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1:그리스 시리자와 좌파 개혁주의의 한계
그리스, 정치, 마르크스주의 전략 *
필자인 타나시스 캄파지아니스는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 SEK의 당원이다.
시모어가 내놓은 정보 가운데 특히 몇 가지는 정정해야 한다. 시모어는 “2009년 학생 반란”이라는 말을 썼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정부의 교육 개혁에 맞선 학생 반란은 2006년과 2007년에 일어났고, 가장 유명했던 대규모 청년 반란은 2008년 12월에 일어났다. 그런데 2009년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 시모어는 시나스피스모스(시리자 안에서 가장 큰 정당)가 2006년에 그리스 사회포럼에 참가했다고도 했는데, 이것도 틀린 사실이다. 그리스 사회포럼은 시나스피스모스가 반자본주의 운동에서 주도력을 장악하려고 2004년에 만든 연대체다. 그러니 자기가 만든 조직에 나중에 합류한다는 것은 분명히 말이 안 된다. 그리스 사회포럼은 2006년 아테네에서 열린 유럽 사회포럼을 조직하는 데 참여했고, 영국과 유럽의 많은 동지들도 이 포럼을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오류들은 사소한 것이다. 더 크고 더 중요한 오류들이 있다.
3 시모어는 이 규정에 설득력을 싣기 위해 시리자 안에 혁명적 좌파 조직들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시나스피스모스의 좌파와 함께 활동하는 이 조직들이 시리자의 정치를 상당히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함축하는 것이다. 시모어는 캘리니코스가 시리자 내 혁명적 좌파를 “공정하게” 다루지 않는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봐야 한다. 시리자 안에 혁명적 좌파 조직과 시나스피스모스의 좌파 경향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는 시리자의 정책 결정이 얼마나 바뀔 수 있을지 확신하기는 힘들다. 예를 들어, 1980년대 영국 노동당 안에는 강령한 좌파 경향은 물론이고 조직된 혁명적 단체들도 있었다. 그러나 노동당 내 좌파들은 노동당의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노동당 내 좌파와 우파의 세력 관계는 그 뒤 10년 동안 상황에 따라 달랐다. 그렇다면 시리자는 어떠한가?
시모어는 다른 글에서 시리자를 “전형적이지 않은” 개혁주의라고 불렀다.시리자 내 좌파
시리자 내 극좌파는 2012년 총선 전에 시나스피스모스 지도부에 맞서(따라서 시리자에 맞서) 역대 가장 중요했던 정치적 도전을 벌였다가 참패했다. 이 도전은 2010년에 있었는데, 시나스피스모스의 전 대표 알레코스 알라바노스가 이끈 ‘연대와 파열 전선’MAA, Front of Solidarity and Rupture이 주도했다. 시모어가 언급한 두 조직, 즉 마오주의 조직인 그리스 공산주의자단체KOE와 트로츠키조직인 국제주의노동자좌파DEA, Internationalist Workers’ Left가 이 도전을 지지했다. MAA는 시리자 지도부의 온건화 방향과 유럽연합·유로화 친화적 노선을 부각해 비판했다. 그러나 MAA는 주로 시나스피스모스 안에서 동맹을 찾으려 했고, 특히 좌파경향Left Current과 그 조직의 지도자 파나이오티스 라파자니스와 동맹을 맺으려 주력했다. 그러나 라파자니스는 시나스피스모스와 결별해 MAA로 가지는 않았다. 이는 예상 못할 결과는 아니었다.(라파자니스가 시나스피스모스와 결별할 것이라는 가정을 정치 전략의 중심에 놓았던 사람들은 실망했겠지만 말이다.)
MAA가 시리자를 분열시킬 만한 대중적 기반을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이 명백해진 뒤로는 오히려 MAA를 지지하던 조직들이 MAA를 내팽개치고 다시 시리자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그런 조직들의 정치적 입장은 MAA보다 취약하고 온건했지만 말이다. KOE는 이런 급격한 전환기에 분열을 겪었다.(지도부의 절반이 조직을 떠났다. 그들은 한때 낡은 공산당식 사투리를 썼어도 유럽연합과 유로존을 반대한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유럽연합과 유로존은 주요 쟁점이 아니다” 하고 주장한다.) KOE의 현재 정치 노선은 시나스피스모스의 좌파라고 하기 힘들다. KOE는 [그리스 정부가 국제 채권단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IMF)와 체결한] 양해각서에 반대하는 “국민적” 전선을 결성하는 데 강조점을 두면서, 심지어 우파 정당(반反터키 민족주의자이자 전에는 신민당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파노스 카메노스 — 영국 보수당에 있다가 탈당해 영국독립당을 설립한 우파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와 비슷한 인물 — 가 이끄는 그리스독립당 같은 정당)들과도 협력하자고 한다. 다행히도 시나스피스모스(와 시리자)는 현재까지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그럼에도 이 우파 정당의 “비판적 지지”를 얻어 좌파 정부를 구성하자는 제안에는 시나스피스모스가 동의할지 모른다는 얘기가 있다.)
