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3호 2020년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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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세계를 뒤흔드는 아랍 혁명 ― 의미와 전망

튀니지의 민중 혁명

샴세디네 므나스리 68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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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세디네 므나스리는 튀니스에 있는 마누바대학교 마르크스주의자 교수다.

번역: 천경록

2011년 1월 14일, 튀니지 민중이 한 달간의 반란 끝에 대통령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를 몰아냈다. 벤 알리의 축출은 혁명에 관한 우리의 관점을 바꿔 놓았다. 내 생각에 이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이번 혁명은 완전히 아래로부터 발생했다. 둘째, 반동 세력은 옛 질서를 회복하는 데 실패했다. 계획 없이 자발적으로 일어난 이 혁명은 실업, 지역 간 불균형 발전, 민주적 권리 박탈에 대한 진정한 노동계급적 대응이었기에 서발턴의 열망을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 벤 알리 정권은 마침내 굴복하기까지 3주 동안 완전히 혼란에 빠져 있었다. 정권은 무자비한 폭력으로 시위에 대처했지만 결국 1월 14일, 민중의 의지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벤 알리는 튀니지를 떠났다. 그가 남긴 것은 앞으로 청산하는 데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독재의 유산이다. 그럼에도 청산 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책임지고 있는 임시 정부가 그 첫발을 내디뎠다.

역사

다음은 튀니지 시인 아부 카셈 셰비가 1933년에 쓴 시구詩句다.

민중이 한번 생을 갈망하기 시작하면
운명은 이에 순종해야 한다
더는 밤의 어둠이 우리를 지배하지 못하리
더는 쇠사슬이 우리를 구속하지 못하리[1]

이 시는 1883년에 튀니지가 프랑스 보호령이 된 이후 이에 저항해 온 튀니지 민중의 저항 문학의 일부였다. 그러나 문학과 예술이 튀니지 민족 해방 운동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 듯하다. 농민들이 주를 이루던 튀니지 사회는 문학 표현보다는 위로부터의 정치에 더 많이 호응했다. 셰비의 시가 발표됐을 즈음인 1934년 신입헌당Neo-Destour Party, NDP이 창당했다. NDP는 평화적인 수단과 협상으로 독립을 얻어내려 한 교육받은 엘리트 층의 정치적 야망을 대변했다.[2] 이후 민중의 의지는 NDP의 당파성에 압도당했고, 튀니지 독립 투쟁은 셰비가 기대고자 했던 민중을 정치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띠게 됐다.

1940년대에는 NDP 내에서 하빕 부르기바가 유일 지도자로 떠올랐다. 부르기바는 튀니지 민족 해방 운동을 프랑스를 상대로 한 외교와 협상이라는 목표에 종속시켰다. 그는 NDP를 도구 삼아 ‘보호와 복종’이라는 공식에 바탕을 둔 탈식민화 로드맵을 수립했다[NDP가 민중을 보호해 주고 민중은 그 대가로 NDP에 복종한다는 공식 ― 옮긴이]. 대다수가 농민이던 튀니지 민중은 당 지도자가 자신들의 보호자라고 순순히 믿었다. 부르기바는 자신이 “민중의 화신”이며 “민중의 대의를 위해 매우 열심히, 그리고 잘 싸운 나머지 그[부르기바 ― 옮긴이]의 삶의 궤적은 민중의 그것과 하나가 됐다”고 주장했다.[3]

1940년대에 셰비의 시는 농민과 광부들에게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 듯했다. 부르기바 사상만이 튀지니를 독립으로 이끌 수 있는 유일한 지도 이념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1950년대 초에 부르기바 일당은 민족 해방 문제를 NDP에 유리한 방식으로 왜곡했고 프랑스 식민 지배에 맞선 저항에서 농민 반란이 할 수 있는 구실을 부정했다. 독립한 지 1년 뒤인 1957년 부르기바는 NDP의 당명에 ‘사회주의’를 덧붙이면서 민중의 지지를 얻으려 했다. NDP는 사회주의입헌당SCP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사회주의’ 칭호는 부르기바 정권의 성격과 전혀 맞지 않았다. 독립 투쟁 기간 중에 그는 미국의 자유주의에 영향을 받아 매우 강경한 반사회주의 노선을 견지했는데, 그 노선은 특히 공산주의에 적대적이었다.[4] 이는 자유주의 서방 세계를 동맹으로 끌어들여서 프랑스에 압력을 넣어 독립을 얻어낸다는 부르기바의 탈식민화 전략을 반영하는 노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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