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와 신경제라는 신화
이 글은 International Socialism 저널 121호(2009년 1월)에 실린 Bill Dunn의 “Myths of globalisation and the new economy”를 최용찬이 번역하고 이수현·최일붕이 감수한 것이다.
사회과학자들과 언론인들은 ‘세계화’나 ‘신경제’ 같은 개념들을 꽤 오랫동안 유포시켜 왔다. 많은 경우 이런 주장에는 노동계급은 사라졌고 노동계급의 자기 해방이라는 마르크스주의의 염원도 끝났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이를 단순히 마르크스주의를 반대하는 최신 주장쯤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실제로 노동계급의 종말을 선언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노동계급에 대한 공감이 거의 없다.
1 마르크스주의자 저술가들 중에도 이런 주장을 일부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면 데이비드 하비는 경제 변화로 말미암아 좌파의 기존 조직 형태가 더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2 따라서 노골적으로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주장들은 분쇄해야 하지만, [자본주의 경제의] 구조 변화에 대한 주장들은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 경제 구조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직접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의 핵심 주장은 자본주의가 집단으로 착취당하는 노동계급을 창조했고 노동계급은 자신과 세계를 변혁할 수 있는 특별한 지위를 가진다는 것이다. 근본적 구조 변화는 이러한 집단적 변혁의 전망과 행위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반자본주의 활동가들도 비슷한 견해를 표명하면서, 새로운 저항 형태와 초점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때때로 이런 주장들은 오래된 아나키즘 전통을 떠오르게 하지만,3 특히 금융자본은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나라들로 훌쩍 떠나버릴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자본의 이동성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더욱 강화하는 반면, 그 대가는 쉽게 이동하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 특히 노동자들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4 결국 세계화가 서로 다른 지역과 나라에 사는 노동자들을 훨씬 더 격렬한 경쟁 속으로 몰아넣는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변화와 노동계급의 약화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주장이 있다. 첫째는, 자본의 지리적 이동이 저항 운동의 지역적·국가적 전략을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자본은 더 값싼 노동을 찾아 이동할 수 있는 덕분에 한 지역의 노동자들과 다른 지역의 노동자들을 서로 경쟁시켜 저항 운동을 직접 약화시키기도 하고, 친노동 정책과 복지 개혁을 추진하는 국가의 능력을 약화시켜 간접적으로 약화시키기도 한다는 것이다.5 특히 정보 통신 분야의 신기술이 기업 구조와 노동의 성격을 변화시킨다는 주장이다. 산업 자본주의의 대규모 공장들이 소규모 기업들의 복잡한 네트워크로 대체되고 지식과 “기호 처리”(symbolic manipulation)[대체로 컴퓨터를 이용한 업무를 말한다 — 옮긴이]가 점점 중요해지면서 육체 노동이 덜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6 이러한 ‘신경제’는 일부 숙련 노동자들에게는 집단이 아닌 개인의 조건을 향상시켜 줄 수도 있지만, 그 밖의 일자리는 가치가 떨어지고,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줄어든 비숙련 일자리를 위한 경쟁이 격화되고, 밑바닥에 있는 노동자들은 고통받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교적 덜 과장된 주장들조차도 노동계급 내의 양극화가 확대되었고 역사적으로 가장 조직하기 어려운 양극단의 노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7
둘째, “탈조직화한 자본주의”가 사회적 차별을 확대시킨다는 것이다.8 한편, 더 분산된 자본주의가 요구하는 “새로운 전략적 상상력”은 9 작업장을 뛰어넘어 지역사회와 정체성에 바탕을 둔 정치 또는 적어도 사회운동적 노동조합주의나 지역사회 노동조합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지역과 정체성 문제를 결합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10
많은 학자들이 이런 변화에 대한 글을 쓰며 강단에서 경력을 쌓는 반면, 소수의 비판자들은 변화가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변화를 말하기에는 여전히 수많은 역사적 연속성과 한계들이 있다. 사실, 변화를 측정할 완벽한 기준이 없으므로 학자들 사이의 논쟁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는 사회주의적 전략이라는 핵심 판단 기준이 있다. 세계화와 신경제에 대한 주장이 투쟁의 새로운 가능성이나 한계를 발견하는 데 유용하다면 그것은 의미 있는 개념일 것이다. 많은 좌파들이 세계화 때문에 국제주의가 훨씬 더 절실해졌고, “초국적 집단 행동”만이 유일하게 의미 있는 선택이 됐다고 생각한다.이 글은 이런 급격한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반박할 것이다. 자본의 이동성과 지역 재배치, 그것이 국가의 능력, 기업 구조조정, 노동의 성격 변화에 미친 영향을 평가해서 반박할 것이다.
자본의 지역 재배치의 한계
11 기업들은 경쟁력 있는 노동시장을 찾아 어디든지 ‘미친 듯이 달려가고’, 그래서 선진국의 일자리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12 존 홀러웨이도 “자본은 이동한다”라는 중요한 논문(1995년)에서 그렇게 주장했다. 13 사실, 국경 내에서 또 국경을 넘어서 자본이 이동하는 것은 자본의 본성이다. 봉건제 같은 과거 체제와 달리 자본주의 경제 체제는 영토에 종속돼 있지 않다. 그런데 최근의 변화는 종종 이 측면에서, 또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서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고 한다. 14 극단적으로는, ‘무중력’ 경제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운송 기술의 발전으로 상품 이동이 더 쉬워졌고 더 중요하게는 경제가 덜 물질화했다고 한다. 물질이 아닌 상품들과 금융이 쉽게 세계를 넘나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물질 상품의 이동성과 실물 경제의 쇠퇴를 지나치게 과장한다. 15 더 근본적으로는 자본주의는 물질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가 핵심이다. 따라서 상품의 물질적 형태 변화가 곧 자본 이동성의 변화는 아니다. 16 물론 변화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더 주의 깊게 상황을 분석하고 평가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에는 기업들이 값싼 노동을 찾아 ‘바닥을 향해 질주’하는 ‘광란의 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17 다른 선진국들의 해외직접투자는 이보다는 낮은 수준이었지만, 1980년대나 1990년대가 돼서야 비로소 더 높아졌다. 이미 이 때부터 많은 유명한 다국적기업들이 존재했다. 반면 양차 세계대전 사이에는 해외직접투자 수준이 훨씬 낮았다. 전후 장기 호황기에는 투자가 선진국 국내 경제에 훨씬 집중됐다. 해외직접투자도 기본적으로 선진국들 사이에서 이루어졌다. 1914년에는 해외직접투자의 절반이, 1938년에는 3분의 2가 후진국으로 향했지만, 1960년에는 20퍼센트로 떨어졌다. 18 자본은 값싼 노동을 찾는다. 그러나 투자가 집중돼야 이윤이 높을 수 있고 자본의 지역 재배치가 겉보기보다 어려운 정치적·경제적 이유들이 여럿 있다.
