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학교 그리고 시험 *
닉 무어는 식스폼 칼리지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고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 노스런던 지역의 오랜 당원이다.
2 두 해 모두 A 레벨과 GCSE 시험은 교사 평가 점수로 대체됐는데, 이는 보리스 존슨의 보수당 정부가 알고리즘으로 학생의 성적을 결정하려 한 것에 맞서 싸운 후에야 가능했다. 2020년 여름, 학생들은 알고리즘을 이용한 성적 부여 방식이 불공정하다며 시위를 벌였고, 정부가 물러서면서 매우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 1년 후인 2021년 여름, A 레벨과 GCSE 시험은 다시 한 번 취소돼 교사가 성적을 매기는 것으로 대체됐고, 이번에는 정부가 전년도에 망신을 톡톡히 당했기 때문에 알고리즘을 사용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학교 시험 제도가 첨예한 초점이 됐다. 2020년과 2021년 여름, 두 해 연속으로 A 레벨(대입)과 GCSE(중등교육자격) 시험 시즌이 취소됐다.3 또한 실패한 알고리즘 방식의 이면에 있는 서열화와 참조에 관한 이데올로기를 살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교 교육이 시험과 성적 체계 없이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인지 질문할 것이다.
팬데믹으로 학교에서 이전과 다르게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기존 학교 시험 제도의 근본적 불공정성을 (직시하려는 사람들에게) 드러내기도 했다. 이 글은 학교 시험의 역사와 사회적 구실, 시험이 교육 제도에서 이토록 지배적 요소가 된 이유를 살펴볼 것이다.왜 시험이 있는가?
대부분의 사회나 사회 체제에서는 이런저런 형태의 평가를 요구한다. 아닌 게 아니라 학습 내용 숙달, 일관된 수행 능력 유지, 교사에게 피드백 제공, 학생의 지적 능력 평가 등 시험의 교육적 목적으로 명시된 것 자체를 문제 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시험이 이런 목적을 실제로 달성하는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시험이 그런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왜 시험은 그토록 교육 제도의 중심에 남아 있을까?
어떤 형태로든 시험에는 몇몇 공통된 기능이 있다. [A 레벨이나 GCSE 같은] 국가 시험은 성공과 실패의 다양한 정도가 응시자에게 있다고 돌려 외적 동기를 부여하는 원천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성적 제도 자체는 해당 학생에 대해 편견을 심어 줄 수 있고 학생에 대한 정보를 왜곡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런다. 학생의 다양한 능력을 하나의 시험 등급이나 점수로 요약해 버리면, 학생에 대한 가치 있는 정보가 사라질 수밖에 없고, 시험으로 교사에게 피드백을 제공한다고 명시된 목적은 훼손된다. 이러한 피드백은 시험 성적으로 단순 대체되며, 마치 이 성적이 학생의 자질을 요약하는 양 간주된다. 불행히도 우리 모두는 정량화된 성적으로 파악될 수 있는 것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학생 단체인 ‘학생 권력’ 소속이고, A 레벨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 알리야 요크는 [BBC] 라디오 4 방송국 프로그램 〈교육을 다시 생각한다〉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람들은 성적을 보고 당신의 가치를 결정합니다. 여러분은 저라는 개인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저 종이에 적힌 일련의 숫자만 볼 수 있을 뿐입니다. … GCSE 결과가 나온 날, 몇 개의 등급이 제 능력을 반영하지 못해 너무 속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 저는 원하던 학교에 갈 수 없었는데 그럴 만한 가치가 없거나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으로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모두 단 한 번의 시험에 근거해서요. 그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따라서 “성공”은 학생의 일반적인 지적 능력보다는 학생의 시험 보는 능력을 측정하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자기 실현적 예언’이라는 널리 입증된 현상도 있다. 즉, 교사의 기대(종종 이전 시험의 성적에 근거한)에 따라 학생이 미래에 거둘 성공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많이 좌우되는 것이다.
5 고용주가 바라는 시험이 무엇이 됐든, 단순히 일정 기준선 이상의 사실과 기술을 익혔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학생이 그 직업에 적합한지를 파악할 수 없다.
학생이 거둔 성적은 학부모와 교사, 교육기준청Ofsted 검사관과 고용주에게 정보로 보고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명백히 모순되는 가치들이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용주는 젊은 노동자들이 성적은 좋은데도 수학과 영어 실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자주 불평한다.성적과 그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성공/실패의 스트레스가 있어야 할 이유를, 학습 내용을 숙달하도록 만들고 학생의 지적 능력을 계발한다는 목적에서 찾을 수 없다. 실제로, 경쟁에 의해 성적을 매기는 방식은 합리적이거나 “객관적”이라고 가정하는 일련의 기준에 따라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과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다. 시험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학습 내용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단기에 암기하고 시험 보는 실력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성적 매기기는 그것이 표방하는 평가 목적에 오히려 반하는 요소를 강화하는 듯 보인다. 그런데도 경쟁이라는 요소와 낙제 가능성이 시험 제도에서 절대적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라디오 방송에서 〈인디펜던트〉 신문의 전前 편집자 아몰 라잔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시험은 … 인성 개발에 환상적입니다. 시험에서 낙제시키는 데는 도덕적 가치가 있습니다. 시험은 노력을 보상과 연결하고 … 고용주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16세와 18세에 거둔 국가 시험 성적은 평생 따라다니고, 젊은이의 자존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필요한 성적에 미달했다는 실패감은 정신 건강에 큰 상처를 남길 수 있고, 아마도 시험 제도 전체를 통틀어 가장 파괴적인 측면일 것이다.
반면 학습 내용을 숙달시켜 아동의 지적 능력을 계발한다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성적을 굳이 매길 필요가 없다는 것도 분명하다. 그렇다고 시험과 평가를 모두 거부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1979년, 리처드 노스는 평교사들의 소책자에 기고하면서 다음과 같이 썼다.
바보 외에는 아무도 무자격 외과의에게 메스를 쥐어 주거나, 훈련 받지 않은 과학자들이 잠재적으로 위험한 화학 물질로 실험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 평가를 위해 모종의 시험을 치게 하는 한, 그런 생각[시험과 평가의 필요성 — 편집부]을 문제 삼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평가라는 개념 자체가 문제인 게 아니라 오늘날 학교 시험의 본질과 시험이 현재 사회 질서의 재생산에서 수행하는 기능이 문제인 것이다.
시험과 테스트는 오늘날 학교 교육과정을 지배하고 교육과정 내 보수적 힘으로 작용한다. 혁신을 가로막고, 아이디어의 다양성을 억제하고, 배움 자체를 목적으로 학습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교사는 대체로 시험을 중심으로 가르칠 것이다. 시험 요강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 수업하기로 마음먹은 교사는 곧 학생, 학부모, 교장과 마찰을 빚을 것이다. 이와 같이 시험이 교육 제도를 지배하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설명될 필요가 있다.
왜 시험은 지배적이게 됐는가?
7 이 인력이 갖춰야 할 교육 수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고, 교육 제도에 요구되는 바도 변한다. 오늘날 사회와 경제가 요구하는 수리력과 문해력 수준은 100년 전보다 훨씬 높아졌고, 창의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요구도 새롭게 대두됐다.