4 (무슨 이유에서인지 시모어는 이 기사를 두 번 언급했다.) 그 기사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바넬로스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렇다면 시모어가 언급한 또 다른 조직 DEA는 어떠한가? 시모어가 인용한 안토니스 다바넬로스의 2008년 기사가 많은 것을 알려 준다.시나스피스모스의 대표 알레코스 알라바노스가 한 제안의 핵심은 “반신자유주의와 반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강령을 가진 좌파 정부”다. 많은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DEA도 시리자가 신자유주의 정책의 반전을 목적으로 한 선거적 야당으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이런 제안에 반대한다. 이 쟁점에 관해서는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고 앞으로 토론할 여지가 있다.
그런데 왜 DEA는 2008년에는 시리자의 당시 지도자 알레코스 알라바노스가 한 이 제안에 반대했으면서 2012년에는 시리자의 현 지도자 알렉시스 치프라스가 한 제안에 찬성했을까? 시나스피스모스의 새 지도부가 좌선회해서 그런 것은 확실히 아니다. 시나스피스모스의 아주 충성스러운 당원들조차 알라바노스가 치프라스보다 좌파라는 사실은 인정할 것이다. 현실에서 시리자의 좌파(와 시리자 내 혁명적 좌파 조직들)는 시리자 지도부의 “좌파 정부” 전략에 딸려 간 것이다.
2012년 총선이 끝난 뒤 몇 달 동안 여러 사건에서 내가 묘사한 [시리자 내] 세력 관계가 옳았음이 드러났다. [시리자 내] “강력한” 좌파에 대한 추상적 얘기와 대조적으로 말이다. 최근에 열린[2012년 11월 30일~12월 2일에 열린] 시리자 대의원대회에서 지도부는 당 전체를 더 온건한 방향으로 끌어당겼다. 이제 시리자의 주안점은 “일방적으로” 급진적 결정을 하지 않을 “구국” 정부를 구성해 그리스가 유럽연합·IMF와 체결한 양해각서에 대해 재협상하자는 쪽으로 옮겨 갔다. 이 대의원대회에서 시리자 내 좌파들은 ‘좌파적 강령’Left Platform이라는 분파를 결성해(시모어가 언급한 KOE는 지도부 편을 들었다) 25퍼센트의 지지를 얻었다. 이 수치는 좌파경향이 평소 시나스피스모스 안에서 받는 지지율보다 작은 것이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시리자 내 좌파가 시리자의 정치 노선에 영향력을 거의 미치지 못한다고 본다. 적어도 시리자의 경제정책 생산 기구에서 시리자 내 좌파의 영향력은 아예 없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제 시리자의 주요 과제는 “통치 능력”을 입증하는 것이 됐다. 치프라스는 라틴아메리카로 가서 브라질의 룰라와 아르헨티나의 키르치네르를 만나고, 독일 재무장관 볼프강 쇼이블레를 만났다. 더 최근에는 미국으로 가서 IMF와 자유주의 성향의 연구소(브루킹스연구소[오바마 정부 들어 급부상한 민주당계 연구소]를 포함해)들을 만나 그들의 환심을 사려고 이 전략을 거듭거듭 밝혔다. 치프라스는 그리스의 주요 보수 정치인 콘스탄티노스 카라만리스(전 총리 코스타스 카라만리스의 삼촌)의 “현대화”, “헤게모니” 전략이 우파로 가는 표를 좌파로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며 칭찬해서, 자신의 가장 충실한 지지자들조차 깜짝 놀라게 했다. 시리자 내 좌파가 야당의 처지에 있는 현재 시리자의 노선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면, 집권당이 된 이후(곧, 국가, 부르주아적 합법성, 지배계급이 가하는 커다란 압박을 받는) 시리자의 행보가 어떨지는 함부로 예단할 수 없을 것이다.
