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혐오라는 시험대 *
1 첫째, 전 세계적으로 유대인 혐오가 증가하고 있다는 기록이 있다. 2 지배계급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편협함을 부추기고 희생양을 만들고 있고, 그 때문에 온갖 형태의 인종차별과 편견이 늘어났다. 둘째, 유대인 혐오라는 혐의를 뒤집어씌우는 것이 좌파를 공격하는 무기로 쓰이고 있다. 영국에서는 노동당 전 대표 제러미 코빈이 가장 잘 알려진 피해자다. 셋째, 이스라엘 정부가 [세계 모든 유대인들의 대표라고 거짓되게 자처하며]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잔혹 행위를 계속함에 따라, 시온주의 국가 이스라엘과 모든 유대인을 동일시하는 잘못된 인식이 퍼질 수 있다.
오늘날 유대인 혐오에 맞서는 싸움은 난관에 봉착해 있는데, 세 가지 방향에서 시험대에 놓여 있다.3 이후 애벗은 자신의 발언을 완전히 철회했다. 애벗의 사례는 원칙적인 반反제국주의자이자 인종차별 반대론자라고 할지라도 유대인과 차별에 관해 잘못된 표현을 함으로써 피해를 자초할 수 있고, 또한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에 맞서 싸운다는 우리 공동의 노력을 불필요하게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이러한 해로운 조합에 대처하려면 급진좌파에게는 명확하고 신중하게 검토된 전략이 필요하다. 잘못된 전략의 위험성과 올바른 전략의 이점은 각각 2023년 4월 노동당 의원 다이앤 애벗과 BBC 축구 해설가 게리 리네커에게 일어난 일을 통해 잘 드러났다. 애벗은 아일랜드인이나 아일랜드 트래블러[아일랜드 내 소수 인종], 유대인이 겪는 차별이 “예컨대 빨간 머리카락처럼 그것 때문에 편견을 경험하게 되는 여느 차이점”을 가진 사람들이 겪는 차별과 그럭저럭 비슷하다고 주장했고, 이후 노동당에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4 리네커는 사람들에게 과거와 현재 인종차별의 연속성을 상기시킴으로써 주류 언론을 폭로했고, 보수당 정부와 노동당 모두가 지지하는 이민 정책이 낳는 끔찍한 현실도 폭로했다.
이에 반해 리네커는 정부가 잔혹한 난민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가 1930년대 독일에서 사용된 것과 다르지 않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리네커는 BBC에서 해설자 자격을 정지당했지만, 그가 받은 지지가 워낙 엄청났기 때문에 곧바로 복직됐다.유대인 혐오와 극우
2018년 유대인 학자와 저명인사들이 서명한, 오늘날의 유대인 혐오에 관한 유용한 정의가 〈가디언〉에 실렸다.
유대인 혐오는 우리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우리를 향해 차별, 편견 또는 적대감을 보이는 행위다. 이는 인종차별의 한 형태다. 폭력, 권리 부정, 차별적 행위, 편견에 기반한 행동이나 말 또는 글로 쓰인 진술, 부정적인 고정관념, 희생양 삼기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홀로코스트 부정, ‘피의 비방’, 유대 권력이 존재한다거나 전 세계적으로 유대인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식의 음모론 등은 모두 유대인 혐오의 표현이다. …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은 반反유대인적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면 유대인 혐오가 아니다.
유대인에 대한 편견은 여러 형태의 인종차별 중 하나다. 오늘날 유럽에서는 무슬림, 이주민, 로마인[‘집시’는 이들을 낮춰 부르는 표현이다]이 직접적인 인종차별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더 흔하기 때문에 유대인 혐오는 크게 중요치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해이다. 비록 유대인 혐오가 정점에 달했던 것은 과거 나치즘 때였지만, 유대인 혐오는 다른 집단을 희생양 삼는 것과 달리 그럴듯한 반反기득권적 색채를 입혀 준다는 독특함 탓에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데올로기로서 유대인 혐오는 달리 설명할 수 없어 보이는 재앙, 위기, 사회적 갈등을 설명하는 것처럼 보인다. 유대인 혐오 이데올로기가 제시하는 설명은 거짓이지만 극우, 특히 파시스트들이 어떤 사회 세력을 동원하고 날뛰게 만들고자 할 때 중요한 구실을 한다.
유대인 혐오적 고정관념이라는 인종차별적 도식으로 한데 묶이기 이전에 그 각각의 요소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됐다. 유럽 봉건제 시대에는 토지 소유가 주요 경제 형태였고 기독교가 지배적인 이데올로기 세력이었다. 소수 비기독교인 중에서 주된 세력이었던 유대인은 토지를 소유할 수 없었고 도시의 유대인 거주 지역(게토)에 격리돼 살아가야 했다. 유대인은 상업·수공업과 더불어 일부가 대부업으로 생계를 유지했는데, 대부업은 사회에 필수적이었지만 동시에 경멸의 대상이었으며 기독교인이 종사하는 것은 금지돼 있었다. 이로 인해 대중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유대인은 돈과 연결됐고, 유대인 혐오자들은 이를 이용했다. 그 후 도시가 더욱 발전하면서 유대인은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떠오른 비유대인 부르주아지의 희생양이 됐다. 신흥 자본가들은 유대인들이 벗어날 수 없었던 수익성 있는 경제적 역할을 장악하려고, ‘유대인들이 불공정한 독점 행위를 하고 있다’고 종종 비난했다.
