지난 호

《마르크스주의에서 본 영국 노동당의 역사》 개정 증보판 ─ 창당부터 코빈의 실패까지: 개혁주의 120년사

강철구 111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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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노동당 간부들과 노동조합 간부들이 받는 압력이 똑같지는 않다. 노동당 지도자들은 자본주의의 적대적 양대 계급인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을 중재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노동당이 집권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노동당 정부는 투표를 매개로 평범한 노동자들과 연결된다. 그런 점에서 생산 현장에서 만들어진 집단적 조직인 노동조합에 기반한 노동조합 관료와 다르다. 그리고 일단 집권하면, 노동당 총리와 장관들은 유권자들로부터 간접적 압력만 받는 채로 자본주의 국가를 책임지게 된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 자본주의 지배 구조에서 형식적 우두머리는 내각이지만, 실제 권한은 고위 공무원들, 군 장성들, 자본가들이다. 그리고 자본주의 국가는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경쟁 압력을 받고, 자본 축적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노동당이 아무리 노동계급과 자본주의 국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려 해도 결국 국가에 굴복하게 되는 근본 이유다.

개혁주의의 황금기, 애틀리 정부에 대한 신화

영국 노동당의 황금기라는 애틀리 정부(1945~1951년 재임)를 보자. 이 시기에 영국에서는 국유화와 사회보장제도가 확대됐다.

그러나 애틀리 정부의 국유화는 급진적 조처가 전혀 아니었고, 전쟁의 폐허 속에서 꼭 필요하지만 수익성은 별로 없는 산업들을 재건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였다. 예컨대, 석탄 산업은 노후해서 정부가 손을 쓰지 않으면 경제 전체에 걸림돌이 될 지경이었다.

애틀리 정부의 국유화는 거액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모든 산업의 가동에 필수적인 기반 시설들을 건설해 민간 부문의 부담을 덜어주는 구실을 했다. 애틀리의 국유화로 민간 부문이 오히려 강화했다. 그래서 자본가들도 이를 우려하지 않고 오히려 협력했다. 애틀리 전후로 총리를 지낸 보수당의 윈스턴 처질은 애틀리의 영국은행 국유화 조처에 전혀 반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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