역사적으로 자본의 지역 재배치 정도는 매우 다양했다. 19세기와 20세기 초에도 세계화 국면이 있었다. 1914년 영국의 해외직접투자(FDI)는 국내총생산(GDP)의 53퍼센트에 달해 현재와 맞먹는 수준이었다.19 심지어 세계화가 아직 유행하기도 전인 1980년대에도 미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임금과 노동조건의 양보를 요구하며 다른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그러나 1970년에서 2001년까지 사이에 선진국 자동차 산업에서 고용은 증가했다. 20 기업들과 친자본 정치인들은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정부의 지원을 얻기 위해 ‘이전’을 들먹인다. 예를 들어 2005년에 UN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사업 진출 나라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1위였고, 2위가 인도였고, 상대적으로 가난한 4개국(4위 러시아, 5위 브라질, 6위 멕시코, 9위 태국)이 상위 10개국에 포함돼 있었다. 21 그러나 현실을 보면, 이듬해인 2006년에 해외 투자의 66퍼센트가 기존 선진국들로 향했고, 단지 중국(5위)과 홍콩(7위)만이 상위 10개국에 포함됐다. 러시아가 11위, 멕시코 18위, 브라질 19위, 인도 21위 그리고 태국은 27위였다. 22 실제로 자본이 어디로 이동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자본 이동에 대한 주장을 살펴보는 첫걸음일 것이다.
물론 자본의 이동 가능성 자체가 자본에게 권력을 부여한다.23 해외직접투자도 1980년 5600억 달러에서 2006년 12조 달러로, 또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에 5.3퍼센트에서 거의 25퍼센트로 늘어났다. 후진국에 대한 해외직접투자 비중도 30퍼센트 이상 수준으로 회복됐다. 24 개발도상국들에서도 해외투자와 함께, 그러나 해외투자로 환원될 수 없는 제조업 수준이 급격하게 높아졌다. 개발도상국의 제조업은 75퍼센트 이상 성장해 세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과 2005년 사이에 19퍼센트에서 30퍼센트로 늘어났다. 25 그러나 이런 지표들은 주의 깊게 해석해야 한다.
최근의 세계화론을 뒷받침하는 진정한 구조 변화들이 있다. 세계 무역이 1973년 5190억 달러에서 2007년 12조 달러로 증가했고, 이 기간에 후진국이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퍼센트에서 39퍼센트로 증가했다. 첫째, 2004년 현재 세계 인구의 14퍼센트에 해당하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의 21개 선진국이 세계 산업 생산의 71퍼센트를 차지했다.27 해외직접투자도 주로 아시아의 인기 지역으로 국한됐다. 이 지역은 세계에서 임금이 가장 낮은 곳이 아니다. 2006년까지 홍콩·중국·멕시코·브라질·싱가포르 다섯 나라에 세계 전체 해외투자액의 절반 이상이 집중됐다. 아프리카에 투자된 금액은 1퍼센트 미만이었다. 28 ‘바닥을 향한 질주’ 따위는 없었다. 후진국의 산업 성장과 선진국의 상대적 쇠퇴는 단지 몇몇 나라가 성장한 것을 반영할 뿐, 반드시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생산이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생산성이 서비스 분야가 아니라 제조업 분야에서 더 빨리 향상될 경우 소비성향이 변동하지 않는 한 제조업이 고용에서 차지하는 몫은 줄어든다. 사실, 중국에서도 심지어 2008년 경제 위기 발생 전부터 산업 부문의 고용은 하락하고 있었다. 29
둘째, 생산의 변화 양상은 매우 불균등했다. 중국과 그 밖의 ‘아시아 호랑이’ 다섯 나라가 1980년에서 2005년 사이 후진국 성장의 62퍼센트를 차지했다. 투자 출처를 보면 소수 선진국 기업들에 집중돼 있다. 이는 탈산업화(탈공업화) 주장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가 있다. 상당히 부풀려진 UN 통계에 따르면, 1990년대 선진국에서 빠져나간 자본은 2조 달러에 달한다. 특히 영국·프랑스·독일의 경우 각각 GDP의 3.9퍼센트, 2.4퍼센트, 1.9퍼센트에 달하는 자본이 해외로 유출됐다. 이런 상당 수준의 자본 해외유출은 성장 둔화와 탈산업화 경향에 기여했을 수 있다. 그러나 탈산업화 경향이 가장 급격했던 미국의 경우 1990년대에 자본 유출은 연평균 GDP의 0.3퍼센트뿐이었다. 21세기 초 몇 년 동안 선진국들에서는 자본 유출이 감소하고 순유입이 약간 늘었다.31 크게 과장된 통계를 따르더라도 가장 많은 해외직접투자를 받은 중국의 경우 해외직접투자가 2006년 전체 고정자본형성에서 자치하는 비중은 9.2퍼센트,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퍼센트뿐이었다. 32
셋째, 해외직접투자 중 오직 30퍼센트만이 제조업에, 그리고 8퍼센트만이 후진국의 제조업에 투자됐다. 그 중 극히 일부만이 온전한 신규 투자였다. 2006년 해외직접투자의 67퍼센트가 기존 자산을 구입하는 것이었고 30퍼센트는 이미 가동되고 있는 외국 공장에서 번 것을 재투자한 것이었다. 따라서 3퍼센트 미만의 투자만이 신규 투자이거나 ‘미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였다.33 2006년 미국의 실업자 수는 7백만 명을 약간 넘었다. 이 수치는 무역과 무역적자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더 낮았던 1980년대와 1990년대보다 상대적·절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34 독일이나 일본은 대규모 무역흑자를 유지했지만 독일과 일본의 노동자들은 세계의 다른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문제들에 직면했다.