1789년 프랑스 혁명으로 유대인은 해방되기 시작했고 법적 평등과 민족주의를 결합한 현대 자본주의 국민국가의 길이 열렸다. 게토의 자물쇠가 부서지면서 유대인들은 공적 생활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같은 시기에 산업 프롤레타리아가 형성됐다. 억압과 가난으로 급진화된 유대인들은 산업 프롤레타리아 대열의 일부였고 여러 나라 노동계급 투쟁에서 일익을 담당했다. 현대적 형태의 유대인 혐오도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했는데, 특히 1870년대 초 경제 위기의 여파로 1880년대와 1890년대 유럽의 많은 지역에서 조직화된 유대인 혐오 정치 세력이 등장했다. 유대인 혐오는 널리 퍼졌고,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전의 차르 러시아나 이후 히틀러의 독일과 같은 상황에서 완전히 제도화됐다. 1881년 이후 러시아 정부는 “차르를 구하고 유대인을 때려잡자!”는 구호를 내걸고 포그롬(반유대인 폭동)을 일으켰다. 당시 약 600개의 법률이 유대인을 표적으로 삼았는데 이것들은 혁명 발발 이후 하룻밤 사이에 폐지됐다. 제1차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지배층 일부는 독일의 1918년 11월 혁명에 대항하고자 “유대 볼셰비키”의 음모라는 신화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신화는 러시아 혁명과 내전 이후에 유럽 지배층 사이에서 이미 퍼지고 있었다. 훗날 히틀러는 이 신화를 발전·심화시켜 제2차세계대전 중에 유대인 600만 명을 조직적으로 학살하는 홀로코스트에 착수했다.
6 소로스는 부유한 유대인일 뿐만 아니라 비정부기구를 설립해 난민과 로마인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저들의 주된 표적이 된다. 2023년 5월,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와 비슷한 방식으로 소로스가 “문명의 근간을 약화시키려 한다. 소로스는 인류를 증오한다”고 주장했다. 7 이러한 유대인 혐오적 언사는 미국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영국의 우익 정치인인 나이절 패라지도 소로스를 “여러 면에서 서방 세계 전체에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한 바 있다. 8
유대인이 전 세계 금융 권력을 쥐고 조종한다는 믿음은 여전히 지지자들을 얻을 수 있는데, 허구일지언정 자본주의가 저지르는 악행들을 설명해 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야기한 비참함을 탓할 때 허드렛일을 하는 이민자나 가진 것이라고는 옷가지밖에 없는 난민보다 유대인에 대한 고정관념 덕분에 유대인을 더 그럴듯한 악당으로 그려 낼 수 있다. 무한한 경제력을 지녔고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세계적인 적대 세력의 “숨겨진 손”이 있다는 음모론이 이 체제의 궁핍을 설명하는 거짓말로써 그럴듯할 수 있다. 그래서 2023년 4월 맨해튼의 지방 검사장 앨빈 브래그가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기소했을 때, 트럼프는 그를 두고 “조지 소로스가 직접 고르고 자금을 지원했다”고 비난했다. 선출직 정치인과 자본가 계급의 저명인사들이 이러한 주장을 널리 퍼뜨리면서 유대인 혐오가 광범위하게 부활하고 있다. 최근 CNN의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 20퍼센트가 유대인이 미디어에 너무 많은 통제력을 갖고 있다고 답했고, 30퍼센트는 유대인이 산업과 금융에 너무 많은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했으며, 또한 30퍼센트는 유대인이 자신의 입지를 높이기 위해 홀로코스트를 이용한다고도 생각했다.10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 반동적 정치인들은 불신받게 된 스탈린주의 이데올로기를 다른 것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었다. 새로운 포퓰리즘 정치 세력은 조잡한 민족주의를 조장하면서, 무슬림, 이주민, 로마인과 더불어 유대인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롭 퍼거슨이 보여 준 것처럼 동유럽에서도 유대인 혐오가 주류 사회의 일부로 체계적으로 부활했다.11 2022년 6월 오르반은 이렇게 말했다. “재계 일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해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이제 완전히 명백해졌고, 그 재계는 소로스로 상징된다.” 12
헝가리 총리이자 극우 포퓰리스트인 빅토르 오르반은 2018년 선거 유세 도중 소로스를 가리켜 그가 적이자 “우리와는 다른”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 적은 민족적이지 않고 국제적이다. 노동을 믿지 않고 돈으로 투기한다. 관대하지 않고 복수심에 불타며 언제나 심장을 노린다. 유럽과 헝가리는 문명을 건 투쟁의 한가운데에 있다.”파시즘에서 유대인 혐오의 특별한 구실
우익 포퓰리스트들은 유대인 혐오를 이용해 반동적 흐름 일반을 조장하려 한다. 하지만 파시스트와 네오나치에게 유대인 혐오는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들은 유대인 혐오 이데올로기를 사용해 자본가 계급 밖에서 정치 권력을 획득할 수 있는 운동을 결집시키려 한다. 그런 운동으로 대규모 폭력을 행사하고 자신들의 통치에 대한 저항을 무너뜨리려고 한다.
양차 대전 사이에 이탈리아와 독일의 파시즘은 1917년 러시아 혁명에 반응해 등장했고 명백히 반혁명적이었다. 파시즘의 목적은 프티부르주아지(소규모 자본 소유자)를 핵심으로 하는 운동을 통해 노동계급을 분쇄하는 것이었다. 추상적으로는 파시즘에 유대인 혐오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구체적으로 보면 유대인 비방은 중심적인 구실을 했다. 유대인 혐오는 파시스트가 사이비 혁명적 언어를 사용하고 자신을 반체제 세력으로 투사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프티부르주아적 요소를 핵심으로 하는 사회운동을 하나로 묶으려면 “국제 금융”과 “세계 권력 구조”를 비난하는 동시에 자본주의에 대한 좌파적 비판이나 노동계급 조직도 거부해야 한다. 나치즘은 경제 위기의 시기에 소상공인과 전문가 집단, 중간계급 인자들을 동원해 조직된 노동계급과 자본주의 대기업 둘 다에 그들의 무력감과 좌절감을 표출하고자 했다.
당시 일부 지도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유대인이었는데, 좌파가 임금을 올려 소상공인들을 옥죄고 사유재산 제도에 도전하자 나치는 이를 유대인 탓으로 돌렸다. 프티부르주아지 구성원들은 금융 기관에 빚을 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 시장에서 대기업과의 경쟁에 직면해 있었다. 이 역시 유대인 탓으로 돌렸다. 1923년 한 나치 신문은 이렇게 표현했다.