핵심 연결 고리인 유로존
좌파 활동가들이 이런 사태 전개를 보면서 곧장 떠올릴 질문은 이렇다. 이런 일은 항상 일어날 수밖에 없는가? 좌파 정당이 권력에 다가가면 급진성이 자연스럽게 탈색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역사적 법칙인가? 다행히도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로버트 미헬의 “과두제의 철칙”이 아니라, 정치 전략의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나는 전략이라는 말을 노동운동이 끊임없이 고심할 문제(개혁이냐 혁명이냐 하는 문제)뿐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들을 가리키는 뜻으로 썼다. 그리스에서 핵심 쟁점은 유로존이다.
유로존 문제에 대한 좌파들의 관점과 제1차세계대전에 대한 당시 좌파들의 관점 사이에는 비슷한 구석이 많다. 전쟁 책동에 반대할 것이냐 아니냐는 당시 좌파들의 재편에서 핵심 쟁점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평화를 지지한 사람들이 모두 마르크스주의자였다는 뜻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유로존에서 벗어나자고 하는 사람들이 모두 혁명적 사회주의자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시모어가 언급한 코스타스 라파비차스의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강령은 급진적 반신자유주의 강령이다. 유로존의 구속에서 벗어나 그리스 통화의 가치를 떨어뜨려 그리스 자본주의의 경쟁력을 회복시키자는 내용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하는 것이 긴축을 끝장내고 노동계급 친화적 정책을 추진하고자 하는 반자본주의 정치에 꼭 필요한 단계라는 점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시리자 지도부의 유로존 친화적 노선은 운동의 급진성을 길들이고 운동을 온건하게 만들려고 하는 그리스 지배계급에게 유용한 수단이 돼 왔다. 시모어의 주장과 달리, 유로존 탈퇴 주장은 시리자가 선거에서 한 제안[좌파 정부 구성]을 거부하는 것을 정당화하려고 내놓은 혁명적 좌파들의 이데올로기적 우회로가 아니다. 시리자의 유로존 친화적 노선이 시리자 지도부가 노동계급의 현재 의식 수준을 측정해 내놓은 전술적 결정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유로존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은 운동에 맞서 지배계급이 내놓은 정치적·이데올로기적 협박이다. 지배계급은 기업주와 정치인들이 부채를 줄여야 한다며 늘어놓는 얘기들의 정당성이 운동 때문에 크게 훼손되자 그런 협박을 해댄 것이다. 따라서 유로존 문제에서는 대담한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시리자 자신의 유로존 친화적 입장은 시리자가 오랫동안 고수한 유럽연합 친화적 전략, 즉 유럽연합이 국민국가보다는 국제주의적이고 진보적이라고 보는 유러코뮤니즘의 오래된 신념의 귀결이다. 유로존이 강요하는 제약을 받아들이며 그리스의 경제 위기를 해결하자고 하는 것은 미국 공화당 우파가 “재정적자”와 “과잉 지출”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시리자의 지도적 경제학자들은 점점 더 그렇게 하고 있다. 반면, 안타르시아의 반자본주의 좌파는 부채 탕감과 양해각서 무효화, 은행 국유화, 투자 통제를 주장하는 강령을 내놓았다. 이 요구들은 모두 유로존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
정부 = 정치?
5 그렇다고 해서 정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뜻하는 정치는 정부 인수를 바라는 “현실주의”의 정치와도 다르고 혁명적 낭만주의의 정치와도 다른 종류의 정치다. 지금 혁명적 좌파가 노동자 투쟁에 강조점을 두는 이유는 미래에 급진적 강령을 실행할 때 결정적일 주체적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주체적 역량의 구축은 지배계급의 반혁명적 반발에 맞설 때뿐 아니라, 노동계급이 자신의 기관을 통해 마침내 권력을 획득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가 될 때도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핵심적 질문은 이렇다. 누가 위기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반자본주의 강령을 실행할 것인가? 시모어는 “좌파 정부” 구성을 “의미 있는 단계”로 보며 시리자의 전략을 찬양했다. 그가 반복해서 말했듯이, 당장은 소비에트가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주장의 발전 과정에서 놀라운 것 하나는 “좌파 정부” 전략 옹호자들이 1922년 코민테른 4차 대회에서 있었던 논의를 끌어다 쓴다는 것이다. 그것도 레닌주의 정치를 대체로 낡은 것으로 여기는 좌파들이 그러니 더 놀랍다. 초기 코민테른이 남긴 혁명적 교훈에 대한 내 신념은 여전히 확고하다. 하지만 시리자가 내놓은 전략은 1920년대보다는 1970년대의 경험과 훨씬 더 관련이 있어 보인다. 우리가 지금 다루고 있는 “좌파 정부” 전략은 과거 프랑스 공산당PCF이 내놓은 유러코뮤니즘적 “좌파 정부” 노선을 포장만 바꿔 다시 내놓은 것이다.(그럼에도 당시 PCF가 오늘날의 시리자보다 노동계급에 훨씬 더 깊이 뿌리 내리고 있었음을 기억하자.) 나는 “좌파 정부”가 운동을 위한 “교육 과정”의 일부가 될 수 있고, 노동계급에게 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바로 노동운동의 선진 부위가 그 정부로부터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어야 하고 그 정부의 등장은 운동 자체의 활동 결과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안타깝지만 “좌파 정부”를 둘러싼 혁명적 좌파 내의 논쟁을 보면, 일부는 정치가 무엇인지에 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리자의 스타니스 쿠벨라키스가 그리스에 관해 한 연설은 그런 관점을 아주 잘 보여 준다.