넷째, 이 점은 후진국의 성장이 꼭 선진국의 투자에 달려 있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준다. 다국적기업들은 현지 공급업체들과 하청계약을 맺는다. 섬유 산업의 악명 높은 ‘혹사공장’이 그런 사례다. 이 점은 선진국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영국은 엄청난 무역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런 무역적자가 일자리 감소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많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분석을 보면 무역과 무역적자가 실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작다.35 최근에도 지역 재배치와 선진국 의류 산업에서 대량해고 사례가 있었다. 예를 들면 2003년까지 최대 28,000명을 고용했던 리바이스트로스(Levi Strauss)[리바이스 청바지로 유명한 의류 대기업]는 미국 내 공장을 모두 폐쇄했다. 36 그러나 이것도 ‘세계적’ 현상은 아니었고, 세계 섬유 수출의 45퍼센트를 아시아의 7개국이 차지하고 있었다. 37 의류 산업에서도 예외 사례가 꽤 있었다. 자국에 생산 시설을 집중하는 스페인 기업 사라(Zara)가 가장 잘 알려진 사례이고, 고가 상품 생산라인에 집중하는 이탈리아와 독일은 중국에 이어 2위와 3위의 섬유 수출국이다. 38 가전 산업에도 비슷한 논리가 적용된다. 2006년까지 멕시코와 중국이 세계 TV 수출의 21퍼센트와 17퍼센트를 차지해 대략 4퍼센트 정도를 차지하는 터키·일본·폴란드·네덜란드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39 역시 이 분야에서도 ‘바닥을 향한 질주’가 아니라 생산의 재집중 원리가 작용했다. 일본 기업들은 중국 동부에 투자했는데, 이곳의 임금 수준이 오른 뒤에도 계속 머물렀다. 40 따라서 섬유 산업에서조차 생산 이전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다. 더욱이 섬유 산업은 중요하고 특히 두드러진 부문이지만 전형적인 사례는 아니다. 41
다섯째이자 마지막으로, 산업 간 엄청난 불균등이 존재했다. 섬유·의류·신발·장난감·가전 부문에서는 후진국으로의 생산 이전이 일어났다. 이 분야에서는 세계화가 노동자들에게 문제를 일으킨다는 주장이 들어맞는 듯하다. 의류 산업은 새로운 국제 분업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대표적 사례다.42 중국은 비록 주요 자동차 생산국이 됐지만 여전히 자동차 순수입국이다. 선진국들이 수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43 자동차 산업은 공장 이전을 무기로 미국의 주(州)정부를 비롯한 각국 정부들한테서 돈을 뜯어낸 전형적인 사례다. 44 그러나 가장 잘 알려진 ‘세계화’ 기업들조차도 자산·판매·고용 면에서 세계적이라기보다는 국민적이다. 지엠(GM)은 자산과 종업원의 거의 3분의 2가 미국에 있고, 도요타도 종업원의 3분의 2와 자산의 절반이 일본에 있다. 45 특히 미국과 유럽 기업들의 경우 해외 자산과 고용도 압도적으로 선진국 내에 있다. 후진국에 대한 일본 자동차 산업의 해외 투자는 미국과 유럽보다 훨씬 높아 49퍼센트가 다른 아시아 나라들에 투자됐다. 46 그럼에도 일본은 여전히 자동차 순수출국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에게 해외 생산은 해외 생산기지가 있는 나라의 시장이나 때로는 인근 지역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향상된 운송 체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생산은 목표 시장 근처에서 이루어진다. 부품의 경우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생산될 수 있지만, 여기서도 ‘적시’(適時) 생산 체제 등으로 말미암아 부품 공급업체가 너무 멀리 떨어져서는 안 되고 적어도 일부 부품 생산은 조립 공장에 가깝게 집중돼야 했다.
다른 산업에서는 해외 이전 경향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세계 자동차 생산의 3분의 2가 단지 7개국(일본·독일·프랑스·미국·한국·스페인·중국)에서 이루어진다.47 이 산업에서는 자동차 산업과 달리 노동자 조직화 사례가 많지 않다. 그러나 산업 구조 면에서 자동차 산업과 비슷한 점들이 있고 마찬가지로 생산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상품의 이동 가능성이 크지만 생산 기지는 여전히 몇몇 상대적 부국에 집중돼 있다. 비록 그 중에는 비교적 신흥 공업국인 한국과 대만 같은 나라들도 있지만 말이다. 48
가치에 비해서 매우 가벼운 다른 상품들은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반도체가 대표적 사례다. 그래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집적회로(IC)나 대규모집적회로(LSI) 등에 관련된 전자 기술과 그 응용 분야의 총칭]는 세계화의 첨단 산업으로 여겨진다.흥미롭게도 심지어 이론상으로는 ‘상품’ 이동성이 거의 완벽한 금융 부문에서도 종업원은 선진국에 집중돼 있다. 이 점은 뉴욕과 런던 금융가의 도시인들뿐 아니라 금융 부문 사무직 ‘생산 노동자’에게도 적용된다. 역외 이전은 세금 회피를 위한 것인데, 이런 역외 이전과 금융 산업에서의 고용은 거의 관계가 없다. 세금 회피 지역은 대부분 인구가 매우 적어서 선진국에서의 고용을 대체할 대안이 되지 못한다. 몇몇 기업들은 일부 작업 과정과 콜센터 등을 인도 같은 나라로 재배치했다. 그러나 널리 알려진 바와 달리 이들이 금융 산업에서 차지하는 고용 비중은 아주 미미하다.
49 이 부문의 전투성을 보여 주는 중요한 사례가 1997년 미국 UPS 파업과 최근의 런던 지하철 노동자 파업이다. 그렇다고 해서 운수노동자들이 다른 노동자들보다 더 전투적이거나 더 많은 보수를 받는 것은 아니다. 50 자본의 이동성과 비이동성이 노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확실하지 않다.
많은 다른 산업들은 근본적으로 이동이 아예 불가능하다. 많은 개인 서비스업이 대체로 그렇다. 예를 들면 미용실을 해외로 이전할 수는 없다. 또, 이전이 불가능한 물질적 생산도 많다. 건설업이 가장 분명한 사례다. 건설 노동자들이 ‘세계화’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운수·통신 산업의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로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잘 알려진 세계화 옹호론자인 수전 스트레인지(Susan Strange)도 세계화에 따른 노동계급 약화에 트럭 운전사들 같은 예외가 있음을 인정했다.51 또한 특히 중국을 포함한 다른 많은 곳에서도 엄청난 가능성이 생겨났다.