증권거래소 유대인과 노동자들의 지도자가 얼마나 놀랍게도 … 협조하고 있는가. 모세 코헨[가장 흔한 유대인 성]은 … 다른 사장들에게 노동자들의 요구를 거부하도록 부추기는 한편, 공장에 있는 그의 형제 이삭은 대중을 선동한다.
사회에 대한 사이비 비판으로써 유대인 혐오는 여전히 네오나치 우파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는 강력한 이데올로기적 접착제로 작용한다. 그들은 유대인 혐오를 통해 자신이 단순한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 모종의 반자본주의자라고 믿으며, 이를 통해 실업, 열악한 주택, 인플레이션, 사회 서비스 쇠락과 같은 문제에 접근하게 된다. 이런 방식을 통해 자본주의가 불러일으킨 분노와 절망은 기성 의회 정당과 구조 밖에서의 활동으로 전환된다. 이 흐름은 노동계급이나 다른 차별받는 집단 등을 포함한 여러 무고한 대상에게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것으로 변할 수 있다.
14 뉴욕에서는 음모론자들이 나치 문양을 흔들며 [나치가 유대인에게 달도록 한] 노란 별을 달고 집회를 열기도 했다. 15
유대인 혐오가 제시하는 허구적 세계관은 상황에 따라 그 용도가 유연하게 바뀔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음모론이 크게 증가했는데, 본능적으로 음모론은 모든 혼란의 배후에서 이를 진두지휘하는 소집단의 존재를 상정한다. 유대인 비난은 이 시나리오에 완벽히 들어맞았고, 극우파는 백신 접종 반대 집단에서 매우 활발히 활동해 왔다. 예컨대 2020년에는 이보 사세크(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스위스인)는 “우한에는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또 다른 실험실이 있는데, 미국 억만장자 소로스가 자금을 댄다”는 글을 올렸다.16 2017년에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거리에서 열린 “우파 단결” 집회에서는 미국 나치들이 모여 “유대인이 우리를 교체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17
네오나치는 종종 유대인 혐오를 다분히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굳이 숨기려 들지 않는다. 그리스 황금새벽당은 나치 문양과 약간만 다른 문양을 당의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영국에서 난민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단체 ‘애국적 대안’Patriotic Alternative의 리더인 마크 콜릿은 “히틀러를 수차례 찬양하고 《나의 투쟁》을 추천해 왔다.” ‘애국적 대안’에서 분열해 나온 조국당Homeland Party은 히틀러의 생일을 창당일로 정했다.유대인 혐오는 여전히 네오나치를 하나로 묶어 주는 접착제 구실을 한다. 미국의 흑인 인종차별 반대 운동가인 에릭 K 워드는 2017년에 다음과 같이 썼다.
수세기 동안 유대인 혐오자들이 유대인 혐오를 유용하게 써먹었던 것처럼 오늘날에는 백인 민족주의자들이 그러고 있다. 마치 내버려 뒀으면 알아서 변하거나 이질적인 채로 남았을 더 작은 악들을 유대인이라는 악마가 솥을 저어서 한 덩어리로 만든다고 말이다. … 유대인 혐오는 백인 우월주의에서 너무나도 핵심이 되는 특별하고 강력한 형태의 인종차별이기 때문에, 이를 무너뜨리지 않고는 우리 흑인들이 자유를 쟁취할 수 없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의 극우 네오나치에게 유대인 혐오는 매력적이지만, 유대인 혐오는 홀로코스트에 대한 광범위한 공포와 분리되지 않는다. 이는 파시스트 지도자들이 때때로 명망을 추구할 때나, 공개적으로 파시즘적이고 인종 우월주의적인 집단을 구축하려 할 때 장애물이 된다. 영국국민당BNP의 전 당수인 닉 그리핀은 자기네 당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자기만족적 활동hobbyism, 거친 언사hard talk, 히틀러Hitler라는 세 가지 H”를 꼽았다. 자기네 당원들이 폭력, 노골적인 인종차별적 언어, 홀로코스트 부정과 나치 숭배를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20 그러나 이는 예외인 편이다. 네오파시스트 단체들은 대개 (지도자와 간부들의 개인적인 생각이 무엇이든 간에) 인기를 얻기 위해 홀로코스트 [부인론]과 거리를 두려고 애쓴다.
일부 단체들은 홀로코스트를 공개적으로 부인함으로써 그러지 않았더라면 더 광범했을 견인력을 기꺼이 희생시키기도 한다. 예컨대 황금새벽당은, 그리스 유대인 7만 명(당시 그리스 유대인 인구의 81퍼센트)이 나치의 학살 수용소로 보내졌음에도 가스실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21 프랑스 국민연합(이전 이름은 ‘국민전선’)의 지도자인 마린 르펜이 그녀의 아버지가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것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것이 이러한 가면의 사례이다. 그러나 때때로 현대의 파시스트들이 쓰는 가면이 벗겨지기도 한다. 르펜의 라이벌인 프랑스 극우정당 레콩케트(‘재정복’)의 지도자 에릭 제무르는 나치에 부역한 비시 정권이 프랑스 유대인보다 외국인 유대인을 강제 수용소로 먼저 이송했다고 칭찬함으로써 홀로코스트에 대한 프랑스 지배층의 책임을 축소한다. 22 파시스트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당의 지도자이자 현 이탈리아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도 다음과 같이 주장하는 트윗을 올리면서 자신의 진정한 속내를 드러냈다. “(소로스는) 좌파를 동맹으로 선택해 민족 주권의 존재를 믿는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었다. 우리 이탈리아형제당은 당신의 고리대는 필요 없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우리의 힘은 바로 이탈리아 국민이다.” 23
앞서 이 저널[《인터내셔널 소셜리즘》]에서 마크 토머스는 파시스트 우파에게 “진정한 프로젝트를 감추기 위해 쓰는 가면”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24 그런 규제로 억압하려는 역사적 사실의 한 예로는 1941년 예드바브네 포그롬이 있는데, 이때 폴란드족에 속하는 사람들이 나치의 선동과 지시에 따라 최대 유대인 1600명을 학살했다. 헝가리에서 오르반은 1920년부터 1944년까지 헝가리를 통치한 호르티 미클로시 제독을 “비범한 정치가”라고 묘사했다. 25 호르티는 1919년에 헝가리 “백색 테러”를 일으켰고 그 때문에 최대 유대인 3000명이 살해됐다. 그의 통치 기간에 헝가리는 제1차세계대전 이후 유대인 혐오 법안을 도입한 최초의 유럽 국가가 됐다. 이어서 호르티는 1930년대에는 베니토 무솔리니와 히틀러를 지원했고, 1940년에는 추축국 편에서 제2차세계대전에 참전했다. 1944년 10주 동안 헝가리 유대인 43만 4000명 이상이 아우슈비츠로 이송됐는데, 헝가리 국가 기구 전체가 이 일에 관여했다.