시험이 이토록 교육 전반으로 침투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교육 제도의 지평을 넘어 교육 제도를 형성하는 사회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어떤 사회에서든 모종의 기술을 습득한 사람들이 필요하다. 대중 교육 제도의 주요 목표는 미래의 인력을 생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8 한 계급이 다른 계급을 착취한다는 점은 시장 관계 뒤에 숨겨져 있지만, 그 영향은 우리를 둘러싼 불평등에서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착취가 유지되려면, 임금을 대가로 자신의 능력을 기꺼이 교환할 미래의 노동자가 자신의 지위를 수용하도록 사회화돼야 한다. 시험은 경쟁, 성적 매기기, 낙제에 중점을 둬서 미래의 노동자들에게 그런 생각을 주입하는 데 효과적이고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필요한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인력뿐 아니라 지배적인 사회 관계의 핵심적 측면을 반영하고 또 능동적으로 재생산할 교육 제도도 필요하다. 교육은 경쟁과 착취에 기초한, 위계적으로 조직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뤄진다.9 청소년의 약 7퍼센트가 사립학교 출신이고 93퍼센트가 공립학교에 다닌다. 그러나 ‘사회 이동성 위원회’의 “엘리트주의 영국”이라는 연구를 보면, 사립학교 교육을 받은 극소수 엘리트(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 졸업자 다수 포함)가 계속해서 최상위 전문직을 지배하고 있다. ‘사회적 이동성 위원회’ 연구진은 정치인, 공학계의 거물, 문화계 스타, 언론인, 판사, 최고 경영자 등 주요 인사 약 5000명의 학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약 39퍼센트가 사립학교 교육을 받았다. 10
계급 불평등의 재생산은 공립학교 내에서도 능력별로 학생을 나누는 방식을 통해 이뤄지지만,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은 공립학교와 사립학교 간 교육 격차에서다.그 연구가 수행되던 당시, 정치권에서는 내각의 39퍼센트가 사립학교에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급 판사의 약 65퍼센트, 상원 의원의 57퍼센트, 공무원 상임 비서관의 59퍼센트, 외교관의 52퍼센트가 사립학교 출신이었다.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의 뉴스 편집자와 방송인 중 약 43퍼센트, 신문 칼럼니스트의 44퍼센트가 사립학교에 다녔다. 그중 33퍼센트는 사립학교, 그것도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를 다녔다. 예술계에서는 톱 배우의 44퍼센트, 팝스타의 30퍼센트가 사립학교에 다녔다. 그러나 40년 전에는 그보다도 더 나빴다.
1984년에는 고등법원과 항소법원 판사의 최소 83퍼센트, 대사의 69퍼센트, 상원 상임법관의 89퍼센트가 퍼블릭 스쿨[영국 사립학교의 일종]을 다녔다. 금융 엘리트들도 같은 부문에서 왔다. 1981년 주요 생명보험사 이사의 92퍼센트, 금융결제원에 등록된 주요 은행 이사의 70퍼센트 … 보수당 의원의 70퍼센트, 노동당 의원의 14퍼센트가 사립학교 출신이었다.
12 보울스와 긴티스는 책 《자본주의 미국의 학교 교육》에서 학교에서 배우는 가치와 직장이 운영되는 방식 사이에 일정한 대응관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13 이런 가치는 주요 교과목을 통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는 경험을 통해 습득하는 ‘숨겨진 교육과정’을 통해 학습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학생은 무조건적으로 교사에게 복종하는 것, 외적 보상에 의한 동기 부여, 학생이 배우는 내용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것, 낙제의 책임이 교육 제도가 아니라 개별 학생의 결함으로 전가되는 것이 포함된다.
계급 불평등이 유지되는 데서 학교 교육은 사상, 신념, 행동 패턴을 전수하는 구실도 한다. 이런 사상과 신념은 시험 위주의 교육과정을 통해 전달된다. 미국 경제학자 새뮤얼 보울스와 허버트 긴티스가 ‘숨겨진 교육과정’이라고 부르는 것도 일정한 구실을 한다.14 교육 제도는 자본주의 사회 제도의 이런 특징을 반영한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은 종종 그 본질 자체가 문화적·이데올로기적 기반이라는 측면에서 우리를 “소외시키는” 것들이다. 피에르 부르디외는 ‘문화 자본’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이는 특권적 문화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하도록 교육과정이 설계된 학교 교육 유형을 지칭했다. 시험은 표면적으로는 평등한 기회를 허용하지만 실제로는 시험이 지배계급의 문화적 가치에 맞춰져 있고 그래서 지배계급이 자신의 특권적인 지위를 영속화할 수 있도록 해 주는데, 지배계급의 자녀는 더 유리한 출발점을 제공받기 때문이다. 15 그런 만큼 국가 시험에 외적 보상이 동원돼야만 많은 학생이 공부할 동기를 갖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시험의 명목적 효과와 실제적 효과 사이의 모순은 그렇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마르크스가 소외된 노동이라고 불렀던 것을 인구의 압도 다수가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고, 노동의 주요 동기는 임금을 받는 것이다.자본주의 교육의 이중 목표는 미래의 노동력에게 자본이 필요로 하는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과, 아이들이 자신의 지위를 알도록 확실하게 사회화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목표가 의미하는 바는 시험이 학교 교육에서 점점 더 중심적인 게 됐다는 것이다. 시험 제도의 발전은 더뎠고 단편적이며 종종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시험이 선발을 위한 용도뿐 아니라 자본주의의 경쟁적 “승자 독식” 가치를 강화하는 데서도 유용하다는 점은 거의 쟁점이 되지 않았다.
19세기의 시험: 성과에 따른 보상
어떤 형태로든 시험은 수 세기 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평가 절차가 경제의 필요에 따라 변모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에 자본주의가 교육 제공 방식에 이런저런 것을 요구하면서부터였다. 그 뒤로도 보편적인 학교 시험 시스템이 발전하는 데는 100년 이상이 걸렸다.
19세기 초, 일부 직업에서는 능력을 증명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세습된 부나 사회적 배경에 기반해 직업적 역할과 대학의 지위를 정하는 방식이 바뀌게 됐다. 1815년, 약제사협회가 최초의 전문 자격 시험을 실시했는데, 의사가 적절히 훈련받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어서 변호사 시험은 1835년에, 회계사 시험은 1880년에 도입됐다. 사회학자인 패트리샤 브로드풋은 이렇게 말한다.
특정 직업과 매우 구체적으로 관련된 시험 제도는, 직업 역할의 배정이 세습된 부와 사회적 배경의 유무에만 기반하던 것에서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개인의 성취와 능력의 결과로 부여되는 상황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것을 의미했다.
17 이런 방식이 낳은 결과는 암기식 수업과 학습이었다. 당시 시험은 “준거 참조”[절대평가]를 사용했다. 즉, 사전에 정해진 학습 결과와 기준점(준거)에 견줘 능력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런 준거의 용도는 선발이 아니라, 학생들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관리한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무엇을 알아야 하고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하는지를 종종 서면으로 밝혔고, 합격률이 (그에 따라 수당도) 학생들의 수행 결과에 따라 해마다 바뀔 수 있었다.
이런 시험들은 전문직 진입을 통제하는 방법 중 하나였다. 19세기에 늘어나던 초등학교에서 교육받은 이들은 육체 노동을 할 운명이 씌워진 평범한 젊은 대중이었고, 당시 초등학교에는 졸업고사나 수료증조차 없었다. 학생들은 “3R”(읽기, 쓰기, 산수)을 훈련받았다. 학교는 소위 ‘개정된 교육 규정’에 따른 책임을 져야 했고, “성과 수당” 제도를 통해 관리됐다. “성과 수당” 제도는 개별 학생을 요구되는 기준에 도달시키는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이다.당시 점점 늘어나는 문법학교에는 신설된 사무직·과학직·관리직 지망생들이 다녔다. 이 경우 합격 학생의 수는 관련 일자리 수요에 따라 제한됐지, 얼마나 많은 학생이 사전에 정해진 기준에 도달하느냐로 정해지지 않았다. 그 때문에, 1870년대 문법학교 입학 시험은 준거 참조 방식을 사용할 수 없었다. 대신 합격자 비율을 미리 정해 놓는 ‘규준 참조’[상대평가] 제도를 운영했다. 이것은 합리적 또는 “객관적”이라 여겨지는 준거에 견줘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과 완전히 대립된다.