마지막으로, 자본 재배치에 관한 주장이 타당하다고 널리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흔하지만 이런 주장이 분명하게 적용되는 경우는 오직 선진국 노동자들의 약화에만 국한된다. 전에는 노동계급이 존재하지 않았던 곳에서 자본 재배치로 말미암아 강력한 노동계급이 출현했다. 예를 들면 겨우 몇십 년 전만 해도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았던 브라질·한국·남아공 같은 곳에서 강력한 노동자 조직이 건설됐다.(물론 낯익은 조직화 문제들에 직면해 있기는 마찬가지다.)요약하자면, 자본주의 세계화에 관한 증거는 기껏해야 단편적일 뿐이고 자본주의 세계화가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훨씬 더 미미하다. 자본은 고임금과 강성 노조를 피해 이동할 수 있고 실제로 이동했지만 그 이동의 정도는 세계화론자들이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미미하다. 이것은 ‘현재 위치’에서 저항의 가능성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의 쇠퇴와 ‘민주주의 결손’
52 과 복지 기능의 ‘축소’가 나타났다. 53 이런 주장이 함축하는 것은 노동운동이 자신의 힘이 약해진 영역, 즉 국내에서 권력을 추구하지 말고 세계적 영역으로 차원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의 개혁주의 버전은 국제노동기구(ILO)나 (훨씬 더 낙관적이게도)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국제 기구에 의존하거나 국제 노동조합 관료들을 변화의 주체로 여긴다. 54 더 급진적인 버전은 현장조합원들의 노동자 국제주의 전통을 복원하고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55
많은 저술가들이 노동계급의 약화는 국가 권력이 축소된 간접적 결과라고 생각한다. 자본의 이동성이 국가를 뛰어넘음에 따라 일국 수준에서 쟁취했던 개혁들이 힘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결손’56 이런 비판적 글 중에는 아쉽게도 민족주의에 입각한 주장도 있지만 이런 주장들은 심지어 자유주의적으로 평가되는 국가들이 얼마나 개입주의적인지를 성공적으로 밝혀낸다. 57 더욱이 국가의 쇠퇴에 대한 주장들은 이 저널의 독자들이라면 이미 잘 알고 있을 자본주의 국가의 본질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다. 국가와 자본 사이에 때때로 긴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국가와 자본은 근본적으로 대립하지 않는다. 사회주의자들이 국가 권력을 획득한 뒤 세계 자본주의에 근본적으로 도전하지 않고도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국가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개혁주의적 환상이다. 물론 국가 권력은 단지 자본의 이해관계로 환원되지 않는다. 국가의 제한적 자율성조차 일국 수준에서 개혁을 획득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개혁은 근본적으로 불안정하다. 개혁주의의 한계를 지적한다고 해서 개혁을 위한 투쟁을 거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제는 개혁을 획득하고 유지하는 능력이 약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주장을 여기서 길게 분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 글의 앞부분에서 이 문제를 적어도 함축적으로는 이미 다뤘기 때문이다. 자본의 이동성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면 여전히 국가를 상대로 한 투쟁은 여러 가지 이유로 중요할 것이다. 이 주장 역시 학자들의 주목을 받아 왔고, 이런 주장을 반박하는 다양한 학자들의 글은 국가의 구실이 축소됐다는 주장이 왜 신화인지를 밝히는 중요한 이론적·역사적·실증적 이유들을 제시한다.58 19세기는 말할 것도 없고 제2차세계대전 전과 비교해 봐도 사뭇 다르다. 경제의 취약성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높은 수준의 정부 지출이 경제적 재앙을 불러오지도 않았다. 59 적어도 선진 강대국에서는 정부의 힘을 약화시킨다고 알려진 기술들을 국가가 자신의 필요에 따라 활용한다. 쿠바나 이른바 테러리스트들에게 자금이 흘러들어가는 것을 감시하는 기술이 그런 사례다. 60 심지어 상대적 빈국인 칠레나 말레이시아도 꽤 효과적으로 자본 통제를 실시했다.
국가의 쇠퇴라는 주장에 대해 두 가지만 지적해야겠다. 첫째, 국가의 경제적 구실이 쇠퇴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1980년 이후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사회 복지 분야를 포함한 정부 지출 규모가 증가했다.61 각국 정부는 이러한 국내 자본의 노동 통제 조처들에 호응하고 있다. 정부가 국내 자본을 지원하는 것은 해외 자본을 유치하거나 유지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62 또, 여전히 국내 노동운동으로 ‘개혁’을 효과적으로 쟁취할 수 있다. 영국이나 다른 나라 상황과 달리 프랑스에서 벌어진 노동 악법 반대 투쟁이 그 예다.
둘째, 국가는 여전히 계급투쟁의 영역으로 남아 있고, 노동계급의 적들은 그 투쟁 영역을 포기할 기미가 전혀 없다.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이 국가 정책의 직접적 결과인 경우가 많다. 예컨대 최저임금 삭감(특히 미국에서)이나 노조 통제 법률 제정이 그렇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재계”는 특히 한 나라 수준에서 여전히 잘 조직돼 있고,자본가들이 국가를 통해 계속 노동 통제 정책을 시도하는 것은 단순히 경제 권력만으로는 노동자들을 굴복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는 여전히 핵심적인 투쟁 영역이고, 노동자 국제주의 지지자들은 이 투쟁을 기각해서는 안 된다. 실천에서 국내 노동운동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은 명백하다.
노동자와 신경제
63 이런 자본주의 덕분에 경제가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의심할 만한 이유가 많지만 여기서 이 광범한 주장을 모두 다룰 필요는 없을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 경제의 생산성이 실제로 향상됐지만 전후 장기 호황 시대는 고사하고 여전히 1970년대 수준도 회복하지 못했다. 일본과 유럽 대륙에서는 기술 혁신이 있었지만 이와 동시에 생산성 향상에 실패했고 극심한 경제 활동 정체가 나타났다. 그러나 선진국 전체에서 노동 세력 약화가 일반적으로 나타났다. 이 절에서는 신경제가 노동자 조직화 전망을 변화시켰다는 주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다음 두 절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가장 강력하고 제조업의 쇠퇴가 가장 두드러진 미국 사례에 집중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많은 곳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고 비슷한 주장이 개진됐다. 먼저 자본 재구성과 작업장 규모 축소 주장을 다룰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신기술이 숙련도에 기반한 노동을 변화시켰다는 이른바 ‘노동의 변화’ 주장을 다룰 것이다.
조직적이지 않고 유연한 포스트 포드주의 자본주의의 새 시대 운운하는 주장이 널리 퍼져 있다.64 공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소규모 작업장에서 조직하기가 더 어려웠다는 것이다. 65 노사간 위계제가 덜 작용한다고도 한다. 소규모 자본가들도 착취하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들 역시 대자본의 희생자들이고, 권력이 네크워크를 따라 분산되면서 계급 적대가 시야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66
먼저, 신경제가 기업과 작업장 구조를 바꿨다고들 한다. “포드주의” 대공장이 복잡한 하청 네트워크로 대체됐다는 것이다. 가내 공업이 다시 활력을 얻고 있다는 주장이67 그럼에도 자본의 집적과 집중이 노동자들을 훨씬 더 많이 결집시키는 것은 자본주의가 자신의 무덤을 파는 사람들을 창조하는 과정의 중요한 일부라고 할 수 있고, 이런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는다면 당연히 중대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산업 구조와 노동자 조직화 사이의 관계를 기계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포드 자동차 공장에서 노동조합을 조직하는 데는 38년이라는 긴 투쟁이 필요했다. 한편 중국의 수많은 대공장에는 사실상 독립 노조가 존재하지 않는다. 반대로, 잘 조직되고 전투적인 노동자들이 비교적 소규모 작업장에서 일할 수도 있다. 영국 석탄 탄갱당 고용 규모는 19세기 초에 300명에 지나지 않았고 1984년 광원 대파업이 시작될 때도 900명뿐이었다.그러나 집적과 집중은 자본주의에서 나타나는 유일한 영속적 경향이 아니었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기도 했다.