동유럽에서는 훨씬 더 심한 왜곡이 필요하다. 폴란드의 집권당인 법과정의당은 역사가들이 반대되는 중요한 증거들을 공개했음에도 폴란드인은 누구도 홀로코스트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2018년에는 폴란드인이나 폴란드 국가를 나치의 잔혹 행위와 연관 짓는 것을 불법화했다.이스라엘 국가가 끼치는 영향
그러나 오늘날 유대인을 향한 적대감은 파시즘이나 우파가 아니라 주되게 다른 곳에서 비롯된다는 주장이 많다. 유대인 혐오가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 국가가 존재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이스라엘의 건국을 이데올로기적으로 뒷받침한 시온주의에 도전하는 형태로 주되게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제시하는 연결고리는 거짓이다. 홀로코스트의 동기는 시온주의 적대가 아니라 앞서 설명한 유대인 혐오 이데올로기였다. 나치에게 중요한 기준은 피해자의 조부모가 유대인인지 여부였지, 그가 보수주의자인지 공산주의자인지, 종교적인지 세속적인지, 시온주의자인지 반反시온주의자인지와 같은 구체적인 정치적 견해가 아니었다.
26 따라서 “유대인 혐오는 여러 민족들 사이에서 매일 매시마다 증대하고 있으며, 실로 계속 증대할 수밖에 없다.” 27 시온주의는 유대인들이 도피할 수 있는 유대인만의 배타적인 조국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팔레스타인 땅에 그러한 조국을 만들기 위해서 시온주의 프로젝트는 이 지역의 지배적인 제국주의 세력과 동맹을 맺어야 했다. 그래서 20세기 초 처음에는 영국과, 이후에는 미국과 동맹을 맺었다. 28 1948년 제2차세계대전의 여파 속에서 시온주의 정착자들은 팔레스타인 사람 대부분을 추방하고 이스라엘을 건국할 수 있었다. 제국주의의 지원을 받는 대가를 두고 1951년 〈하아레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1896년 테오도르 헤르츨이 공식화한 시온주의의 핵심 교리는 유대인은 다른 인종과 공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박해를 받지 않는 곳으로 이동하지만, 그곳에서 우리의 존재는 또 다시 박해를 불러일으킨다. 이것이 모든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다.”이스라엘은 경비견이 될 것이다. 미국과 영국의 바람에 명백히 어긋나는 상황에서는,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들에 공격적인 정책을 취할 거라 전혀 우려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서방 강대국들이 때때로 눈 감기를 더 선호하는 상황에서는, 이스라엘은 서방에 대한 무례함이 도를 넘어선 몇몇 이웃 국가들을 처벌하는 데서 의지할 만한 존재가 될 것이다.
30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등 여러 나라의 파시스트들도 친이스라엘 정서를 표명했다. 멜로니는 “이스라엘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고 믿으며 이탈리아와 이스라엘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31
이스라엘이 유대인 혐오에 대항하는 보루가 아니라는 사실은, 유대인과 평등할 수 있다고 눈곱만큼도 생각지 않는 오르반 같은 유대인 혐오자들이 이스라엘의 존재를 지지한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인종차별주의자인 그들은 유대인이 있어야 할 장소가 따로 존재한다는 것에 만족스러워한다. 친제국주의자인 그들은 이스라엘의 군국주의적인 인종-국가주의를 부러워하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과 무슬림)을 공격하는 것에 찬사를 보낸다. 오르반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헝가리 방문을 환영한 것은 유명하며, 네타냐후는 오르반을 “이스라엘의 진정한 친구”로 묘사한다.좌파에 대한 비방으로서 유대인 혐오
현 정세의 또 다른 요소는 좌파를 공격하기 위해 유대인 혐오라는 비난을 무기화하는 것이다. 이 비난이 진실로 받아들여지면 심각한 결과가 뒤따른다. 이러한 좌파 때리기의 가장 중요한 희생자는 코빈이었다. 코빈은 제국주의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억압을 오랫동안 비판해 왔다. 코빈은 유대인 혐오자가 결코 아니었지만, 2015년 노동당 대표가 된 후 유대인 혐오자라는 딱지를 붙이는 정치적 공격을 받았다.
