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호를 내며
이번 호에는 모두 5편의 글을 실었다.
‘노무현 정부 5년 돌아보기: 거짓으로 청년 세대 현혹하는 친문의 기억 재구성 비판’은 문재인 정부와 그 성격 면에서 매우 비슷한 노무현 정부의 5년을 공정하고 균형 있게 평가하는 글이다. 노무현 정부가 왜 실패했는지를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는 이 글은 또한 노무현 정부의 실패가 좌파들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한 훌륭한 반박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성격과 미래를 가늠해보는 데 도움을 준다.
‘노동당의 당명·강령 변경과 혁신 논쟁: 좌파 개혁주의의 위기와 모순된 대응’은 최근 노동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혁신 방안을 둘러싼 논쟁의 정치적 의미를 다루고 있다. 이 글은 노동당이 당명에서 ‘노동’을 삭제하고 강령에서 반자본주의 성격을 완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혁신 방안이 결국은 개혁주의적 성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비판을 담고 있다.
‘미국 급진주의 페미니즘의 궤적과 교훈’은 1960~70년대에 미국에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제2물결 여성운동의 성과와 교훈을 다루고 있다. 이 글은 1968 운동을 배경으로 등장한 급진주의 페미니즘 운동이 왜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다 10년 만에 실패로 끝났는지를 생생하게 서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담론이 제기하는 몇 가지 쟁점에 대해’는 4차 산업혁명 담론에서 제기되는 몇 가지 쟁점들, 즉 디지털화한 자본주의가 등장했는지,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 지능과 노동을 완전히 대체하고 그래서 일자리를 없애는 세계가 도래하는지 등의 물음들을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다.
‘장기파동론 비판’은 자본주의 경제가 규칙적인 장기순환 또는 장기파동을 보인다는 콘드라티예프와 그 후예들의 주장이 갖고 있는 약점들을 비판한다. 또한 이 글은 장기파동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지 그리고 자본주의의 장기적 발전에서 보이는 불균등성이 왜 생겨나는지 하는 쟁점들을 다루고 있다.
기획된 많은 글들이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실리지 못했고, 또 예정된 시일보다 늦게 나왔다. 다음 호부터는 이런 문제점들이 나타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독자들의 활발한 문제제기와 토론을 기대한다.
편집팀을 대표해 이정구
MARX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