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48호를 내며
이스라엘이 패배한 전쟁과 헤즈볼라’는 2006년에 쓰였다. 당시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저항 세력 헤즈볼라를 뿌리뽑겠다며 레바논을 침공했지만 군사적으로 패배하는 수모를 겪었고, 헤즈볼라의 승리는 중동 등지에서 이스라엘과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고무했다. 지난해부터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벌이는 전쟁이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고무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크리스 하먼의 ‘이 글은 당시 전쟁에서 헤즈볼라가 승리한 이유와 헤즈볼라의 성장 요인들을 설명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전략의 모순도 지적한다. 또한 좌파의 반응에서 나타나는 여러 약점을 짚으며 이스라엘 국가의 성격과 정치적 이슬람주의 조직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당시 많은 좌파가 보인 혼란은 오늘날에도 쉽게 볼 수 있다. 현재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올바른 대응을 하는 데에 여러모로 도움이 될 글이다.
유대인 혐오라는 시험대’는 세계적으로 유대인 혐오가 늘어나고, 좌파를 유대인 혐오라고 비방하는 공격도 늘고, 이스라엘의 잔혹 행위 탓에 이스라엘과 모든 유대인을 동일시하는 오류가 커지는 상황에서 좌파가 이에 명확하고 신중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그 방안을 제시하는 글이다.
안나 글럭스틴의 ‘팔레스타인인 연대 운동을 건설하고 우파의 비방에 맞서면서도, 유대인 혐오(또는 관련 편견)에도 맞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좌파가 보수파나 시온주의자들보다 유대인 혐오에 더 잘 맞설 수 있는 전통을 갖고 있다는 점도 설명한다.
남아공의 마르크스주의와 혁명’은 1986년 남아공에서 전투적 노동조합 운동이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에 도전하고 있던 때에 노동운동 안에서 벌어진 논쟁을 다루고 있다. 한편에서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공산당은 노동자들이 계급을 뛰어넘어 구성된 민주대연합의 일원이라며 노동계급의 활동이 그에 종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동조합 운동 안에서는 이런 주장에 도전하는 노동자주의자들이 강력했다.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캘리니코스의 논문은 시기상으로 남아공에서 노동자주의 경향과 민중주의 경향이 손잡고 대다수 노조를 포괄하는 노총 코사투를 출범시킨 직후에 쓰였다. 당시만 해도 독립노조 운동 안에서 민중주의자들은 노동자주의자들보다 기반이 훨씬 약했고, 그런 만큼 노동자 운동이 ANC의 민중주의 정치에 갇히지 않고 계급의식적인 운동으로 발전할 잠재력은 매우 실질적이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혁명적인 좌파가 민중주의자들과 만만치 않은 정치적 대결을 벌이고 조직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했다. 당시의 논쟁을 상세히 소개하는 이 논문은 오늘날 한국에서 혁명적 운동을 건설하려는 좌파에게 유익한 교훈을 준다.
세계 혁명을 조직한 여성들’은 1920년에 만들어진 ‘공산주의 여성운동CWM’을 소개하는 신간을 서평한 것이다. CWM은 1917년 10월 러시아 혁명 이후 노동계급 여성들을 더 많이 사회주의 운동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 조직으로, 코민테른이 스탈린 지배 하에서 변질되기 전까지는 생기 넘치는 운동이었다.
주디 콕스의 ‘
《마르크스21》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