32 1930년대 좌파가 유대인 혐오적인 영국파시스트연합BUF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였을 때, “노동당은 아직 이 주제에 대한 전단지나 소책자를 하나도 발행한 바가 없으며 당원 누구도 그 운동에 참여하지 않도록 막으려 확실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해진다. 33 1936년에 영국파시스트연합이 런던의 유대인 밀집 지구인 이스트엔드에 있는 케이블스트리트를 통과하며 행진하려 하자 시위대 30만 명이 그를 막음으로써 그 단체를 무너뜨리는 데에 일조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런던 시의회의 노동당 지도자 허버트 모리슨은 파시스트를 저지한 시위대를 비난했다. “나는 다른 편에서 무질서를 부추기려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편에서 무질서를 부추기려는 사람들에게도 공감하지 않는다.” 34 제2차세계대전 당시 내무장관이었던 모리슨은 나치의 피비린내 나는 유럽 정복을 피해 도망치려는 “유대인 난민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35 1945년 이후 클레멘트 애틀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는 폴란드인, 라트비아인, 리투아니아인, 에스토니아인, 우크라이나인 20만 명 이상(1945년 5월 영국군과 미군에 항복한 8000명 규모의 나치 친위대 사단도 포함됐다)을 받아들였지만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생존자는 배제했다. 36
노동당 우파는 오늘날 유대인 권리 옹호자로 자처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그들의 기록은 남부끄럽다. 그 부끄러운 역사는 당헌 초안을 작성하고 노동당 창당 당시 가장 저명한 노동당 우파였던 시드니 웹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는 “프랑스, 독일, 러시아 사회주의는 유대인이 지배하고 있다. 하늘에 감사하게도 우리는 유대인으로부터 자유롭다”라고 말하기도 했다.37 이 정의의 가치는 미국 트럼프 정부, 헝가리 오르반 정부, 폴란드 정부[셋 다 유대인 혐오 인사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극우 정부이다]가 그것을 공식적으로 지지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이 정의는 이스라엘이 식민 정착자 국가, 아파르트헤이트 국가, 인종차별 국가라는 설명을 정당하지 못한 것으로 만들려 한다. 그에 따라 국제앰네스티와 같은 단체도 유대인 혐오 단체라는 딱지가 붙게 됐을 만큼 억지스럽다. 국제앰네스티는 2022년 2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인권에 관한 보고서인 〈팔레스타인인을 향한 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 잔인한 통치 시스템과 반인륜 범죄〉를 발표한 바 있다. 38
노동당 우파가 코빈을 유대인 혐오자라고 주장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 것은 국제홀로코스트추모연맹IHRA이 유대인 혐오를 정의하면서 제시한 일부 사례였다. 여기에 “이스라엘 국가의 존재가 인종차별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포함됐던 것이다.39 코빈이 유대인 혐오자라는 비난 중 좀더 무게감 있게 다뤄야 할 것은 그가 이스트런던의 한 모욕적인 벽화를 처음에는 지지했다는 것이다. 이 벽화에는 유대인 혐오적 이미지가 사용됐기 때문에 벽화가 철거되는 것은 옳은 일이었다. 벽화의 그런 성격이 지적되자 코빈은 다음과 같이 답하며 그가 유대인 혐오에 원칙 있게 반대함을 분명히 했다. “제가 언급했던 그림의 내용이 매우 불쾌감을 주며 유대인 혐오적이라는 점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지 않은 것을 진심으로 후회합니다.” 코빈은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는 것이 어떤 형태로든 유대인 혐오를 조장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돼서는 안 됩니다. 이것이 제가 항상 견지해 온 견해입니다.” 40
노동당 우파는 코빈 등을 유대인 혐오자라고 주장함으로써 진짜 유대인 혐오자를 폭로하려는 노력을 약화시키고 결국 인종차별에 대항하는 투사들을 표적으로 삼는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 코빈 자신이 유대인들을 방어한 전력은 확실하다. 예를 들어 그는 1977년 네오나치 행진으로부터 우드그린의 유대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을 구성하는 데 함께했다. 2000년 4월에는 홀로코스트를 부인한 데이비드 어빙을 규탄하는 의회 결의안에 서명했다. 코빈은 또한 2005년 6월 이스트런던에 있는 한 유대인 묘지 훼손 행위를 비난했으며,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테레진 강제 수용소도 방문한 바 있다. 좌파가 의식적·고의적으로 유대인 혐오를 펼친다는 비방을 반박하는 또 한 가지 사실은 좌파 유대인들도 유대인 혐오자라는 공격을 체계적으로 받는다는 것이다. 캠페인 단체인 ‘노동당 유대인의 목소리’Jewish Voice for Labour에 따르면, 노동당의 유대인 당원은 비유대인보다 제명될 가능성이 5배나 높다.42 “신종 유대인 혐오”라는 개념은 여러 가지 이유로 대단히 문제가 많다. 이것은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을 막기 위해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좌파와 극우를 그릇되게 동일시한다. 그래서 이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이 체제가 자행해 온 최악의 야만에 해당하는 오명을 뒤집어씌운다.
좌파의 신임을 떨어뜨리기 위해 나선 세력들이 휘두르는 무기 중에는 오늘날의 좌파가 본질적으로 “신종 유대인 혐오”에 젖어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무슬림과 아랍인들에게 가해지는 흔한 비난이기도 하다.비방과는 달리 좌파는 이론과 실천 모두에서 유대인 혐오 세력에 맞서 싸워 온 역사적 전력이 뛰어나다. 전 세계 유대인 인구의 거의 절반을 해방시키고 유대인 혐오를 불법화한 최초의 국가를 만든 1917년 러시아 혁명, 양차 대전 사이 폴란드·오스트리아·영국·스페인·독일 등에서 파시즘에 맞선 투쟁, 제2차세계대전 중 나치즘에 맞선 대규모 레지스탕스 운동 등이 그 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그들이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좌파적 사상의 핵심이 인간 평등, 국제주의, 사회 정의라는 사상을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비난의 의도와는 별개로 좌파 인물들도 실수를 저지르고 잘못된 언행으로 피해를 자초하는 데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닌 게 아니라 노동당 우파가 좌파를 공격하는 게 본질적으로 부정직하고 위선적이다 보니, 일부 사람들은 유대인 혐오 문제의 심각성이 과장됐고 실제로는 다른 형태의 인종차별보다 덜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인종차별 반대론자가 유대인 혐오적 비유를 따라하거나, 유대인 혐오가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됐다. 유대인 혐오 문제를 인종차별적 우파와 비슷한 방식으로 다룸으로써 좌파가 유대인을 인종차별 한다는 혐의에 신빙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43 영국에서 유대인 혐오 공격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잔혹 행위 이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2021년 5월 가자 지구에서 어린이 66명과 여성 40명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256명이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44 그 이후 이스라엘 비판을 유대인 혐오라고 신고한 것은 제외하더라도, 영국에서 유대인 혐오 사건이 급격히 증가했다. “폭행” 범주에 속하는 유대인 혐오 사건은 2021년 총 173건으로 2020년의 97건보다 증가했다. 이 중 3건은 심각한 신체적 상해 또는 목숨에 위협적인 경우를 가리키는 “극단적 폭력” 사례였다. 45 이는 인종 집단으로서의 유대인과 이스라엘 국가를 구분하는 경계가 조금치도 흐려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하게 보여 준다.
