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호 (38호 2021년 3~4월호)

지난 호

로자 룩셈부르크의 혁명적 사회주의

김인식 37 38
384 17 15
16/17
프린트하기 전체 보기 PDF 보기

또, 룩셈부르크의 민족주의 경고도 예언적이다. 20세기 최악의 범죄들 — 제1차세계대전에서 제2차세계대전(아우슈비츠·히로시마)까지, 그리고 그 이후 — 이 민족주의, 민족 헤게모니, 국가 방위, 민족의 생존 공간 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됐다. 스탈린주의 자체도 “일국사회주의”라는 슬로건에서 보듯, 소비에트 국가가 민족주의적으로 반동적 퇴보를 한 것이었다. 민족 문제에 관련해 룩셈부르크의 일부 입장을 비판할 수 있지만, 룩셈부르크는 국민 국가 정치(영토 분쟁, “민족 청소”, 소수자 억압)의 위험성을 분명하게 인지했다.

오늘날 룩셈부르크의 국제주의는 어떤 함의를 가질까? 21세기 초 역사적 조건들은 룩셈부르크가 활동했던 20세기 초와 매우 다르다. 그러나 몇몇 결정적 측면에서 룩셈부르크의 국제주의 메시지는 그 시대만큼 오늘날에도 적절하거나 심지어 더 유효하다.

21세기에 자본주의 세계화는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수준으로 영향력을 강요해, 터무니없이 심한 불평등을 촉진하고 재앙적인 환경적 결과를 낳고 있다. 룩셈부르크의 유산은 여러 모로 이런 문제들에 맞선 운동에서 중요하다. 룩셈부르크는 적이 세계 자본주의 체제 그 자체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글로벌 자본주의 헤게모니의 대안은 세계화에 맞서 “국민 주권”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저항을 세계화·국제화하는 것이다.

물론 이 시대에 우리는 룩셈부르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도전을 다뤄야 한다. 기후 위기와 생태 재앙이 대표적이다. 이것들은 자본가들의 무제한적 팽창과 성장 욕구라는 파괴적 동역학에서 비롯한 것이고, 지구적 규모에서 대응해야 한다. 달리 말해, 생태 위기는 룩셈부르크의 국제주의적 정신의 적절성을 증명하는 새로운 논거다.

또, 룩셈부르크의 사회주의적 국제주의는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라는 반동적 폭풍 한복판에서 귀중한 도덕적·정치적 나침반이 될 수 있다.

닫기
x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