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50호를 내며
마크 L 토마스의 ‘오늘날 유럽의 파시즘’은 오늘날 극우와 파시즘이 성장하는 상황을 분석하고, 이에 맞서는 반反파시즘 운동의 방향을 제시하는 글이다.
저자는 오늘날 파시즘 운동을 살펴보면서 고전적 파시즘이 발전시킨 “이중 전략, 즉 선거와 준군사적 거리 운동을 결합하는 전략”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물론 오늘날 파시스트 정당들이 선거에서 성과를 거두는 데에 더 집중하고 있지만, 그들이 더 많이 득표하고 공적으로 영향력이 커질수록 “거리 투쟁 파시즘”이 성장할 기반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또한 경제적 투쟁만으로는 파시즘에 맞설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극우와 파시즘이 성장하는 토대가 되는 인종차별에도 맞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산드라 블러드워쓰의 ‘혁명의 가능성에서 파시스트에 굴복하기까지: 프랑스 민중전선 1936~1938년’은 1930년대 프랑스의 경험을 비판적으로 돌아본다.
국내외 많은 좌파는 이 시기 프랑스에서 좌파들이 민중전선으로 단결해 파시즘을 막고 집권했다며 긍정적으로 묘사한다. 이 글은 그런 역사 해석이 대중적 노동자 운동을 가로막아 재앙을 낳은 민중전선의 해악을 의도적으로 가리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민중전선을 부상부터 몰락, 그 후과까지 균형있게 본다면 노동계급에게 결코 지름길이 아니라 함정이라고 논증한다.
존 몰리뉴의 ‘‘정치적 올바름’ 논쟁’은 1980년대 후반 이후 미국과 영국에서 일어난 정치적 올바름 반대 운동에서 제기된 여러 쟁점을 다룬다. 저자는 우파의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마녀사냥에 반대하며 정치적 올바름을 방어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리고 정치적 올바름으로 행해진 것 중 일부에도 비판을 가한다.
적극적 우대 조치, 언어 규범 문제, 다문화주의, 아프리카 중심주의 등의 쟁점에서 나타난 약점을 날카롭게 짚으며, 진짜 적인 지배계급을 올바르게 겨냥해야 함을 주장한다. 이 논문은 1993년에 쓰였지만, 오늘날에도 정치적 올바름을 놓고 진보·좌파 측의 혼란스러운 대응(무비판적 지지나 과도한 비판)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관점을 명료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이 불거졌다. 양효영의 ‘젠더, 스포츠 그리고 자본주의’는 그간 스포츠계에서 일어난 성별 논란에 담긴 이분법적 성별 고정관념과 보수적 편견을 반박한다. 다양한 성 발달 특징을 가진 선수나 트랜스 여성이 여성 스포츠계의 위협이 아니라, 이윤 논리와 여성 차별이 뿌리박힌 자본주의 체제가 진정한 문제임을 밝힌다.
크리스 하먼의 ‘역사, 신화, 마르크스주의’는 역사유물론에 대한 왜곡·공격에 맞서 마르크스주의를 옹호하는 글이다. 특히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이 펼친 ‘마르크스주의는 경제 환원론이다’, ‘진실은 알 수 없다’ 등을 반박하며, 역사유물론을 통해 역사를 제대로 이해해야만 사회를 바꿀 진정한 힘도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마르크스21》 편집팀
MARX21