이때까지는 동일한 생산자가 본업이나 부업의 형태로 함께 경영해 오던 업종들은, 매뉴팩처식 경영에 장악되면 즉시 분리되고 독립한다. 매뉴팩처식 경영이 어떤 상품의 특정 생산 단계를 장악하게 되면 그 상품의 다른 생산 단계들은 각각 독립 산업으로 전환된다.따라서, 전에 연결돼 있던 과정이 이렇게 분절된 것은 생산 규모의 축소가 아니라 성장을 보여 준다. 그래서 초기 반도체 회사들은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를 생산하고 생산의 모든 단계에 손을 뻗쳤다. 디자인에서 조립, 시험 그리고 컴퓨터 같은 완제품 생산까지 모두 취급한 것이다. 그 후 기업들은 마이크로프로세서나 메모리칩, 또 시계용 칩 등으로 생산을 전문화해서 그 중 일부는 시장을 독점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크로프로세서 부문의 인텔사가 대표적인 경우다. 마찬가지로, 칩 제조업체들도 스스로 반도체 제조 장비를 갖추기보다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니콘·캐논 같은 소수의 전문 업체한테서 반도체 장비를 구입할 수 있었다. 그래서 모든 자본재를 직접 생산했을 때보다 더 큰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70 이 점은 중요한 함의가 있다. 생산 네트워크의 다른 부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마치 한 공장 안에 있는 노동자들처럼 긴밀하게 연결되는 것이다. 작은 부품업체에서 일어난 파업이 생산 시스템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게 됐다. 1998년 미시간의 한 GM 부품 공장의 파업에 대한 앤드루 헤로드의 평가를 보면 이 파업이 얼마나 빨리 북미 전체의 GM 공장을 멈추게 하고 GM에 2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혔는지 알 수 있다. 71
이 점은 ‘신경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동차 생산을 예로 들면 많은 서구 기업들이 일본처럼 부품 생산을 특정 부품업체에 외주화하는 방식을 모방했다. 즉, 생산의 분산은 흔히 실제로는 한 작업장에 제한돼 있던 생산이 확장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72 심지어 실제의 기업들 사이에서도 이름뿐인 자유 시장 이면에는 공급 과정의 위계질서에 따른 권력 관계가 숨어 있다. 73 특정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이 하나 이상 존재하면 라이벌 관계가 형성되고 노동자들끼리 서로 반목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어떤 한 부분에서 행동이 벌어질 경우 전체 생산 네트워크가 마비될 수 있다. 그런 네트워크의 특징 하나는 적시(適時) 생산 체제의 강화 때문에 생산의 특정 단계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기업이 곧바로 끼어들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07년 호주의 한 범퍼·계기판 제조업체에서 노동자 230명이 벌인 파업은 40분도 채 안 돼 포드의 조립 공장에 영향을 미쳤고 하루에 1백만 달러의 손실을 입혔다. 74 언젠가는 경쟁사가 생산을 늘릴 수 있을 것이고, 따라서 서로 다른 공급업체들에서 연대가 조직되지 않는다면 한 부문의 투쟁은 중도에 무너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질적으로 새로운 문제는 아니다.
때때로 특정 작업과 생산 단계의 분화가 한 기업 내에서 일어날 수도 있지만 서로 경쟁하는 특정 기업 단위들이 생성될 수도 있고 모기업과 분리된 독립 기업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생산 네트워크의 발전 덕분에 최종 생산물 제조업체는 생산 과정의 많은 부분을 독립적 하청회사에 외주화해, 고용 증가 없이도 매출을 늘릴 수 있었다. 이것은 계급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하청회사와 원청회사가 비용 삭감과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의 책임을 서로 미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독립적 관계는 종종 실질적 관계라기보다는 형식적 관계에 지나지 않는다. 영국 건설 산업을 보면 많은 명목상 소기업들이 사실은 세금 회피용으로 만들어진 1인 회사다.75 다시 말해 부품업체의 평균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그 분야에서 대기업이 됐다. 가장 눈여겨볼 만한 사실은 기업의 규모가 줄어든 조립업체보다는 기업이 커진 부품업체에서 노동조합 조직율이 훨씬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분산화 과정 때문에 집적과 집중 경향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다시 한 번 북미 자동차 산업의 예를 들면 1990년대부터 외주화 규모가 커지면서 부품 공급 업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1990년 30,000개에서 2000년에는 10,000개 훨씬 이하로 줄었다.76 영국과 많은 유럽 나라에서는 은행 노동자들이 작업장 규모가 미국보다 더 작았는데도 상당히 효과적으로 노동조합을 건설했다. 그 뒤 구조조정이 일어나 은행 업무가 지점보다는 본점과 콜센터로 집중됐다. 본점과 콜센터처럼 새롭게 업무가 집중된 곳은 전에는 노동자들이 조직되지 않은 곳이었다. 나중에야, 예를 들면 영국 은행들에서 노동조합이 노조 인정받기와 조합원 조직화 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77
비슷한 현상이 다른 부문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금융 부문 노동자들은 1950년에 미국 체신·전문직 노조가 산업별회의(CIO)에서 마녀사냥당한 뒤 거의 조직되지 않고 있었다.78 다른 선진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반면 상대적 후진국에서는 노동의 광범한 집중화가 진행됐다. 생산 과정의 외주화는 때때로 생산의 해외 이전과 결합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이 보편적이지 않다고들 하지만, 일부 부문에서는 매우 실질적이다. 신발이나 의류 업체가 생산을 동아시아의 혹사공장에 외주화하는 전형적인 경우가 그렇다.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분명 끔찍하다. 그러나 이것은 규모가 작기 때문이 아니다. 예를 들면 2005년 캄보디아 의류 수출 산업 공장의 오직 28.6퍼센트만이 노동자 수가 500명 미만이었고 7.3퍼센트는 5,000명 이상이었다. 이 부문 노동자 26만 명은 대체로 대규모 공장에서 일했다. 79
소규모 생산으로의 회귀라는 이미지는 근본적으로 매우 과장된 것이다. 미국의 평균 기업 규모는 줄어들지 않았고, 500인 이상 작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비율도 1990년 46퍼센트에서 2004년 49퍼센트로 늘어났다.공장 규모의 유지, 심지어 증가 이면에 실질적 변화가 있었을 수도 있다. 전에 대규모였던 작업장이 축소되면서 그동안 어렵게 쟁취한 노동조합의 힘이 약해진 경우도 많다. 한편, 노동자가 새롭게 집중되는 곳에서는 투쟁 없이 노동조합이 조직되지 않는다. 중요한 점은 구조 변화 때문에 이런 투쟁과 조직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노동의 성격 변화
80 한편 팀제가 도입된 제조업 노동자들도 새롭게 기술을 익혀, 일부 저자들에 따르면 “새로운 장인들”이 돼서 81 더 유연하게 일하고 자신의 노동에서 덜 소외되고 집단적 해결 방식을 덜 추구한다. 82 반면 신기술 때문에 다른 직업들에서는 숙련 노동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은행 직원의 복잡한 업무 기술과 심지어 식당 노동자들이 하던 계산 작업도 컴퓨터로 대체됐다. 숙련도도 낮고 특별한 기술도 필요 없는 청소부 같은 일부 직업은 비교적 타격을 받지 않았지만, 이런 직업 자체가 줄어들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자 임금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일자리는 비정규직화하고 흔히 시간제나 유연한(여기서 유연화는 자본이 노동을 공격하는 데서 발휘되는 온갖 유연함으로 나타난다) 일자리로 바뀌었다고 한다. 83 이것은 한때 노동자 조직의 근간을 이루었던 반숙련 노동자들의 감소를 의미한다. 이런 견해에 따르면, 점증하는 불평등 사례들은 숙련도의 양극화 때문이다. 이 과정도 성과 인종에 따른 노동시장 불평등을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84
노동자의 잠재력이 줄어들었다는 주장이 드는 두번째 근거는 노동의 성격이 변했다는 것이다. 특히 신기술이 숙련 노동의 필요성을 변화시키고 노동자를 양극화시켰다는 것이다. 어떤 직업은 더 많은 숙련도를 요구하는데, 연구·개발이나 금융 부문 등 새로운 지식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기호 처리” 업무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는 것이다.85 또한 왜 특별히 반숙련 노동자들이 조직되기 쉬운지도 분명하지 않다. 역사적으로, 숙련 노동자(예를 들면 교사)들과 미숙련 노동자(예를 들면 미화원)들은 모두 잘 조직됐고 또 전투적이었다.