이스라엘 국가가 [세계 모든 유대인들의 대표라고 거짓되게 자처하며]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잔혹한 행위를 계속 자행함에 따라, 이스라엘과 유대인 일반을 잘못 동일시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좌파는 이 구분을 더욱 흐리게 만드는 모든 시도에 저항하고 도전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홀로코스트가 언급됐을 때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들의 문제는 어떻고?” 또는 “팔레스타인인 인종 학살은 어떻고?”와 같은 질문으로 대응하는 것은 극도로 해롭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 이런 식으로 둘을 견주는 것은, 대량 살해와 인종 학살을 위한 공장을 만들었던 홀로코스트의 잔혹성을 경시하는 것이다. 그런 대응은 이스라엘 국가 때문에 계속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을 설명하거나 이스라엘 국가에 맞선 저항을 돕는 데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을 확고하게 지지하는] 키어 스타머 같은 노동당 정치인을 “시온주의 기부자”에 의해 “매수”됐다거나 “시온주의 로비”에 휘둘린다고 묘사하는 것도 인종차별 반대 투쟁을 약화시키고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의 신뢰성을 깎아먹는 일이다.47 ‘팔레스타인 대학들을 위한 영국 위원회’도 밀러의 게시물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48
좌파적 인물이 이 문제를 어떻게 잘못 다룰 수 있는지 보여 주는 한 가지 사례로 [2023년] 8월 7일 학자 데이미드 밀러가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을 들 수 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주장을 했다. “유대인은 차별받지 않는다”, “유대인은 유럽·북아메리카·라틴아메리카에서 문화·경제·정치 권력의 요직에서 과대 대표된다”, “따라서 유대인은 실제로 소외된 집단을 차별하는 위치에 있다”, “유대인 혐오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좌파 작가이자 활동가인 데이비드 로젠버그가 이런 밀러를 두고 다음과 같이 지적한 것은 옳았다. “‘실재하는 인종차별’ 항목에서 유대인 혐오를 가뿐히 제외시켜 버리고, 마치 모든 유대인들이 동질적이라거나 사악한 정치적 의제를 공유한다는 고정관념을 심어 주려는 것 같다. 밀러는 유대인들 내부의 사회·경제적 차이와 그들의 정치·문화·인종적 다양성을 무시하는 것 같다.” 널리 읽히고 인용된 데이비드 바디엘의 책 《유대인은 예외야: 정체성 정치가 대응하는데 실패한 하나의 정체성》은 이러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바디엘은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데 단지 그가 코빈을 공격하는 데서 중요한 구실을 했다는 이유 때문만도 아니다. 바디엘은 1990년대 중반에는 흑인 축구 선수인 제이슨 리를 흉내 낸다며 얼굴을 검게 칠하고 머리에 파인애플을 썼는데, 25년이 지난 후에야 사과했다. 바디엘의 책은 구조적 인종차별이나 제도적 인종차별과 같은 중요한 개념을 다루지 않으며, 극우의 본능과도 같은 유대인 혐오는 무시하고 진보주의자들을 공격하는 데 책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제기하는 일부 내용에는 토를 달기 어려운데, 예를 들어 ‘누락의 오류’에 대한 비판이 그렇다. 2019년 노동당의 예비내각 여성평등부 장관인 던 버틀러(유대인 혐오자가 아님)는 노동당이 차별에서 보호할 대상을 연설에서 나열했다. 여기에는 여성, 성소수자, 아시아계, 이성애자, 아일랜드 트래블러, 히잡·터번·십자가 착용자, 백인, 흑인, 장애인, 공공 주택 거주자 등이 포함됐지만, 유대인은 언급되지 않았다.50 그러나 이하에서 다루겠지만 좌파는 유대인 혐오를 인종차별이라는 맥락 속에서 다룸으로써 (바디엘이 애쓴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반대할 수 있다. 좌파는 모든 유대인 혐오 혐의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하며, 인종차별에 맞선 투쟁을 약화시키고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를 불신하게 만들 주장을 경계해야 한다.
바디엘은 유대인 혐오가 다른 형태의 인종차별과 다르게 취급받는 이유를 별 근거도 없이 유대인이 차별받는 존재로 여겨지지 않고, 백인이자 부유한 사람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좌파도 유대인 혐오 문제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기려는 모든 시도에 맞서야 한다. 나치의 인종 학살은 거의 전적으로 백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게다가 모든 유대인을 부자로 묘사하는 것은 유대인 혐오적 편견이다. 런던에서 가장 가난한 자치구 중 하나는 해크니이고, 해크니에서 가장 가난한 선거구 중 하나는 하레디파 유대인이 밀집한 스탬포드힐이다.억압받는 자들의 호민관
좌파가 언론, 보수당, 노동당 우파, 시온주의자들이 보이는 가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유대인 혐오에 진정으로 맞서 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51 그러므로 예를 들어, 유대인 혐오가 오늘날 영국에서 흑인을 향한 인종차별처럼 제도화된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해서, 유대인 혐오가 주변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틀렸다. 유대인을 특별한 특권이나 권력을 가진 존재로 여기는 것은 더 나쁘다.
