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3호를 내며
지난 호 머리말에서 약속한 대로 이번 호에는 국내 논의들을 다룬 글을 여러 편 실었다. 먼저, 특집으로 “21세기 한국 좌파의 전망”을 실었는데, 이 글은 최일붕 다함께 운영위원과 정태석 진보신당 ‘진보정치 10년 평가위원회’ 위원장이 패널 토론한 것을 녹취한 것이다. 이 글은 탈산업사회, 노동계급 중심성, 민주주의와 억압, 민족주의, 공동전선, 민주당과의 동맹 문제 등 최근 ‘진보의 재구성’ 논의와 관련된 쟁점들을 다양한 차원에서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한국 사회 변혁과 민주주의”는 이명박 집권 이후 가장 뜨거운 쟁점 가운데 하나인 민주주의 문제를 심층 분석한 글이다. 필자 전지윤은 남한 국가 형태의 역사적 변천을 분석하고 민주주의 문제를 둘러싼 진보진영 안팎의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민경우의 NL 노선 재구성 시도, 새사연의 경제 분석과 대안 등 진보진영 내 논의에 대한 분석적 논평 글도 여러 편 실었다.
또, “억압과 마르크스주의”와 “마르크스의 소외론”은 억압과 소외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진보진영 내에도 마르크스주의를 경제결정론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글들은 그런 견해가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오해의 소산이라는 것을 보여 줄 것이다.
이번 호에는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연설을 녹취한 “혁명정당과 민주주의”라는 흥미로운 글도 실었다. 이 글은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의 경험을 바탕으로 혁명정당의 당내 민주주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PD계열 내 ‘진보/좌파의 재구성’ 논의에서 주되게 제기되는 신좌파 문제를 독자들이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1956년부터 1960년대 말까지 초창기 영국 신좌파를 다룬 “초기 신좌파의 마르크스주의”를 실었다. 이 글을 쓴 폴 블랙레지는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로서, 이 주제를 확장해 《페리 앤더슨, 마르크스주의, 신좌파》(국내 미번역)를 펴내기도 했다.
이번 호를 읽고 독자 의견이 있다면 보내주시기 바란다. 그래서 다음 호에 피드백 란을 신설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2009년 9월 30일 김하영
MARX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