역시 이런 주장을 의심할 만한 많은 이론적·경험적 이유들이 있다. 로런스 미셸과 그의 공저자들이 주장했듯이 “일반적으로 말해 투자와 기술 변화가 교육받은 숙련직 노동력을 더 많이 요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은 20세기 내내 그랬다. 따라서 왜 임금 불평등이 20년 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는지를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86 다른 분야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건설 산업이 분명한 예를 보여 준다. 이 부문에서는 신기술이 숙련도를 중간화(양극화와 반대로)했다. 신기술은 숙련 수작업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감소시킴과 동시에 육체 노동(운반 작업 등)의 필요성도 감소시켰다. 이런 과정이 노동자 조직화에 기여했다는 증거는 없다. 87 대부분의 나라에서 건설 부문이 다른 부문보다 더 잘 조직된 것도 아니고 미국에서는 다른 부문보다 현저하게 조직화 정도가 낮다.
많은 경우 기술과학이 숙련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같은 일부 첨단 기술 산업에서 숙련 기술자들과 생산직 노동자들 사이의 양극화가 일어날 수 있지만88 당연히 마르크스주의자들은 (특히 하위 20퍼센트에 대해) 정반대 인과관계를 적용할 수 있다.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득이 적은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임금 인상을 쟁취한다. 따라서 소득이 적은 사람들이 중간 소득자들보다 덜 조직돼 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89 실제로 미국에서는 1973년부터 2005년까지 임금 격차 확대의 60퍼센트가 교육 수준이 비슷한 동일 집단 내에서 발생했다. 90
숙련과 임금과 조직화에 대한 논의에는 보수적 순환론이라는 실질적 위험이 있는 듯하다. 주류 경제학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적 자본’, 즉 숙련도에 따라 대가를 받는다고 주장한다.(그렇다면 여성과 소수인종 노동자들이 임금을 적게 받는 이유는 백인 남성보다 그들이 체계적으로 덜 숙련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성립되는 셈이다.) 그러나 예컨대, 미국의 소득 분배를 살펴보면 상위 20퍼센트와 하위 20퍼센트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노동조합 조직률이 그 중간에 있는 사람들보다 낮다.91 조사에 따르면, 당연히 여성과 소수인종 노동자들이 백인 남성 노동자들보다 노동조합에 더 우호적이다. 92 성과 인종에 따른 임금 격차는 여전히 크다. 온갖 제도와 관행이 노동조합 조직화와 동일임금을 쟁취하는 데 걸림돌 구실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성과 인종에 따라 노동이나 인적 자본의 차이가 노동조합 조직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 오히려 노동조합의 약화가 대부분의 임금 양극화의 원인이다. 93
역사적으로, 노동조합으로 조직되기 전까지 저숙련 남성 일자리들은 임시직에다 임금도 매우 낮았다. 오늘날에도 여성과 백인이 아닌 노동자들이 비교적 저임금의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 프리미엄’이 훨씬 더 크다. 미국에서는 노동조합에 따른 임금 상승분이 남성의 경우 24퍼센트, 여성은 31퍼센트이다. 백인 노동자에게는 30퍼센트, 흑인에게는 32퍼센트, 라틴계, 즉 히스패닉계 노동자에게는 46퍼센트이다. 생산 과정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맞지만, 이를 노동자 조직의 약화와 연결시키려 할 때는 조심스러워야 한다. 일본에서 도입된, 특히 1940년대 후반과 1950년대 초반 노동조합이 혹독한 패배를 당한 뒤 도요타 공장에 도입된 노동과정에 착안해 서구 산업에도 팀제 이론이 도입됐다. 각 직무가 확연히 구분되는 포드주의 생산라인이 아니라 하나의 팀이 더 넓은 범위의 직무에 책임을 진다. 일본에서는 이런 노동과정이 주로 핵심 남성 노동자들에게 50대까지 상대적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종신고용제와 연관돼 있었다. 기업은 노동자들의 숙련도 향상을 위해 더 많이 투자하고 노동자들은 더 많은 소득을 보장받는다. “지속적 개선” 체계는 생산 과정에 노동자를 “투입”하는 것을 중시한다. 이 체계는 생산라인이 상품을 쏟아내는 체계가 아니라 필요할 때만 상품이 생산되는 수요 중심 체계다.95 또한 팀제 하에서는 어떤 노동자가 아프거나 휴식을 취하면 그 빈자리를 다른 노동자가 메워야 한다. 따라서 이 제도는 “스트레스에 의한 경영”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96
이런 체계가 도입된 곳에서는 새롭게 숙련도를 높여야 한다. 그러나 이런 체계가 자동으로 노동의 소외를 완화시킨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사실, 이 체계가 도입되면 노동자들은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경직된 생산라인에서는 쉬는 시간이 생겨나지만 라인을 따라 동일한 노동이 반복되는 방식이 아닌 이런 방식을 채택하면 유연화 덕분에 이런 틈을 메울 수 있다. 항상 다음 작업이 노동자를 기다리고 있다.97 에서 확인된 “화이트칼라 노동의 변질” 과정은 흔히 강화했다. 심지어 컴퓨터 프로그래머처럼 숙련도가 매우 높은 “기호 처리자들”도 생산 과정의 복잡함과 규모 때문에 마치 거대한 공장 같은 대규모 사무실에서 각각의 프로그래머는 전체 생산물의 아주 작은 한 부분만을 제작할 뿐이다. 또, “스트레스에 의한 경영”이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는 부문이 바로 서비스 부문이다. 콜센터에는 종종 매너라고는 찾아보기가 어려운 고객의 온갖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런던의 히드로 공항의 체크인 카운터에서 승객들은 끔찍하게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지만 노동자들도 항상 성난 승객의 요청에 최대한 빨리 대응해야 한다. 이렇게 노동은 끔찍한 일이 되고, 더 많은 가치를 노동으로부터 쥐어짜낸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구조 자체가 저항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 성장이 근본적 변화를 일으킨 것도 아니다. 서비스 분야도 제조업 분야와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고 서비스 노동자도 조직될 수 있다. 해리 브레이버맨의 고전적 연구98 실제로 이 시스템은 문제를 더 많이 일으킬 수 있고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감시·감독이 더 많이 필요하다. 99 흔히 사용자들은 팀제를 확립하기 위해 노동조합과 협상해야 함을 깨달았고, 노동조합은 착취를 약화시키기 위해 협상을 중단시킬 힘이 자신에게 있음을 깨달았다. 100