마르크스주의는 현대의 유대인 혐오의 본질을 이해하고 이에 맞서 싸우는 최상의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 19세기 후반부터 발전한 현대의 유대인 혐오는 인종차별의 한 가지 형태로서 자본주의에 구조화된 억압 중 하나로 작동한다. 이는 다시 제도화된 인종차별과 개별적 인종차별적 행위의 기틀을 형성하고 또 그것들을 유발한다.52 레닌은 선별적 대응이라는 개념을 거부했는데, 그런 대응 방식은 억압받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억압을 경시한다. 그러나 소로스에 대한 공격 사례에서 보았듯이, 어떤 형태의 억압이든 내버려 두면 억압받는 자와 착취받는 자 사이의 분열을 심화시키는 데 이용될 수 있다. 이를 용납하는 것은 노동계급의 집단적 저항을 약화시키고 노동계급의 일부를 지배자에게 예속시키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더욱이 유대인 혐오의 경우에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자본주의에 짓밟힌 사람들 중 일부를 거짓된 급진적 세계관으로 이끌어 그들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소수자를 핍박하고 좌파와 노동자 운동을 공격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식으로 유대인 혐오를 바라보면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유대인 혐오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알 수 있다. 여기서 우리의 출발점은 레닌의 1902년 저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 저서에서 레닌은 이상적인 사회주의자는 “폭정과 억압의 모든 징후가 어디에 나타나든, 어떤 계층이나 계급에 영향을 미치든, 이 모든 징후를 일반화하여 경찰 폭력과 자본주의 착취라는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인민의 호민관”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53 레닌주의적 접근 방식은 결코 개인의 경험을 부정하거나 문화적 차이를 억압하거나 무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레닌이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 낼” 필요를 말한 것은 각종 억압의 공통된 특징에 강조점을 둔다. 각각의 억압은 불평등한 사회의 산물이며, 그 사회를 주재하는 엘리트들은 사회 저변의 분열을 영속화하는 데 이해관계를 갖는다.
정체성 정치에서 비롯된 접근 방식은, 사회 각 부문이 겪는 경험이 상이하다는 점에서 출발하면서 “억압받는 집단 간의 차이를 … 서로 단결할 지점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간주”하는 결론으로 나아갈 위험이 있다. 투쟁을 “각각의 억압받는 집단이 각자의 고유한 정체성을 내세워야 하는 것”으로 바라본다면, “그 결과는 투쟁의 파편화, 억압받는 집단 간의 경쟁, 그리고 사회를 더 광범하게 변화시킬 운동에서 멀어지는 것”으로 이어진다.54 그러나 동시에 공동전선에서 각각의 구성원들은 서로의 차이점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논쟁할 자유를 잃지 않는다.
1920년대에 형성돼 1930년대 파시즘에 맞선 투쟁의 맥락에서 발전한 레온 트로츠키의 공동전선 전술 이론은 레닌의 접근법을 출발점으로 삼는 동시에 특정 형태의 억압에 맞서 노동계급의 적극적인 대응을 이끌어 내고자 한 것이다. 공동전선의 기본은 여타의 많은 사안에서는 의견이 크게 불일치할 수 있는 조직·개인·공동체들이 “특정 사안을 놓고서는 함께 모여 실천에서 우리의 행동을 연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55 이후 영국국민당도 비슷한 운명을 겪었다.
이것이 바로 영국에서 ‘인종차별에 맞서 일어서자’Stand Up to Racism와 같은 연대체를 설립한 기반이다. 이 연대체는 공동의 활동으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하나로 묶어 내고, 능동적 활동을 통해 인종차별에 시달리는 당사자들과 인종차별을 겪지는 않는 노동자들을 한데 모이도록 할 뿐 아니라 노동조합 활동가, 좌파 정치인(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소수민족 공동체(인종이나 종교에 관계없이)를 하나로 모으고 있다. ‘인종차별에 맞서 일어서자’의 전신은 반나치연맹ANL과 ‘파시즘에 맞서 단결하자’Unite Against Fascism이었다. 이 선행 단체들이 성공한 데서 핵심적인 부분은 네오나치가 유대인 혐오에 집착한다는 것을 폭로한 것이었다. 그런 활동으로 네오나치의 실체가 광범한 대다수가 “용납할 수 없는 인종차별”로 여기는 것임이 곧 폭로됐다. 그 활동을 조직했던 사람 중 일부가 적어도 처음에는 다른 형태의 편견은 일부 받아들였음에도 말이다. 이러한 대응 방식 덕분에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영국의 국민전선NF은 “다만 인종 문제에 관심이 많을 뿐인 정상적 정당”으로 위장할 수 없었다. 반나치동맹은 사람들에게 유대인 혐오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상기시켰다. “다시는 안 된다!Never Again!”[홀로코스트를 되풀이 하지 말자는 구호]와 “국민전선=나치”라는 반파시즘 구호가 적힌 포스터들에서 죽음의 수용소와 유대인 수감자들의 모습을 보여 줬고, 히틀러주의가 함의하는 바, 즉 “국민전선의 구성원들은 단순한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 노동조합, 민주주의, 자신을 반대하는 모든 정당을 파괴하기를 원했다”는 것을 에누리 없이 보여 줬다. 이는 국민전선의 몰락을 가져왔다. “반나치연맹은 국민전선 안에서 핵심을 이루는 나치 세력으로부터 온건한 인종차별 지지자들을 분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이에 성공했다.”이 운동은 유대인 혐오의 유령이 살아 있음을 폭로함으로써, 주류 정치인과 언론이 부추기는 외국인 혐오와 민족주의 흐름이 신나치 운동에 대한 지지로 흘러가는 것을 막았다. 덕분에 파시즘이 영국 정치의 주요 세력으로 자리잡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비극적이게도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파시즘이 정치의 주요 세력으로 자리잡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영국에서 파시즘의 위협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은 실질적이다. 보수당의 이민자 악마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최근 유대인정책연구소는 자신을 “매우 우파적”으로 여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대인 혐오가 일반 대중보다 2~4배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56 2019년에는 런던 북부의 햄프스테드와 벨사이즈파크 지역에서 유대인 혐오 낙서가 그려지자 ‘인종차별에 맞서 일어서자’가 유대인 혐오에 반대하는 야간 집회를 주최했다. 57 2022년 1월 끔찍한 공격으로 유대인 노인 두 명이 입원하는 사건이 발생한 후, 나는 노동당 시의원과 토트넘의 클라이드로드 모스크의 한 저명한 인사와 함께 피해자들이 소유한 가게에 지지와 연대의 편지를 전달했다.