20세기 전반의 시험: 학교 자격 시험과 수학 능력 시험
18 연구자 발 브룩스는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국가의 통제가 없었고, 시험은 임시 변통으로 여기저기서 생겨났다. 일부는 본질적으로 학문적이고 일반적인 것이었지만, 학교에서는 각 직업군이 도입한 자격 시험도 사용됐다.” 19 이렇게 시험이 늘어난 것을 모든 사람이 환영한 것은 아니었다. 교육과정에 시험을 도입할 경우 생기는 바람직하지 않은 효과는 비교적 초기부터 인식됐다. 1911년에 출판된 교육학자 에드먼드 홈스의 저작 《존재와 당위》도 그중 하나였다.
20세기 초의 상황을 두고 교육위원회는 이렇게 묘사했다. “충격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시험들이 난무하는 혼돈의 상태.”그러나 표준화와 어느 정도의 질서를 수립해야 한다는 필요로 인해 1917년에 ‘학교 자격 시험’(16세에 응시)과 ‘고등교육 자격 시험’(18세에 응시)이 도입됐다. 두 시험 모두 문법학교 학생만 응시할 수 있었고 대학이 관장했다. 반면 14세에 교육 제도를 떠나는 초등학생, 중등 교육을 위해 선발된 사립학교 학생조차 별도의 자격 시험 없이 졸업했다. 그러나 브로드풋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1922년이 되면, 그리고 고등교육 자격 시험이 도입되면서, 규준 참조 학교 시험이라는 합리화된 경쟁 시스템이 확고히 뿌리를 내리게 된다. 극소수의 전문직 및 학업 지망생들의 거의 대부분 그런 경쟁을 통과해야 했다.
이로 인해 학교 시험 중 특정 직업과 관련된 것들은 사라지게 됐다. 학교 자격 시험은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평가의 표준이 됐다. 이런 변화가 의미한 것은, 시험에서 평가하는 내용이 그 시험으로 선발된 사람들이 하게 될 활동과는 거의 관련이 없게 됐다는 것이다.
21 육체 노동자가 될 운명에 놓였던 대다수 학생은 외부 평가 시험에 응시해 더 학구적인 동년배들과 경쟁할 기회조차 거부당했다. 청년의 90퍼센트 이상이 중등 교육을 받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시험에 응시할 수 없었다. “제2차세계대전 이전에는 인구의 10퍼센트에 못 미치는 이들만이 중등 교육을 받았고 대다수가 초등학교에서 교육을 마쳤는데, 초등학교 졸업 연령은 [시험 응시 기준보다 낮은] 겨우 14세였다.” 22
학교 자격 시험의 도입으로 실제로 영향을 받은 학생들은 아주 소수였음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 자격 시험을 치르는 학교를 졸업한 학생 수는 16~17세 그룹의 4퍼센트로 극소수였다.”23 이제 “지능적”이고 학업 교육의 혜택을 받을 만하다고 여겨지는 어린이를 선발할 필요가 생겼다. 이로 인해 학업 능력을 갖춘 아동을 식별하는 방법과 그런 선별을 몇 세에 해야 하느냐라는 골치 아픈 질문이 제기됐다. 브라이언 사이먼은 학력 시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자본의 필요가 변하고 사무직, 과학직, 관리직이 증가하면서 경쟁 방식의 학력 시험이 증가했다.그에 적합한 교육과정은 이미 갖춰져 있다거나 그에 따라 “지능”을 진단할 수 있다고 간주됐다. 그 교육과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아이들은 지능적이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지능이 부족한 것이 됐다.주요한 “행정” 과제는 선발 과정이 선발 정원에 부합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학생들을 차별하되 사회적 기준이 아닌 교육적 기준으로 그럴 필요가 있었다. 브로드풋은 “‘능력주의’ 개념이 생겨난 것은 이런 이데올로기적·실용적 압력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소위 능력주의를 실현하는 방식을 찾으면서 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방법을 물색하게 됐다. 20세기 전반에 확립된 정신 테스트라는 새로운 “과학”이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지능 검사의 등장을 주도한 사람은 런던 시의회에서 일하는 심리학자 시릴 버트였다. 버트는 1947년에 다음과 같이 썼다. “지능은 아이가 학교를 다닐 때에도, 또 그 이후에도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시도하는 모든 것에 관여한다. ... 지능이 타고나는 것이라면 아이의 지능 수준에는 변할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 그 한계 용량은 분명히 콘텐츠를 제한한다. 1파인트 병에 1파인트 이상의 우유를 담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와 마찬가지로 아이가 성취할 수 있는 학력은 그의 학습 용량이 허용하는 것을 뛰어넘을 수 없다.”
27 버트가 그 분야에서 연구하는 다른 심리학자들과 달리 두드러졌던 것은 그의 연구가 방대한 데이터를 사용했고, 강력한 상관관계를 제시한다는 점이었다. 그의 주장이 어찌나 큰 설득력을 발휘했던지 30년 이상 주름잡았고, 교육학자 시릴 노우드의 국가 위임 보고서 발표 후 1944년에 도입된 교육 제도 개혁을 뒷받침했다. 이 개혁은 학교를 세 유형(문법학교, 기술학교, 현대학교)으로 나눴는데, 어린이들의 정신이 세 유형으로 나뉘므로 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타고난다는 그 지능을 측정할 모종의 방법만 찾으면 됐고 버트는 그 해결책으로 “지능 지수”IQ 시험을 제공했다. 이 시험은 나중에 ‘11-플러스’ 시험의 기초를 이룬다. 1930년대 초에는 이 모든 것에 대해 의심이나 질문은 거의 없었고, 정신 테스트라는 “과학”은 선천적 지능을 측정할 방법으로서 입지를 키웠다. 버트에 따르면 지능은 선천적이고 변하지 않는 것일 뿐 아니라 유전되는 것이기도 했다. 브로드풋이 지적한 바와 같이, “사회 통제의 메커니즘으로써 지능 테스트는, 불운한 다수에게 그들의 실패가 그들 자신의 타고난 부적절함의 결과라고 가르치는 데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그런 중등교육 재구성만이 아동의 본성에 부합한다는 것이 핵심 주장이었다. 어린이 중 일부(소수)는 추상적 사고 능력이 있고 이론과 “학습 그 자체를 위한 학습”에 관심을 갖고 있어, 이들에게는 문법학교가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어린이들(역시 소수)은 이론을 기술에 적용하는 데에 더 관심을 갖고 또 그에 능숙한 만큼 이들을 위해서는 (선발제) 기술학교가 있어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대다수는 실천적 활동과 즉각적 환경에 더 관심을 가지고, 따라서 새로운 유형의 “현대적” 중등 학교를 고안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노우드 위원회는 이 제안이 “아동 중심” 사상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 유형의 학교는 각각 아동의 본성에 “부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아동의 “본성”과 자본주의가 당시 교육 제도에 요구하던 것 사이에는 분명한 대응관계가 있다. 전문직에 적합한 소수를 교육할 것, 기술직·과학직·사무직에서 일할 소수이지만 점점 늘고 있던 노동자를 교육할 것, 그리고 계속해서 육체 노동을 수행할 다수를 교육할 필요가 강조된 것이었다.
