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7호 2021년 1~2월호)

지난 호

신화에 가려진 쿠바

크리스 하먼 25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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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버의 주장에 따르면 쿠바 혁명이 가능했던 것은 독재자 바티스타가 노동자와 농민뿐 아니라 부르주아지 대다수의 지지를 잃었고, 그 결과 바티스타의 군대가 소수의 반란군에 의해 붕괴했기 때문이다. 압도 다수 대중은 새 정부를 지지했다. 확실한 개혁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국주의 지지자들에 의한 정부 전복을 막을 수 있었고 정부가 생산수단을 장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새 정부는 노동자와 농민들에 기반을 두지 않았다. 반란군 지휘관 자리는 ‘몰락한’ 프티부르주아지 성원들로 채워졌다. 국가라는 중대한 문제에 관해 노동자·농민이 논쟁하고 결정할 수 있는 진정한 대중적·민주적 기관은 단 한순간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논의는 정권의 핵심부 안에서만 이뤄졌다.

이 모든 논점들은 중요하다. 오늘날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에도 그곳의 혁명적 과정이 쿠바와 비슷한 경로를 밟기를 바라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가가 위로부터 통제력을 행사하고 노동자와 농민들에게는 통제가 아닌 “참여” 정도만 허용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쿠바 고문단이 차베스에게 조언하는 바인 듯하다. 그런 주장에는 보통 ‘베네수엘라와 쿠바는 다르다’는 단서도 붙는다. 국가의 통제가 부르주아 민주주의 메커니즘을 통해 이뤄져야 하며 산업 대부분을 사적 소유로 내버려 둘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핵심은 변화가 모두 위로부터 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쿠바에서 이런 변화를 불러 온 조건은 무엇이었을까? 이런 변화를 다른 곳에서도 재연할 수 있을까?

혁명의 기원

파버는 전작 《1933~1960년, 쿠바의 혁명과 반동》5 에서 그런 혁명이 가능했던 쿠바의 독특한 특징들을 지적한다. 이번 책에서는 이를 훨씬 풍부하게 설명한다.6 쿠바 혁명에 관한 대부분의 다른 설명 — 예컨대 리처드 고트의 책 — 과 달리 파버는 쿠바 혁명이 1933년의 유산된 혁명적 격변에서 시작된 주기적인 정치 불안정의 산물이라는 점을 풍부하게 설명한다.

쿠바 경제는 1930년대 초 경제 위기로 황폐해졌다. 그 전에 쿠바 경제는 30년 동안 설탕 생산이 7배 늘어나며 크게 성장했고, 덕분에 인구 상당수가 높은 생활수준을 누려서 카리브해 지역의 다른 나라뿐 아니라 유럽, 특히 스페인에서 많은 이민자들을 불러모을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당시 쿠바는 빈곤에 시달리는 전형적인 개발도상국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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