반나치동맹, ‘파시즘에 맞서 단결하자’, ‘인종차별에 맞서 일어서자’는 실천에서 유대인 혐오 사건에도 대응해 왔다. 2005년 그레이터 맨체스터 레인서프에 있는 유대인 공동묘지에서 묘비 100개가 훼손된 사건이 발생하자, ‘파시즘에 맞서 단결하자’는 이에 대응해 야간 정치 집회를 조직했다.58 억압받는 자들의 호민관 역할을 하고자 하는 국제주의자라면 누구나 시온주의에 반대해야 한다. 사회주의자와 국제주의자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운동을 건설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는 유대인 혐오에 반대하는 것과 함께 진행돼야 하고, 그 대상이 어디에 있든 또 누구인지 간에 관계없이 그래야 한다.
상황은 분명 복잡하다. 시온주의 이스라엘 국가가 자행하는 인종차별적 배제로 팔레스타인인들이 고통받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스라엘 국가는 유대인 혐오 역사(홀로코스트도 포함된다)의 산물이자 유대인 디아스포라 내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영국 내 유대인의 약 60퍼센트가 자신을 시온주의자로 여기며, 90퍼센트는 이스라엘 국가가 계속 존속해야 한다고 여긴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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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nna Gluckstein, ‘The challenge of antisemitism’, International Socialism, 180 (Autumn 2023)
↩
- 이 글을 쓰는 데 조언을 아끼지 않은 도니 글럭스틴과 도움이 되는 제언을 해 준 롭 퍼거슨에게 크게 감사를 표한다. ↩
- Center for the Study of Contemporary European Jewry, 2022, p5. ↩
- Abbott, 2023. ↩
- Young and Holton, 2023. ↩
- Bindman, Birnberg and others, 2018. ↩
- Kochi, 2023. ↩
- Hetzner, 2023. ↩
- Walker, 2019. ↩
- Shveda, 2023. ↩
- Ferguson, 2018, pp9-19. ↩
- Ferguson, 2018. ↩
- Rankin, 2022. ↩
- Gluckstein, 1999, p26. ↩
- Anti-Defamation League, 2020. ↩
- Sales, 2021. ↩
- Lawrence, 2022. 또한 Briggs, 2022도 보시오. ↩
- “거대한 교체”라는 개념은, 비백인 이민자를 계획적으로 유입시켜 유럽과 북미에서 백인을 전멸시키려 한다는 음모론이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의 터커 칼슨이 자신의 프로그램 내 400회가 넘는 에피소드에서 제기한 바 있다. Confessore and Yourish, 2022를 보시오. 이 음모론은 이민자들을 지독하게 적대하고 인종차별적이다. 이 이민자 “유입”을 누가 계획했다고 볼까? 예상대로 그 답은 유대인이다. 백인 우월주의자 로버트 바워스가 2018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트리오브라이프 시너고그[유대교 회당]에서 신도 11명을 살해하고서 내놓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 음모론의 부드러운 버전은 주류 정치 담론으로 들어갔다. 예컨대 지난 5월 영국에서 마이클 고브, 수엘라 브래버먼 등 보수당 정부의 주요 인사가 참석한 ‘전국 보수주의 컨퍼런스’에서는 인구와 문화 면에서 교체가 진행되고 있다는 여러 위협론이 근거도 없이 제기됐다. ↩
- Ward, 2017. ↩
- Cobain, 2006. ↩
- https://encyclopedia.ushmm.org/content/en/article/greece ↩
- Thomas, 2023, p19. ↩
- Schofield, 2021. ↩
- https://twitter.com/GiorgiaMeloni/status/1109825289897549824 ↩
- Gessen, 2021. ↩
- Hungarian Spectrum, 2017. ↩
- Herzl, 1917, p2. ↩
- Herzl, 1917, p10. ↩
- Rose, 1986. ↩
- Rose, 1986에서 인용. ↩
- New Arab, 2018. ↩
- Beck, 2022. ↩
- Newsinger, 2017. 코빈의 몰락은 노동당 내부의 좌우 분열 때문이었지만, 노동당 자체가 표를 얻기 위해서 개혁주의적이고 지배계급의 사상에 편승하기 일쑤이기에 유대인 혐오에 취약한 모습은 좌우 모두에서 보여 왔다. Hernon, 2020도 보시오. ↩
- Newsinger, 2017에서 인용. ↩
- Cliff and Gluckstein, 1988, p176에서 인용. ↩
- Newsinger, 2017. ↩
- Newsinger, 2017. Cesarani, 1992도 보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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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olocaustremembrance.com/resources/working-definitions-char-
ters/working-definition-antisemitism을 보시오. ↩ - Amnesty International, 2022. ↩
- Sagall and Humber, 2020. ↩
- BBC News, 2018; Stewart, 2018. ↩
- Hearst and Oborne, 2021. ↩
- Ferguson, 2018, pp23-29. ↩
- 이러한 상황이 아랍 세계에서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자세히 다룬 것으로는 Ferguson, 2018을 보시오. ↩
- United Nations 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s, 2021. ↩
- Community Security Trust, 2022. ↩
- Gluckstein, 2023을 보시오. ↩
- Socialist Worker, 2023. ↩
- British Committee for the Universities of Palestine, 2023. ↩
- Baddiel, 2021, p15. ↩
- https://trustforlondon.org.uk/data/poverty-across-london을 보시오. ↩
- Choonara, 2020을 보시오. ↩
- Lenin, 1977, p423(강조는 글럭스틴). ↩
- McFarlane, 2013, p102. ↩
- Trotsky, 1974, p95. ↩
- McFarlane, 2013, p89. ↩
- Socialist Worker, 2005. ↩
- Socialist Worker, 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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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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