브레이버맨의 책은 변화가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너무 결정론적으로 파악했다고 비판받았다.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노동자들 모두 효과적으로 저항할 수 있고 그들은 투쟁을 통해 근무 환경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일본식 팀제가 서구 작업장에 도입될 때는 서로 다른 노동운동 전통 때문에 그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팀제 하의 팀 회의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된 노동을 불평하는 자리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실제 많은 경우 팀 회의가 폐지됐다. 팀 간 경쟁은 업무 능력을 배가시키기보다 다른 팀에 대한 태업을 부를 수도 있다. 따라서 유연화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경제 논리의 반영이라기보다는 노동자들을 겨냥한 전략의 성격이 더 강하다. 유연화는 업무 자체의 변화라기보다 일자리 이름을 바꾸고 계약을 파기하는 것과 더 관련이 많다. 그러나 그조차도 자본이 이미 성취한 것이라기보다는 자본의 야심찬 계획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1995년과 2005년 사이에 미국 노동인구 중 비정규 노동자의 비율은 실제로 약간 감소했고, 비정규 노동자들 중 장기고용(임시 계약직이지만 1년 이상 고용이 유지된) 비율은 (약 62~65퍼센트) 증가했다.102 양극화 주장은 보통 이 두 집단 간의 비교에 근거하고 있다. 이 방법은 노동계급 내의 (소득) 분포를 파악하기에는 매우 부적절하다. 당연히 사장들의 임금은 급상승했고, 일부 관리자들도 꽤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임금이 낮은 부분과 중간 부분을 비교해 봐야 상황을 더 분명히 알 수 있다. 임금이 낮은 부분과 중간 부분의 격차는 1980년에는 증가하다가 그 후로는 변함이 없거나 감소하고 있다. 103 특히 미국에서는 (신경제가 시작됐다고 하는) 1987년 이후 남성들 사이의 격차는 줄어들었고 여성들 사이의 차이는 대체로 변함이 없다. 104 미국의 경우 여성들 사이의 임금 격차가 남성들보다 더 큰데, 지금까지 상위 80퍼센트의 임금이 상당히 상승했다. 그러나 이 점은 다른 한편으로 성별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2005년 공식 빈곤선상의 저임금 여성 비율은 29.4퍼센트였고 남성은 19.9퍼센트였다. 남성의 경우 1979년의 15.7퍼센트에 비해 상승했지만 여성은 1979년의 42.1퍼센트에서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빈곤선상의 저임금을 받는 흑인 남성과 여성 그리고 히스패닉계 여성 비율은 떨어졌다. 히스패닉계 남성은 떨어지지 않았다. 105 유럽 대륙의 경우에도 하위 10퍼센트와 중간 사이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106 따라서 흔한 주장과는 달리 노동계급 내의 양극화는 훨씬 미미했다.
마지막으로, 아마 가장 중요한 간단한 사실일 텐데, 노동자들 사이에 계급 양극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로런스 미셸과 공저자들은 상위 10퍼센트와 나머지 사이에 엄청난 격차가 있다고 주장하는데,노동계급 내 양극화는 비슷한 숙련도를 가진 노동자들 사이에서 일어났고 특정한 기술과학적 변화와 관련 있는 것은 아니었다. 노동자 조직화의 쇠퇴는 불평등 심화와 저임금의 결과가 아니라 그 원인이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
조직화와 조직화 실패
107 최근의 실패는 공간적·경제적 이질성 증가만큼이나 좌파 정치의 실패와도 관계가 있다. 리처드 워커는 적절하게도 현재 시기를 자본주의 경제의 성공이라기보다 노동계급의 정치적 패배라는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8
자본주의는 계속해서 노동자들을 한데 모으고 또 분산시킨다. 자본주의는 말 그대로 어떤 곳의 노동자들은 집중시키고 다른 곳의 노동자들은 서로 경쟁시킨다. 또, 상징적으로도 자본주의는 공통의 계급 이해관계와 동질성을 창출하는 한편 각개격파를 위한 수천 가지 이간질 전략도 추구한다. 사회주의 정치란 모름지기 실제로 존재하고 눈치챌 수 있는 차이들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109 그러나 작업장 내의 착취와 저항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해 왔다. 그런 저항이야말로 세계를 변혁할 노동계급의 특별한 잠재력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사회운동이나 지역사회 노동조합 운동을 옹호하는 일부 최근 저작들을 읽으면서 이 주장들을 잃어버린 연대의 전통을 되살리려는 노력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전략을 작업장에 기반한 조직화를 대체할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리고 작업장 내의 집단적 착취가 노동자들의 파편화를 저지하는 경향이 있는데도 그런 집단적 착취가 더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위험하다. 그렇다면 사회주의는 단지 “의지의 행위”가 될 것이다. 진정한 마르크스주의 전통은 항상 국제주의적이었고, 레닌의 말을 빌리면 단지 노동조합의 서기가 아니라 “인민의 호민관”이 되기 위해 작업장을 뛰어넘는 조직화를 추구해 왔다.자본주의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오래 전에 주장했듯이 끊임없이 변한다. 그러나 최근의 변화가 노동자와 사회주의 조직에게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변화를 불러왔다는 주장을 신뢰하기는 어렵다. 제조업에서도 자본 이동은 흔하지 않다. 자본은 전투적 노동조합과 고임금을 피해 자신이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생각을 퍼뜨리지만, 자본이 주장하는 것과 달리 이런 이동이 갈등 없이 이루어진 경우는 거의 없다. 엄청난 임금 격차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의 급격한 투자 이동도 일어나지 않았다. 상당한 이동이 있기는 했다. 그러나 특정 부문에서, 또 매우 불균등한 방식으로 이동했다. 쇠퇴하고 있는 1차 산업뿐 아니라 확대되고 있는 서비스 산업도 포함해서 많은 부문에서 자본의 이동 가능성은 훨씬 적다. 노동계급이 직면한 문제들은 자본 이동성과 기껏해야 미약한 연관이 있을 뿐이다. 이와 비슷하게, 비록 기업 구조 변화가 기존에 확립된 노동자 세력을 적잖이 약화시키고 있지만 이런 변화가 소규모 가내공업으로의 회귀나 소외된 노동의 종말을 가져오지 않았다. 또, 이런 변화가 작업장에 기반한 조직화 전략의 중요성을 감소시키지도 않는다. 이런 변화가 규모의 중요성을 사라지게 하거나 투쟁을 가장 잘 확산시키고 강화할 수 있는 전술을 고민하는 것의 중요성을 기각하지도 않는다. 상황은 다양하다. 유럽의 신발 공장이 문을 닫고 유럽 바깥의 해외로 생산을 이전하려 한다면 공장을 유지하는 길은 사실 외부의 연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자신의 경험이 실제로 보편적이지 않음을 보여 주는 통계 수치들을 찾아내는 것은 정치적으로 멍청한 짓이다. 그러나 모든 노동자들이 똑같은 문제들에 직면했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로 잘못이다. 철도 노동자들, 건설 노동자들, 병원 노동자들 그리고 제조업을 포함한 그 밖의 다른 노동에 종사하는 많은 노동자들에게는 진정한 힘이 있다. 물론 한 부문의 투쟁은 다른 부문으로 확산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작업장에서 직접적 착취에 맞선 투쟁의 가능성이야말로 사회주의적 국제주의의 변함없는 필수적 출발점이다.