그리스 상황에서 충격적인 사실은 총파업이 24번이나 일어나고 2011년 봄 수많은 사람들이 몇주 동안이나 광장을 점거했는데도 눈에 보이는 성과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양해각서에 명시된 극도로 야만적인 긴축정책 꾸러미 중 단 하나도 철회시키지 못했다. 따라서 긴축정책을 막아 내고 사태를 뒤집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정치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이것은 정치에 관한 뒤틀린 관점이다. 정치를 운동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한계가 있는 운동을 대체할 수단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잘못된 개념은 그람시의 “통합국가”Integral State 개념을 곡해해서 사용하는 관점과 정치를 오로지 국가 내부의 투쟁이나 국가를 장악하기 위한 투쟁으로만 보는 관점에서 나타난다. 국가는 정치의 핵심적 부분이 응축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가가 정치와 같은 것은 아니다.
황금새벽당의 부상에 맞선 투쟁 경험이 좋은 사례인데, 이 경험은 운동(과 그 운동 속의 혁명적 좌파들)이 “좌파 정부” 입각이라는 의제를 받아들이지 않아도 어떻게 정치를 할 수 있는지 아주 잘 보여 줬다. 올해[2013년] 1월 19일 반파시즘 시위가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을 포함해 반파시스트 운동이 일반적으로 성장한 것은 그리스의 반자본주의 좌파와 그 안에서 지도적 구실을 하는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SEK이 함께 일군 중요한 정치 행동이다. 다음 선거를 기다리며 이런 운동에는 나타나지 않는 시리자보다 이런 요소들이 정치 지형에 훨씬 더 크고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황금새벽당을 분쇄하는 것은 이제 사마라스 정부에 맞서 싸우는 데 꼭 필요한 단계가 됐다. 그리고 파시스트와 국가 탄압에 항의하는 대중 운동이 일어나며 청년들이 새롭게 급진화한 이래 투쟁에 걸린 판돈은 그 전보다 훨씬 더 커졌다. 좌파의 정치적 단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는 노동계급과 급진화하는 청년들 사이의 사회적 단결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시리자가 파시스트에 맞서는 전선을 회피하는 것은 전략적 분열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반자본주의 좌파 세력들이 그것을 막으려 애쓰고 있다.
혁명적 좌파를 옹호하며
7 혁명적 좌파는 이런 발전 과정에 도움이 될 귀중한 이데올로기적 자산이 있지만, 그런 잠재력을 발현하려면 힘들더라도 끈기 있게 활동해야 한다.
결론을 내야겠다. 자본주의의 위기로 과거의 사회적·정치적 동맹 관계가 매우 불안정해지고 있다. 위기의 속도가 모든 곳에서 같지는 않지만, 위기는 전 세계적 현상이다. 이 때문에 옛 세대 활동가들, 핵심으로는 노동계급이 우파 사회민주주의와 결별했고, 좌파 개혁주의 조직들이 부상했다. 그런데 대다수 좌파 개혁주의 조직들은 “늙은 좌파”들이 이끌었다. 이 “늙은 좌파”들은 다시 민중의 호민관을 자처하고 있다. 독일 디링케(좌파당)의 오스카 라퐁텐, 이탈리아 재건공산당의 파우스토 베르티노티, 영국 리스펙트의 조지 갤러웨이, 프랑스 좌파전선의 장 뤽 멜랑숑, 그리스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가 그런 사례다.(물론 치프라스 개인은 매우 젊지만 그 뒤에는 가장 늙은 정당이 있다.) 아랍의 봄 후에 떠오른 “민중의” 정치인들도 이 명단에 넣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세대 활동가들(특히 청년들)은 거리의 정치, 학생운동의 분출, 자율주의 사상, 억압에 맞선 새로운 급진적 운동 등으로 이끌렸다.혁명적 좌파는 급진화하는 청년들을 포용해야 하지만, 그들이 청년 집단 사이에서 여전히 득세하는 비정치적 운동주의를 넘어 정치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그러려면 전통적인 좌파 개혁주의 정당(또는 가장 급진적 버전의 좌파 개혁주의)보다 훨씬 더 급진적인 이론과 실천이 필요하다.