20세기 후반의 시험: O 레벨, A 레벨 및 11-플러스 시험
29 새로 도입된 이러한 과목 기반 자격 시험 덕분에 교육과정의 유연성이 더 커질 수 있었다. 원래 O 레벨에서는 합격 또는 불합격만 있었다. O 레벨 성적 제도는 나중에야 도입됐고 그 성적은 규준 참조 방식으로 매겨졌다. 새로운 시험을 통해 더 세밀한 변별력과 전문화가 가능해졌고, 다양한 종류의 전문 지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경제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1947년에는 학교 졸업 연령이 15세로 높아졌고, 문법 교육을 받을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버트의 IQ 테스트에 기초한 11세 이상의 시험(‘11-플러스’)이 도입됐다. 학교 구조가 새로 바뀌면서 그와 함께 1951년에 새로운 시험제도가 도입됐고, 학교 자격 시험은 GCE O 레벨과 A 레벨으로 대체됐다. 시행 초기부터 노동계급 아이들을 시험에서 배제하려는 의식적인 정책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특정한 “본성”이 있다는 이론이 그런 정책을 뒷받침했고, 문법학교 학생들만 새로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제한하려는 의도였다. O 레벨은 최초 응시 연령 제한이 16세여서, 15세에 학업을 마치는 현대학교의 아동을 실질적으로 배제했다. 실제로, 1940년대 후반 노동당 애틀리 정부 하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낸 엘렌 윌킨슨은 GCE O 레벨 합격 기준을 옛 학교 자격 시험 때보다 높게 설정했는데, 그 이유는 새로운 현대학교들이 학생들을 O 레벨 시험에 응시하게 하는 것을 막고 싶었기 때문이다.그러나 1950년대 초가 되면 현대학교들은 그런 외부 시험에 접근을 허용해 달라고 압력을 키우게 된다. 취업 기회를 결정하는 데 시험의 구실이 중심적이어서 현대학교가 경쟁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현대학교의] 학부모와 학생들은 경쟁할 기회를 달라고 점점 더 요구했다. 동시에 개별 현대학교의 지위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됐고, [그에 따라] 현대학교들은 지위가 더 높은 문법학교를 모방하려고 했다. 여전히 GCE O 레벨과 A 레벨 시험만이 고등교육과 전문직으로 가는, 공신력을 가진 경로였다.
중등교육 이수 자격 시험CSE
현대학교에서 점점 더 많은 아이들에게 GCE O 레벨 시험을 치르게 하면서, 중등교육 이수 자격 시험CSE이 1965년에 새로 도입됐다. 마르크스주의 교육 역사가인 브라이언 시몬스는 당시 당국의 생각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GCE O 레벨 시험은 [의무교육 이후 나이인] 16세 연령 그룹(즉, 선발제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 전체의 상위 20퍼센트에게 적절한 목표를 제공했다 … 제안된 새로운 시험은 그 다음 40퍼센트를 위해 설계될 것이었다. 이 40퍼센트는 4개 이상의 과목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위 20퍼센트와 ‘개별 과목을 시도할 수 있는’ 나머지 20퍼센트로 다시 나뉘었다. ‘하위’ 40퍼센트에 대한 시험은 제안되지 않았다.
1944년 교육법에 따라 제안된 이런 3부제 교육 시스템이 실제로 자리 잡을 시간은 없었는데 새로운 형태의 학교인 종합학교Comprehensive School가 곧 등장해서 현대학교와 문법학교를 대체한 것이다. 1964년에 총리가 되는 노동당 해럴드 윌슨은 1963년 당대회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과학자를 양성하려면 고등교육뿐 아니라 모든 수준에서 교육에 대한 우리의 태도에 혁명이 필요합니다. … 한 민족으로서 우리는 11세 이상의 우리 아이들에게 분리 정책을 강요할 수 있을 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닙니다. ... 우리는 아이들의 4분의 3에게는 사실상 고등교육을 받을 기회를 차단된 상황을 좌시할 여유가 없습니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고등교육으로 진학해야 할 필요와 모든 젊은이들에게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라는 요구가 결합되면서, 선발제 문법학교는 점차적으로 해당 지역의 모든 아이를 수용하는 비선발제 종합학교로 대체됐다. 종합학교의 확산으로 1960년대와 1970년대에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11-플러스 시험이 점차 폐지됐다. 동시에 버트의 지능 이론에 대한 의문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었다. 브로드풋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950년대를 거치면서, 지능이 고정돼 있고 유전된다는 생각은 일련의 연구 결과로 점차 뒷받침되기 어렵게 됐다. 연구 결과들은 무엇보다 사회 계급과 환경이 지능에 끼치는 영향을 보여 줬고, 문법학교에서는 학생들의 IQ가 개선되는 반면 현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의 IQ가 악화됐음을 보여 줬다.IQ 테스트와 버트 그 자신은 1970년대에 심각한 불신을 받게 됐는데, 조사 결과 버트가 [존재하지도 않은] 공동 작업자들을 지어냈고, 그가 연구 결과를 대규모로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부 지역 당국은 11-플러스 시험을 계속 사용하며 문법학교와 현대학교 중 어디로 진학할지 여부를 결정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항상 남학생 입학 자리가 더 많았던 문법학교에서 여학생 수를 개선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문제는 11-플러스 시험에서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더 잘하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일부 지역 교육 당국은 문법학교의 성비를 인위적으로 맞추려고 여학생들을 적극적으로 감점시키는 의식적인 정책을 펼쳤다. 교육학자이자 노동당 정치인인 프랜시스 모렐에 따르면,
시험 성적은 ... 최고 능력 범위에 동일한 수의 남학생과 여학생이 포함되도록 조정됐다. 그 결과 일부 여학생은, 문법학교에 입학한 일부 남학생보다 시험 점수가 높았는데도 문법학교 입학을 거부당했다.
여학생들은 실제 시험 결과보다 더 낮은 결과를 통지받았다.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더 잘할 수 없다는 생각이 어찌나 뿌리 깊었던지 이 편견에 걸맞게 데이터가 가뿐히 변경된 것이었다.
시험 제도 내 차별에 맞서 싸운 사람들의 투쟁 대상에는 학교 구조만 있지 않았다. 그들은 또한 일부 과목의 시험 문제에 사회의 지배적인 생각이 반영되는 것에도 싸워야 했다. 교사이자 여성 권리 운동가인 오드리 존스는 가장 성차별적인 시험 문제 중 하나를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정 과목이었다. ‘당신의 오빠는 축구 경기를 보러 나갔다가 친구를 집으로 데려와 식사를 했다. 그들의 빨랫감을 처리하고 그들에게 줄 식사를 준비하는 단계를 설명하시오.’흑인 아이들의 상황은 더 나빴다. 문화적으로 편향된 IQ 테스트를 근거로 많은 수의 서인도 제도 출신 아이들이 “교육적으로 정상에 미달하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ESN 학교로 알려진)로 잘못 배정됐다. 이런 상황은 버나드 코어드의 책 《영국 학교 제도가 서인도 제도 어린이를 교육적 정상 미달로 만들어 내는 방법: 영국 학교에서 흑인 아이들에 대한 스캔들》에 강렬하게 묘사됐다.
어떤 면에서 이런 성차별적이고 인종차별적인 관행은, 경제 수요를 충족하도록 과학자와 기술자의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당시 자본의 최우선적인 필요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이런 필요에 따라 1974년 학교 졸업 연령이 16세로 높아졌다. 응시 연령이 16세로 제한됐던 O 레벨과 CSE 시험에 모든 아이들이 응시할 수 있게 됐다.