주
- 예컨대, Hardt and Negri, 2000. ↩
- Harvey, 2003. ↩
- Rowley and Benson, 2000. ↩
- Frieden, 1991; Strange, 1996. ↩
- Castells, 1996, 1997 and 2000; Lash and Urry, 1987 and 1994; Murray, 1988; Piore and Sabel, 1984; Hyman, 1992; Reich, 1991. ↩
- Reich, 1991. ↩
- Hyman, 1999. ↩
- Tilly, 1995; Mazur, 2000; Radice, 1999. ↩
- Hyman, 1999. ↩
- Waterman, 1999; Wills, 2001; Wills and Simms, 2003. ↩
- Greider, 1997. ↩
- A Glassman, cited in Reich, 1991, p121. ↩
- Holloway, 1995. ↩
- Ross, 2000. ↩
- Huws, 1999. ↩
- Holloway, 1994 and 1995; Fine, 2004; Dunn, 2004. ↩
- Held, McGrew, Goldblatt and Perraton, 1999, p275. ↩
- Kenwood and Loughheed, 1992; Dunning, 1993. ↩
- Thomas, 1997. ↩
- Pilat, Cimper, Olsen and Webb, 2006. ↩
- 국제연합 무역개발회의(UNCTAD)의 2005년 전망 평가. www.unctad.org/fdiprospects 참조. ↩
- UNCTAD의 2007년 세계투자보고서에 계산한 수치. www.unctad.org 참조. ↩
- WTO의 2007년 ‘국제무역통계’. www.wto.org 참조. WTO의 개발도상국 정의는 정태적인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상대적으로 부유한 동아시아 나라들도 개발도상국에 포함된다. 그러나 그런 정의는 각국을 비교할 수 있게 해 주는 장점이 있다. ↩
- UNCTAD, World Investment Report 2006, available at www.unctad.org ↩
- UNCTAD, Handbook of Statistics 2006-7. ↩
- 다음의 자료들을 바탕으로 계산한 수치다.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Human Development Report 2006; United Nations Commission on Trade and Development World Investment Report 2006; World Bank, World Development Report 2006: Equity and Development; Census, Statistical Abstract of the United States 2008, www.census.gov 참조. ↩
- World Bank, World Development Report 2006: Equity and Development. ↩
- UNCTAD, World Investment Report 2007. ↩
- UNCTAD, Handbook of Statistics 2006-7; National Bureau of Statistics of China, available at www.stats.gov.cn ↩
- UNCTAD, World Investment Report 2007. 세계 관련 수치들은 과장된 것이 분명하다. 그런 수치에 따르면 1990년대에 전 세계에서 1조 달러 이상의 순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당연히 세계의 순유출은 0이 돼야 한다. ↩
- UNCTAD, World Investment Report 2007. ↩
- UNCTAD, FDI country profiles, 2007, available at www.unctad.org ↩
- Nayyar, 2007; Rowthorn and Ramaswamy, 1997; Navarro, 2000. ↩
- Census, Statistical Abstract of the United States 2008, available at www.census.gov ↩
- Fröbel, Heinrichs and Kreye, 1980. ↩
- Dicken, 2007. ↩
- Comtrade, available at http://comtrade.un.org ↩
- Comtrade. ↩
- Comtrad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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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tcliffe and Glyn, 1999. ↩
- Dicken, 2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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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cken, 2007. ↩
- Dicken, 2007, p296. ↩
- UNCTAD, FDI country profiles, 2005, United States, Japan, available at www.unctad.org ↩
- Henderson, 1989. ↩
- Dicken, 2007, p333. ↩
- Strange, 1996. ↩
- ILO의 국제통계연감을 바탕으로 계산한 수치다. Dunn, 2004 참조. ↩
- Moody, 1997. ↩
- 외견상 민주적인 기관이 그 운영과 실제에서 의회 민주주의의 원칙을 실현하는 데 실패한 것을 일컫는 말이며 국가의 운영이 일부 자본가 권력에게 통제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
- Burnham, 1997. 번햄은 이런 견해를 비판한다는 것을 강조해 두고 싶다. ↩
- Boswell and Stevis, 1997; Mazur, 2000; O’Brien, 2000; Hughes, 2002. ↩
- Waterman, 1999; Tilly, 1995; Radice, 1999. ↩
- Hirst and Thompson, 1999; Weiss, 1999. ↩
- Harman, 1996; MacLean, 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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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nwood, 1998; Gowan, 1999. ↩
- Henwood, 2006. ↩
- Herod, 1991. ↩
- 후주 5번의 관련 자료 참조. ↩
- Sabel, 1984. ↩
- Ackers, Smith and Smith, 1996. ↩
- Lash and Urry, 1987. ↩
- Benson, 1980; 그리고 이 수치는 Callinicos and Simons, 1985를 바탕으로 계산한 것이다. 그들은 198개의 탄갱에 184,000명이 고용돼 있었다는 수치를 제시한다. ↩
- Marx, 1976, pp473-474. ↩
- Chon, 1997. ↩
- Moody, 1997. ↩
- Herod, 2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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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shel, Bernstein and Allegretto, 2007, pp142, 201. ↩
- Mishel, Bernstein and Allegretto, 2007, pp124-127. ↩
- Glyn,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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