동시에 혁명가들은 이 급진적 세대와 불만에 찬 노동계급을 연결시켜야 한다. 기성 개혁주의 정당들에 대한 노동계급의 오랜 충성심을 깨고, 그들에게 진정으로 좌파적인 선택지를 제시하려면 말이다. 그러려면 우리는 좌파 개혁주의 조직(어떤 형태이든)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으면서도 그들의 전략을 꽁무니 좇지 말아야 한다. 그리스에 있는 우리가 투쟁에 개입한 경험을 돌이켜보면, 혁명적 좌파는 [좌파 개혁주의로부터]이데올로기적·조직적으로 독립적이어야 한다. 혁명적 좌파의 독립성을 물신화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그것은 최근 격동의 몇 년 동안 투쟁에 참여하며 어렵게 배운 교훈이다.
기성 정치가 불안정해지면 새로운 정치 세력이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전략과 이데올로기적 경향이 다시 나타나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시모어는 “개혁주의적 최소 강령과 혁명적 최대 강령” 사이에서 묘책을 찾아야 한다고 했는데, 이것은 정확히 1920년대의 [개혁주의적]제2인터내셔널이나 [혁명적] 제3인터내셔널이 아니라, [중간주의적] “제2.5인터내셔널”이 하려던 것이다.
그리스 좌파의 전략을 둘러싼 논쟁을 보면, 몇 달에서 몇 년 후에는 국제적으로도 비슷한 논쟁이 벌어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혁명적 마르크스주의 전통에 속해 있음을 당당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자본주의라는 재앙이 없는 세계를 이룩하려면, 그리스의 SEK나 영국의 사회주의노동자당SWP 같은 혁명적 좌파 조직을 건설하는 것이 전략적 핵심 과제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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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hanasis Kampagiannis, ‘Greece, politics and Marxist strategy’, International Socialism 138(Sping 2013).
↩
- Seymour, 2012a and Garganas, 2012. 이 글은 ‘Left Flank‘ 블로그에 처음으로 실렸다. ‘Left Flank’의 편집자 Tad Tietze와 Elizabeth Humphrys에게 감사한다. http://left-flank.org/ ↩
- Callinicos, 2012a and 2012b. ↩
- Seymour, 2012b. ↩
- Davanellos, 2008 and 2012. ↩
- 이에 관한 세심한 논의로는 Harman and Potter, 1977을 보시오. ↩
- Kouvelakis, 2012. ↩
- 파노스 가르가나스는 알렉스 캘리니코스, 프랑수아 사바두와 논쟁하며 이 “풍부한 혼합물”(richer mix)에 관해 예측했다. Garganas, 2009. ↩
참고 문헌
Callinicos, Alex, 2012a, “The Politics of Europe’s Rising Left”, Socialist Worker (19 May), www.socialistworker.co.uk/art.php?id=28461
Callinicos, Alex, 2012b, “The Second Coming of the Radical Left”, International Socialism 135 (summer), www.isj.org.uk/?id=819
Davanellos, Antonis, 2008, “Greek Workers Move Left”, International Socialist Review, 59 (May-June), www.isreview.org/issues/59/rep-greece.shtml
Davanellos, Antonis, 2012, “Where Did Syriza Come From?”, Socialist Worker (US) (17 May), http://socialistworker.org/2012/05/17/where-did-Syriza-come-from
Garganas, Panos, 2009, “The Radical Left: A Richer Mix”, International Socialism 121 (winter), www.isj.org.uk/?id=513
Garganas, Panos, 2012, “Greece After the Election”, International Socialism 136 (autumn), www.isj.org.uk/?id=855
Harman, Chris and Tim Potter, 1977, “The Workers’ Government”, SWP International Discussion Bulletin, number 4, www.isj.org.uk/?id=295
Kouvelakis, Stathis, 2012, “Greece: Stathis Kouvelakis on tasks facing Syriza following its electoral breakthrough”, Links-International Journal of Socialist Renewal, speech delivered on 07/12/2012, http://links.org.au/node/3145
Seymour, Richard, 2012a, “A Comment on Greece and Syriza”, International Socialism 136 (autumn), www.isj.org.uk/?id=854
Seymour, Richard, 2012b, “The Challenge of Syriza”, www.leninology.com/2012/06/challenge-of-Syriza.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