38 그럼에도 사이먼이 다음과 같이 분명히 밝히듯이 종합학교 제도 하에서도 그 전의 분할 구도가 유지됐다.
1976년이 되면 중등 학생의 75퍼센트가 종합학교에 다녔다.‘진짜’ 종합학교는 실제 학교의 50퍼센트를 결코 넘지 못했다. … 또한, ‘진짜’ 종합학교든 그렇지 않은 종합학교든 각각 그 내에서는 이중 시험 제도(GCE, CSE)가 계속 유지됐다. 원래 이중 시험 제도는 종합학교로 개편되기 전에, 학교 구조를 나누려고 고안된 것인데 말이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GCE 학생/CSE 학생/나머지 학생으로 나뉘는 3부제는 진보적 교사가 다양한 유형의 교수법과 평가를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을 열었다. 새로운 CSE에는 세 가지 다른 평가 방식이 있었다. 진보적 교사들이 특히 선호했던 것은 모드 3 CSE로, 평가 방법에서 교사와 학교에 더 많은 재량권을 주었다. 지속적 평가라는 틀은 [수준별이 아닌] 통합 교육, 협업 활동, 프로젝트 활동의 가능성을 제공했고, 학생들에게는 자신을 표현하고 실험할 가능성을 제공했다.
40 이런 상황에서, 종합학교 교사 사이에서는 모든 16세를 대상으로 하는 단일 시험을 도입하자는 공감대가 커졌다. GCE O 레벨과 CSE로 나뉘어 있고 애초부터 16세 연령 그룹의 상위 60퍼센트만 포함하도록 설계된 제도를 단일 시험으로 대체하자는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의 결과로 학교를 졸업할 때 모종의 이수 자격을 취득하는 학생의 수가 증가했다. “1982년까지 모든 학교 졸업자의 25퍼센트 이상이 5개 이상의 [과목에서] O 레벨에 합격했으며 20퍼센트는 7개 이상의 과목에서 평균 C 등급 이상을 달성했다.”모두가 응시하는 단일 시험: 중등교육 일반 자격 시험GCSE
모두가 응시하는 단일 시험 제도로 바뀐 것은 1970년대 중반과 1980년대의 경제 위기 기간 동안 이뤄졌다. 경기 침체와 실업률 상승은 교육이 노동 시장의 요구에 최대한 부합해야 한다는 압력을 새롭게 가했다. 서비스 부문이 성장하고 제조업과 육체 노동이 감소했다. 그리고 자본은 성장하는 서비스 부문의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노동자들에게 전반적으로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문해력과 수리력을 요구했다. 이에 부응해 이중 시험(GCSE O 레벨과 CSE) 제도가 단일 시험으로 대체됐다. 1988년에 GCSE(모든 16세가 치는 단일 시험)가 도입됐을 때에는 앞으로도 학생의 약 40퍼센트는 GCSE 자격증 없이 학교를 마칠 것이라고 예상됐다. 그러나 불과 25년이 지나자, GCSE 자격증 없이 학교를 마치는 학생은 거의 사라졌다. GCSE는 대처 정부의 1988년 교육 개혁법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새로 도입된 GCSE는 통합 교육 운동의 열망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통합 교육 운동은 지속적 평가와 단일 통합 시험을 요구하며 싸웠었다. GCSE는 단일 시험이 아닌 과목별 시험 시스템이었고 각 과목 안에서도 차등화된 시험지와 문항을 사용했다. A~G까지 7개의 등급이 있고 상위 등급(A~C) 응시자와 하위 등급(D~G) 응시자를 명확하게 구분하도록 처음부터 설계됐다. GCSE는 준거 참조도 규준 참조도 아니다. 비록 시험 운영 위원회에서는 등급에 관한 설명을 공표하지만 말이다. 대신, GCSE와 A 레벨 시험(18세 대상)은 선행 성취도 참조를 사용한다. 즉, GCSE는 해당 학령 인구가 [5년 전인] 11세 때의 학업 성취도를 참조하고 A 레벨 시험은 해당 집단이 [2년 전인] GCSE 레벨에서 거둔 결과를 참조한다.
42 이제 교육과정과 새로운 시험의 관리 권한은 중앙 정부 수중으로 확고히 들어왔다. 학교는 기업의 관심사와 경제적 필요에 의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밀착해 운영돼야 했다.
1988년 교육 개혁법을 추동한 이데올로기적 동기는 교육에 자유 시장 원칙을 도입하는 것이었다.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세계의 우선순위가 반영되도록 교육과 시험이 변경됐다. 이 법으로 ‘국가 교육과정’이 도입돼 교육과정이 중앙집중적으로 통제됐고 7세, 11세, 14세, 16세가 대상인 평가 제도가 도입됐다.1988년부터 다양한 유형의 학교가 증가했다. 정부가 학교 교육 구조를 시장의 힘에 종속시키고 경쟁, 사유화, 효율성 같은 사상의 영향을 증가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이미 교육 제도는 사립학교, 종합학교, 현대학교, 정부보조 사립학교 (그리고 일부 문법학교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가 복잡하게 섞여 있는 모자이크 같은 상태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파운데이션스쿨, 아카데미스쿨, 프리스쿨, 다학원 신탁학교가 추가됐다. 2015년 학교 졸업 연령이 18세로 높아짐에 따라, 11-플러스를 통한 11세 선발 방식은 이제 GCSE 성적에 따른 16세 선발 방식으로 사실상 대체됐다. 학교들은 만 16~18세를 위한 교육과정(식스폼)을 운영해서 학생을 고도로 선발하고 주로 A 레벨 시험을 위해 소규모 학문적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허용될 뿐 아니라 권장되며, 이에 속하지 않는 나머지 학생들의 교육은 계속교육Further Education 기관이나 후기중등학교(식스폼 칼리지)가 맡는다.
GCSE 및 선행 성취도 참조
44 이것은 아마도 교육 제도가 너무 많은 아이들을 낙제시키고 있다는 인식이었을 것이고, 일부 평론가는 이를 영국의 낮은 경제 성과와 연관 지어 생각했다. 그러나 조셉의 명시적 바람과 달리, [성적을 매기는 방식은] 준거 참조도 규준 참조도 아닌 선행 성취도 참조 방향으로 이동했다. 선행 성취도 참조는 순위 매기기와 참조하기라는 두 가지 과정이 있다.
GCSE 도입 이전 시기에 마거릿 대처의 교육부 장관이었던 키쓰 조셉은 “시험 [성적을 매기는 데]에서 규준 참조 방식을 벗어나 준거 참조 방식을 더 많이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45 그에 따라 순위 자체는 객관적이고 심지어 “과학적”인 척도라는 인상을 갖게 된다. 즉, 순위를 매기는 것이 불가피하고 또 정확하다는 것이다.
순위 매기기는 경쟁적 선별 과정이다. 즉, 기술과 지식 습득 능력에서 학생들을 경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능력이나 지식의 양에 숫자를 부여해야 한다. 추상적인 개념의 경우 특히 어렵다. 수학의 ‘문제 해결 능력’을 생각해 보자. 첫째, 그 능력이 물화돼야 한다. 즉 추상적인 개념이 구체적인 무언가로 바뀌어야 한다. 일단 구체화되면 측정과 수량화가 가능하고, 이런 수량화로 학생의 ‘문제 해결 능력’에 순위를 매길 수 있다. 이렇듯 ‘문제 해결 능력’은 실재하는 무언가로 다뤄지도록 물화되고, 수량화할 수 있는 대상으로 이해되고, 그 순위는 유용한 것이 된다. 물화하고, 수량화하고, 순위를 매기기. 이것이 순위 평가의 이데올로기이다.46 시험 위원회는 이 선행 성취도 자료를 사용해 해당 과목에서 각 등급에 부합할 학생 비율을 예측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응시자들의 순위 목록에서 각 등급의 경계선을 설정한다. 그 결과 성적 분포는 해마다 거의 비슷하고 전국적인 결과는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예를 들면 GCSE 수학 과목의 연간 낙제율(1~3등급 학생의 비율)이 약 30퍼센트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 학생 집단은 이제 ‘잊혀진 3분의 1’로 불린다. 47
순위를 매기는 이상, 최하위 순위에 일부 학생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낙제생이 발생하도록 시스템이 설계돼 있다. 일단 학생들의 순위가 매겨지면, 성적 할당 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GCSE의 경우, 해당 학령 집단이 앞서 핵심 단계 2 SAT[만 7~10세가 치는 시험]에서 거둔 성취도, 즉 학생들이 GCSE를 치르기 5년 전 성취도를 참조한다.각 등급을 성취할 수 있는 학생의 비율을 설정하기 위해 선행 성취도 자료를 사용하는 데에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 분명, 개별 학교는 학업 결과를 개선할 수 있지만 다른 어떤 학교가 더 나쁜 결과를 받는 한에서만 그렇다. 전국적으로 학업을 개선하려는 시도는, 예를 들어 수학이나 영어 교육을 개선하려는 국가적 시도는 성적에 반영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전국적 결과가 선행 성취도와 일치하도록 등급별 경계선이 이동하는 결과만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깔려 있는 역설적인 믿음은 교육이 학생의 학습 능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5년간의 중등교육을 마친 후 11학년 말에 학생들의 능력 분포는 6학년 말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48 굴드에 따르면 버트의 둘째 큰 실수는 그런 하나의 숫자로 측정되는 무언가가 선천적인 유전적 구성의 특성이고 대를 이어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는 것이다. 버트의 마지막 오류는 “사람의 IQ 점수는 고정적이고 불변일 수밖에 없으며, 사회적·교육적 개입 프로그램으로는 미미한 변화(그조차 작고 일시적 변동에 그치는)만 가능하다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49
이 모든 것은 지능이 측정 가능하고 변하지 않는다고 본 버트의 견해를 연상시킨다. 버트의 연구는 1970년대에 신뢰를 잃었고 사기로 판명됐을지 몰라도, 지능을 측정 가능하고 변할 수 없는 것으로 보는 더 심각한 잘못은 도전받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진화생물학자이자 과학사가인 스티븐 제이 굴드는 버트의 첫째 핵심 오류가 ‘물화’라고 지적했다. “지능이라는 모호하고 사회적으로 정의된 개념이 뇌에 위치하는 ‘사물’로 식별될 수 있다는 개념 … 그리고 지능이 하나의 숫자로 측정될 수 있고 그 보유량에 따라 사람들을 일렬로 순위를 매길 수 있다는 개념.”지능 테스트는 결코 버트가 사용한 방식대로 고안된 것이 아니었다. 지능 테스트는 20세기 첫 10년 동안 프랑스 심리학자 알프레드 비네가 발명했다. 비네는 프랑스 교육부로부터 특수 교육이 필요한 어린이를 식별하는 것을 의뢰받았다. 비네는 지능 테스트로 “일반 지능”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생물학적인 내적 속성을 측정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명시적으로 거부했고, 지능 테스트 결과가 유전된다는 해석을 모두 거부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보충 교육 프로그램을 옹호하면서 모든 점수 상승을 지능이 정말 높아진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로 이런 실용적인 의미에서 우리는 이 아이들의 지능이 높아졌다고 말하는 것이고 그런 의미만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향상시킨 것은 학생의 지능을 구성하는 요소, 즉 학생이 배우는 능력과 교육 내용을 흡수하는 능력입니다.”GCSE에서 선행 성취도 참조가 사용된다는 것은 능력이나 지능이 개선될 가능성이 처음부터 배제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지만, 여기에는 교육이 학생의 학습 능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가정이 근본적으로 깔려 있다. 교육이 학생의 능력을 거의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교육 제도가 명백하게 실패했다는 징후로 간주돼야 하지만, 오늘날 학교 교육은 그런 생각을 기초로 설계돼 있으며, 일련의 가짜 주장으로 이런 상황은 정당화된다. “해당 학령 인구 집단이 많이 변하지 않았다면 합격률이 많이 바뀌리라고 볼 이유가 없다.”
52 그는 시험 결과가 정규 분포를 보이는 것은 교육이 실패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제기했는데, 어차피 자연 법칙에 따라 벌어질 일을 재현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교사의 임무는 그 종형 곡선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학생에게 잘 이해하도록 교육이 더 필요하다면, 이를 제공하는 것이 교사의 임무라는 것이다. 블룸의 가장 중요한 연구 중 하나는 인간 특성의 안정성과 변동성을 다룬 것이었다. 53 여기서 그는 인간 특성의 안정성이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요인들이 발현된 것이라는 생각을 거부하고, 그런 결정론을 효과적 교육으로 깨뜨릴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54
미국의 교육 심리학자인 벤자민 블룸은 학생들이 무언가를 숙달한 경험이 있으면 학습 능력이 실제로 신장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입증했다.알고리즘에 의한 등급 부여
55 보리스 존슨은 “돌연변이 알고리즘”을 탓하며 비판을 모면하려 했다. 56 그러나 알고리즘 자체는 의도한 대로 정확히 작동한 것이었고, 코로나19 이전 방식에 가장 가깝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보수당도 ― 적어도 처음에는 ― 선호했던 접근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A 레벨과 GCSE 성적을 부여하기 위해 순위를 매기고 선행 성취도를 참조하는 과정이 막후에서 이루어졌고 주목받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 여름 시험이 취소되면서 교사가 직접 학생의 순위를 정하고 성적을 매겨야 했다. 그러나 학생의 최종 성적을 결정한 알고리즘은, 교사가 부여한 성적을 사실상 무시한 채 순위와 선행 성취도 참조만으로 성적을 할당했다. 2020년에 그 끔찍한 결과를 낳은 것이 바로 이 알고리즘이었다.57 2020년 8월 성적 발표 이후 광범위한 시위가 벌어졌다. 58 정부는 굴욕적인 유턴을 할 수밖에 없었고 알고리즘은 결국 폐기돼 교사가 평가한 성적으로 대체됐다. 59 만약 시위가 없었다면 많은 학생이 자신의 능력이나 성취한 바와 관련 없는 성적을 받아야만 했을 것이다. 정부는 2020년에 한 번 크게 데었기 때문에 2021년에는 알고리즘을 사용하려고 시도하지 않았고 그 대신 교사들이 성적을 부여했다. 주류 언론은 성적 인플레이션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고, 정부 내에서는 시험을 재실시해서 성적 인플레이션이 없던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방안을 논의했다.
이런 재앙적 태도 탓에 엄청난 불공정이 생겼다. 교사가 평가한 성적과 최종 성적 사이의 간극이 매우 커서 A 레벨 응시 학생 중 거의 40퍼센트가 예상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시험은 필요한가?
아동 발달 연구로 유명한 스위스 심리학자 장 피아제는 1948년 시험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
학교 시험의 가치에 대해 더 얘기할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만큼 많이 이야기됐습니다. 그러나 모든 수준에서, 교육에 대한 이 진정한 역병은 계속해서 독 ― 결코 과한 표현이 아닙니다 ― 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이 독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정상적 관계에 침투해, 양측 모두에게 교육의 즐거움과 상호 신뢰를 파괴합니다.
1948년 이래로 이 “진정한 역병”이 확산됐고 이제 시험 제도는 교육 제도 전반에 침투해 있으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험은 대학과 고용주가 요구하는 선발 기능을 기술적으로 수행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시험은 경쟁을 통해 사람들이 선발의 결과를 수용하도록 만들고, 또한 시험은 선발 과정이 공정하고 “과학적”이라는 인상을 주는 데서도 유리하다.
그러나 자본주의 교육 자체의 본질에 내포된 근본적인 모순이 있다. 한편으로 학생들은 다음 세대의 노동자가 되고 사회 안에서 자신의 지위를 납득하도록 교육받는다. 다른 한편으로 교육은 그 안에 해방의 동력이 될 잠재력을 담고 있다. 많은 교사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이처럼 교육이 해방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시험이라는 쳇바퀴에도 불구하고, 교사와 학생들은 가능한 한 보람 있고 만족스러운 교육을 위한 틈새 공간을 만들어 나간다. 학생과 부모는 교육이 기회의 창조자이자 직업적 성공의 중요한 결정 요인이라고 믿고 있고 그런 믿음은 정당하다. 그들에게 시험은 미래의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열고 닫는 “문지기” 역할로 보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없는 교육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지금의 교육이 아니라, 협업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능력이 가장 낮은 학생의 기여에도 상을 주는 교육 시스템은 가능하다. 학습의 유일한 동기가 시험 합격이 아니라, 과목 그 자체가 되는 시스템은 가능하다. 1999년 블룸이 세상을 떠난 후, 학자인 엘리엇 아이스너는 블룸이 교육자들의 생각에 공헌한 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교육계에 보내는 그의 메시지는 [학생들의] 성취에 초점을 맞추고, 학교 교육의 ‘경마’ 모델을 버리라는 것이다. ‘경마’ 모델이란 가장 빠른 사람을 식별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는 교육이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성취와 숙달이다. 그런 모델이 젊은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채택돼야 한다.”
62 당연히 우리 사회를 운영하는 자들은 미래 세대의 교육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대중에게 강요하려고 한다. 통치자들은 교육이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만들려는 자연스런 경향이 있다. 시험은 (그리고 경쟁, 성적, 낙제를 강조하는 것은) 통치자들이 자신의 이해 관계를 충족시키는 중요한 방법이다.
마르크스는 [계급으로 나뉜] 모든 사회의 지배적 사상은 지배계급의 사상이라고 주장한다.63 16세에 보는 시험을 폐지하고,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면서 균형 잡힌 교육과정을 모든 사람에게 18세까지 제공하는 변화는 확실히 환영할 만한 진보적인 개혁이 될 것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개혁은 자본주의 사회의 가치와 우선순위에 도전할 때에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의 목적이 인간의 잠재력을 해방하는 것이라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른 경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경쟁과 착취가 없는 경제 시스템 말이다.
시험과 성적은 자유 시장을 보완할 수 있지만 노동자들이 고용주가 필요로 하는 교육을 받도록 항상 보장하지는 않는다. 팬데믹의 여파 속에서 GCSE를 폐기하고 기억력과 반복 위주의 시험에서 벗어나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중시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주
-
초고를 읽고 평해 준 제인 바셋, 조셉 추나라, 주디 콕스, 자이 데이비드, 실라 맥그리거에게 감사드린다.
출처: Nick Moore, 2022, ‘Knowing their worth: capitalism, schools and exams’, International Socialism, 175 (Summer 2022).
↩
- 초등학교 6학년이 치는 SAT(“표준 성취도 시험”)도 2020년과 2021년에 취소됐다. GCSE와 A 레벨 시험은 잉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에서 16세와 18세 학생이 치는 주요 학교 자격 시험이다. ↩
- 이 글은 영국의 학교 시험에 중점을 두지만, 다른 제도에서도 동일한 기능을 많이 찾을 수 있다. 그 자체로 분석이 필요한 직업별 시험의 역사는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
- www.bbc.co.uk/programmes/m000xm6h ↩
- Jinman, 2015. 기술과 교육은 동일하지 않다. 교육이 반드시 기술로 귀결되지는 않으며, 교육이 기술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다. ↩
- Noss, 1979, p10. ↩
- 옛날 학교 교육 제도에서는 주로 지배계급만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
- 마르크스의 착취 이론에 대한 설명은 Marx, 1976 및 Choonara, 2017을 참조하라. ↩
- 수준별 학생 분류(밴딩)는 한 학년 학생을 능력별로 나누는 방법이다. 교과수준별 반 편성(세팅)은 과목마다 학생들을 능력별로 나누는 것이다. ↩
- Social Mobility Commission, 2019. ↩
- Rosenberg, 1991, p14. ↩
- Bowles and Gintis, 1976. ↩
- 이 대응관계 이론을 문제 있게 결정론적으로 독해하는 것에 대한 논의는 Cole, 2008을 보라. ↩
- 마르크스에 따르면, 노동의 소외는 자본주의에서 비롯된다. 자본주의는 노동 자체를 상품으로 변형시킨다. 노동을 노동자에게서 빼앗아 다른 사람이 통제하게 된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 거부당하며, 이 과정은 사회에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소외에 대한 확장된 논의는 Swain, 2012를 참조하라. ↩
- Bourdieu and Passeron, 1977. “문화 자본” 개념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비판은 Desan, 2013을 참조하라. ↩
- Broadfoot, 2012, p31. ↩
- Simon, 1980, p115; Bourne and MacArthur, 1970, p21. 오늘날 전국교육노조의 전신인 전국초등교사노조는 “성과 수당”에 맞서 싸웠다. ↩
- Brooks, 2008, p6. ↩
- Brooks, 2008, p6. ↩
- Broadfoot, 2012, p37. ↩
- Morrell, 1989, p79. ↩
- Brooks, 2008, p1. ↩
- 신중간계급의 부상에 대한 설명은 Callinicos and Harman, 1987, pp21-22를 참조하라. ↩
- Simon, 1978, pp239-240. ↩
- Broadfoot, 2012, p43. ↩
- Rose, Lewontin and Kamin, 1990. ↩
- Broadfoot, 2012, p44. ↩
- Simon, 1999, p61. ↩
- 이는 “일반Ordinary” 및 “고급Advanced” 일반 교육 자격 시험GCE이었다. ↩
- Morrell, 1989, p79. ↩
- Simon, 1999, p304. ↩
- Noss, 1977에서 인용 ↩
- Broadfoot, 2012, p47. ↩
- Gould, 1981, p264. ↩
- Morrell, 1989, pp67-68. ↩
- www.bl.uk/sisterhood/articles/girls-in-formal-education를 보라. ↩
- 코어드는 문화적 편견이 서인도식 영어와 “표준 교실” 영어 간의 언어적 차이에 대한 태도에서 구체화됐다고 주장한다. Coard, 1971. ↩
- Simon, 1999, p454. ↩
- Simon, 1999, p483. ↩
- Morell, 1989, p79. ↩
- GCSE는 2017년에 새로운 채점 시스템으로 개편됐다. 성적은 [가장 높은] 9등급부터 [가장 낮은] 1등급까지 나오고 8부터 1은 선행 성취도 참조를 사용한다. 최고 성적인 9는 사실상 규준 참조로, 해당 집단의 소수에게만 해당된다. Jadhav, 2017. ↩
- 국가 교육과정은 [국가의 재정 지원으로 학비가 없는] 공립학교에만 적용되며, [학비가 따로 있는 사립학교인] 퍼블릭 스쿨과 프라이빗 스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
- Playfair, 2020, pp45-47. 영국의 16~18세 학생 중 60퍼센트 이상이 칼리지에서 공부하고 있다. [칼리지는 만 16세 이상의 학생이 다니는 계속교육 기관이다. 일반적으로 지원자에게 최소 자격기준을 요구한다.] ↩
- Newton, 2011, p23. ↩
- Horvath and Bott, 2021, pp22-27. ↩
- A 레벨 시험은 GCSE 결과를 선행 성취도로 참조한다. ↩
- Association of School and College Leaders, 2019. 낙제가 학생의 능력, 자신감, 학습 동기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수 있다. 학생의 동기 부여와 참여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하려면 사기 저하된 GCSE 학생들(11년의 학교 교육 후 낙제 등급을 받은 학생)이 수학을 다시 공부하도록 강요받아 진행되는 수업만 봐도 충분하다. ↩
- Gould, 1981, p269. ↩
- Gould, 1981, p385. ↩
- Gould, 1981, p388. ↩
- Newton, 2011, p23. ↩
- Bloom, 1968. ↩
- Bloom, 1964. ↩
- 지능이 선천적이고 불변한다는 생각은 1990년대 리처드 헌스타인과 찰스 머레이가 쓴 《종형 곡선: 미국인의 삶에서 지능과 계급 구조》라는 책과 함께 다시 등장했다. 아동이 성취한 결과의 최대 70퍼센트가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는 도미닉 커밍스의 주장에서 알 수 있듯이 오늘날 지배계급 내에서는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Helm, 2013. ↩
- A 레벨 알고리즘의 기술에 대한 설명은 Hern, 2020을 참조하라. ↩
- Stewart, 2020. ↩
- Duncan, McIntyre, Storer and Levett, 2020. 내가 직접 경험한 개별적 사례에는 한 AS 레벨 학생이 교사 평가에서는 C 등급을 받았음에도 알고리즘에 의해 [최하위인] U 등급을 받은 것이었다. ↩
- Braddick, 2020. ↩
- 정부는 교사 평가 점수와 알고리즘 점수 중 더 높은 점수를 학생들에게 주기로 결정했다. ↩
- Piaget, 1973, p73. ↩
- Eisner, 2000. Bloom의 “Learning for Mastery”에는 대안 교육 시스템 구축에 사용될 수 있는 많은 아이디어가 포함되어 있다. Bloom, 1968. ↩
- Marx, 1974. ↩
- Carr, 2021. ↩
참고 문헌
Association of School and College Leaders, 2019, The Forgotten Third: Final Report of the Commission of Inquiry,
Bloom, Benjamin, 1964, Stability and Change in Human Characteristics (Wiley).
Bloom, Benjamin, 1968, “Learning for Mastery”, Evaluation Comment, volume 1, number 2,
Bourdieu, Pierre, and Jean-Claude Passeron, 1977, Reproduction in Education, Society and Culture (Sage).
Bourne, Richard, and Brian MacArthur, 1970, The Struggle for Education 1870-1970 (Schoolmaster Publishing Company).
Bowles, Samuel, and Herbert Gintis, 1976, Schooling in Capitalist America (Routledge and Kegan Paul). [국역: 《자본주의와 학교교육》, 사계절, 1986]
Braddick, Imogen, 2020, “Hundreds of Students Take to the Streets in Central London as Anger Mounts over A Level ‘Chaos’”, Evening Standard (16 August),
Broadfoot, Patricia, 2012, Assessment, Schools and Society (Routledge).
Brooks, Val, 2008, Role of External Examinations in the Making of Secondary Modern Schools in England 1945-65 (University of Warwick),
Callinicos, Alex, and Chris Harman, 1987, The Changing Working Class: Essays on Class Structure Today (Bookmarks). [국역: 《노동자 계급에게 안녕을 말할 때인가》, 책갈피, 2001]
Carr, James, 2021, “Speed Read: Think Tank Calls for GCSEs to be Scrapped by 2025”, Schools Week (29 January),
Choonara, Joseph, 2017, A Reader’s Guide to Marx’s Capital (Bookmarks).
Coard, Bernard, 1971, How the West Indian Child is Made Educationally Sub-normal in the British School System: The Scandal of the Black Child in Schools in Britain (New Beacon).
Cole, Mike, 2008, Marxism and Educational Theory: Origins and Issues (Routledge).
Desan, Mathieu Hikaru, 2013, “Bourdieu, Marx and Capital: A Critique of the Extension Model”, Sociological Theory, volume 31, issue 4.
Duncan, Pamela, Niamh McIntyre, Rhi Storer and Cath Levett, 2020, Guardian (13 August),
Eisner, Elliot, 2000, “Benjamin Bloom 1913–99”, Prospects: The Quarterly Review of Comparative Education, volume 30, number 3,
Gould, Stephen Jay, 1981, The Mismeasure of Man (Norton and Company). [국역: 《인간에 대한 오해》, 사회평론, 2003]
Helm, Toby, 2013, “Michael Gove Urged to Reject ‘Chilling Views’ of His Special Adviser”, Guardian (13 October),
Hern, Alex, 2020, “Ofqual’s A-level Algorithm: Why did it Fail to Make the Grade?”, Guardian (21 August),
Horvath, Jared Cooney, and David Bott, 2021, “Is it Time We Ditched Grades?”, Tes Magazine (26 February),
Jadhav, Cath, 2017, “Setting Grade 9 in New GCSEs”, Ofqual blog (5 April),
Jinman, Richard, 2015, “Students Lack the Skills and Discipline Essential in a Workplace, Warns Boss”, Independent (15 August),
Marx, Karl, 1976 [1867], Capital, volume 1 (Penguin). [국역: 《자본론 1》 상·하, 비봉, 2015]
Marx, Karl, 1974 [1846], The German Ideology (Lawrence and Wishart). [국역: 《독일 이데올로기》 1·2, 먼빛으로, 2019]
Morrell, Frances, 1989, Children of the Future: The Battle for Britain’s Schools (Hogarth).
Newton, Paul, 2011, “A level Pass Rates and the Enduring Myth of Norm-referencing”, Research Matters, special issue 2,
Noss, Richard, 1977, “The Great Education Debate: A Socialist View”, International Socialism 97 (1st series),
Noss, Richard, 1979, “An Assessment of Assessment”, in Richard Noss, Jeff Hurford, Shaun Docherty and Chanie Rosenberg, Education and Classroom Practice (Rank and File Teachers).
Piaget, Jean, 1973, To Understand is to Invent: The Future of Education (Viking Press).
Playfair, Eddie, 2020, “Further Education Finding its Place: Colleges and the Crisis”, in Louise Regan and Ian Duckett (eds), Reimagining Education (Socialist Education Association).
Rose, Steven, Richard Lewontin, Leon Kamin, 1990, Not in Our Genes: Biology, Ideology and Human Nature (Penguin). [국역: 《우리 유전자 안에 없다》, 한울아카데미, 2023]
Rosenberg, Chanie, 1991, Education under Capitalism and Socialism (Socialist Workers Party).
Simon, Brian, 1978, The Politics of Educational Reform 1920-1940 (Camelot).
Simon, Brian, 1980, Education and the Labour Movement 1870-1920 (Lawrence and Wishart).
Simon, Brian, 1999, Education and the Social Order 1940-1990 (Lawrence and Wishart).
Social Mobility Commission, 2019, “Elitist Britain” (24 June),
Stewart, Heather, 2020, “Boris Johnson Blames ‘Mutant Algorithm’ for Exams Fiasco”, Guardian (26 August),
Swain, Dan, 2012, Alienation: An Introduction to Marx’s Theory (Bookma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